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파나뉴스 = 박으뜸 기자] 지방 국립대병원의 의사 구인난이 계속되고 있다.
최근 대학병원 교수들이 사직 후 개원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데, 국립대병원에서도 전임 교수 이탈이 잇따르고 있다. 지방 대학병원 교수의 경우 수도권 대학병원으로 이직하는 사례도 많아, 의료취약지 대학병원의 의사 구인난이 더욱 심각한 것으로 보고됐다.
이에 따라 국립대병원은 전임 교수보다 비싼 연봉을 부르며 계약직 의사를 고용해야 하는 상황까지 발생했다.
실제로 더불어민주당 김원이 의원이 전국 10개 국립대학교병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립대병원 임상 분야 전임 교수는 지난 2019년 1906명에서 2023년 2145명으로 12.5%(239명) 증가했다.
반면 촉탁의·진료의사 등 계약직 의사는 같은 기간 427명에서 672명으로 57.3%(245명)나 급증했다. 이 같은 경향은 충북대병원을 제외한 9개 국립대병원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났다.
더불어민주당 서동용 의원의 자료에서도 2021년부터 2023년 9월 말까지 전국 국립대병원은 진료과별 전공의와 인턴을 제외한 의사직 모집 공고를 냈지만, 응시율은 처참했다.
전국 15개 국립대병원은 총 3208회에 걸쳐 6613명을 모집한다는 공고를 냈고, 공고에 응시한 응시자는 3523명(53.3%)에 불과했다.
여러 자료가 보여 주듯 지방에 소재한 국립대병원들은 전임 교수 채용이 어려운 현실이다.
메디파나뉴스가 확인한 결과 국립대병원은 진료교수, 임상교수, 연구교수, 공공임상교수, 전임의, 촉탁의, 계약직 의사 등 다양한 형태와 이름으로 의사직을 뽑고 있었다.
한 예로 강원대병원은 5월부터 비정규직·정규직 의사직에 대한 수시 채용공고를 진행 중이다.
5월에는 비뇨의학과, 소아치과, 정형외과 의사를 모집했으며 7월에는 소아청소년과, 안과를 채용했다. 뒤이어 8월에는 신경과, 안과를 모집했고, 9월에는 마취통증의학과 소아전담, 성형외과 소아수족부기형, 소아청소년과 소아내분비, 소아청소년과 소아응급·소아혈액종양·신생아중환자실, 안과 미숙아망막증, 영상의학과 소아전담, 입원의학과, 정형외과 소아족부, 흉부외과 소아흉부에 대한 채용공고가 열렸다.
경상대병원은 2월 내과, 3월 소아청소년과와 신생아중환자실, 7월 신경과와 소아청소년과의 의사 채용공고를 올렸다. 충남대병원은 외과, 병리과 계약직을 모집 중이다.
이처럼 전임 교수의 공백이 장기화되면서 전국 국립대병원의 계약직 의사 연봉도 가파르게 올랐다. 일부 국립대병원은 올해 계약직 의사 연봉 액수가 전임 교수 연봉을 넘어선 것으로 드러났다.
국립대병원 교수 임금체계는 호봉제를 기준으로 하고 있어 봉직의나 개원의 소득보다 낮은데 반해 진료와 학생 교육, 연구 등 업무가 많다는 지적이 꾸준히 있어 왔다. 이에 지방의 대학병원일수록 교수 채용이 어려워지고 있다.
보건복지부도 이와 같은 국립대병원의 의사 인력 부족을 인지하고 있었다.
복지부는 위기의 지역·필수의료를 살리기 위해서는 권역 책임의료기관인 국립대병원 역할 강화와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임상·연구·교육의 균형적·획기적 발전 모색이 시급하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국립대병원의 교수 채용은 현재 교육부에서 소관하고 있으나 부처간 조정을 통해 복지부로 이관을 추진할 계획이다.
최근 발표된 '필수의료 혁신전략'에서는 필수의료 전달체계 정상화를 위한 첫 수단으로 국립대병원에 대해 ▲필수의료 분야 교수 정원 대폭 확대 ▲총인건비·정원 규제 혁신 개선 ▲중환자실·응급실 병상·인력 확보 비용 지원 ▲어린이·외상·분만 등 필수의료센터 보상 확대 ▲진료-연구 병행 지원체계 구축 ▲시설·장비 개선 지원 후 투자 확대 등을 추진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복지부는 김원이 의원의 국정감사 서면질의에 대한 답변으로 "충분한 인력 확보를 위해 의대 정원을 확대하고, 국립대병원 등이 지역의 필수의료 중추 기능을 하는 거점병원으로 제대로 기능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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