'중증근무력증' 환우회 출범‥낮은 치료 접근성, 변화 이끈다

희귀 자가면역질환 '중증근무력증'‥신약 등장에도 치료 접근성 낮아
기존 치료에 한계 느낀 환자들, 정보 부족과 고립 극복 위해 직접 연대 나서
"경제적 이유로 치료 시기 놓쳐"‥의료진도 나선 치료 환경 개선 목소리

박으뜸 기자 (acepark@medipana.com)2025-04-25 05:56

지난 19일 공식 발족한 '한국중증근무력증환우회'
[메디파나뉴스 = 박으뜸 기자] 신약이 등장했지만, 치료는 여전히 쉽지 않다.

중증근무력증(Myasthenia Gravis, MG) 환자들은 현실의 간극을 더 이상 외면할 수 없었고, 결국 환자 스스로가 직접 나서 '한국중증근무력증환우회'를 발족했다.

근육이 점점 약해지고 피로와 호흡곤란으로 일상이 무너지는 희귀 자가면역 질환. 외관상 드러나지 않아 의료 사각지대에 놓이기 쉬운 이 질환의 현실을 환자들이 먼저 바꾸겠다고 나선 것이다.

지난 19일 중증근무력증 환자와 보호자, 의료진이 함께 모여 '한국중증근무력증환우회'를 공식 발족했다. 환자 간 연대를 통해 의료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사회 전반에 질환 인식을 높이겠다는 목표다.

환우회 초대 회장을 맡은 정찬희 씨는 "중증근무력증 환자들은 진단과 치료 과정에서 여전히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고, 정보 부족과 치료 기회 미흡으로 고립감을 겪는 경우가 많다. 환우회를 통해 필요한 정보를 나누고 실질적인 삶의 질 향상으로 이어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중증근무력증환우회는 질환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고, 치료 환경을 바꾸는 데 힘을 쏟기로 했다. 이를 위해 ▲질환 인식 제고를 위한 교육 콘텐츠·홍보 활동 ▲환자·가족 대상 상담 프로그램 운영 ▲정책 제언과 권익 증진 사업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중증근무력증은 인구 10만 명당 약 13명꼴로 발생하는 희귀 자가면역 질환이다. 신경과 근육 간 신호전달에 이상이 생기며, 점차 근육이 약해지고 쉽게 피로해지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환자의 80%에서는 아세틸콜린수용체(AChR)에 대한 자가항체가 발견되며, 이로 인해 신경-근육 연결 부위가 손상된다.

초기에는 눈꺼풀 처짐, 복시(겹보임) 등 안구 증상에서 시작하지만 대개 2년 이내 전신으로 확산돼 대부분이 전신 중증근무력증(Generalized Myasthenia Gravis, gMG)으로 진행된다. 병이 진행되면 호흡근 약화로 인해 호흡마비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생명에도 위협이 된다.

그간 중증근무력증 치료는 스테로이드, 면역억제제 중심의 면역조절요법이 주를 이뤘다. 그러나 이들 약물은 장기 복용 시 체중 증가, 고혈압, 당뇨병, 백내장 같은 부작용은 물론 감염, 간·신장 기능 장애, 드물게는 종양까지 유발할 수 있어 장기 치료에 한계를 보인다.

무엇보다 기존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치료 불응성' 혹은 '난치성' 환자들에게는 또 다른 치료 옵션이 절실한 상황이다. 
발족식에 참석한 세브란스병원 신경과 신하영 교수
최근 보체 억제제와 FcRn 억제제 등 새로운 기전의 신약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그 중 하나인 한국아스트라제네카의 '울토미리스(라불리주맙)'는 지난해 1월 국내에서 전신 중증근무력증 적응증을 획득했다. 8주 간격의 정맥투여로 환자 편의성을 높였고, C5 보체 단백을 억제해 증상을 완화하는 기전으로 작용한다.

하지만 아직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되지 않아 환자들이 실제로 접근하기엔 경제적 장벽이 높은 실정이다.

정 회장은 "중증근무력증은 외관상 멀쩡해 보여도 실제로는 가장 기본적인 생활조차 어려운 날이 많다"며 "희귀질환 환자들이 적절한 치료를 제때 받을 수 있도록 신약 급여 적용을 통해 실질적인 치료 접근성이 보장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환우회 발족식에는 세브란스병원 신경과 신하영 교수도 참석해 뜻을 함께했다.

신 교수는 "중증근무력증은 증상 변동이 크고, 일부 환자에게는 삶의 질 저하와 예후 악화가 심각한 질환"이라며 "치료 옵션이 다양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경제적 이유로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여전히 많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이번 환우회 출범이 질환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넓히고, 치료 환경 개선을 이끌어낼 중요한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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