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정원에 지역의사제, 비대면진료까지…의료계 악재 몰린다

내달 1일 업무보고에 의대정원 증원 병행 정책패키지 포함돼
증원 기정사실화 속 확대 규모 확정 여지…의료계 악재 직면
31일 의료현안협의체로 마지막 대면…최종 협상 결과 주목
비대면진료 시범사업 규제완화, 지역의사제 당론화 등도 겹쳐

이정수 기자 (leejs@medipana.com)2024-01-31 06:07

[메디파나뉴스 = 이정수 기자] 1주 사이에 의대정원 증원, 지역의사제, 비대면진료 등 의료계가 반대하고 있는 악재가 연이어 몰리고 있다.

30일 관련 업계와 언론 등에 따르면, 이틀 뒤인 내달 1일 대통령 업무보고를 통해 의대정원 증원과 병행될 정책패키지가 공개될 것으로 전해진다.

그간 보건복지부는 필수·지역의료 강화 방안으로 의대정원 확대 규모를 논의해오는 과정에서, 의사인력 확충에 따른 정책적 효과를 뒷받침할 정책패키지 마련을 병행해왔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 정책패키지와 의대정원 확대 규모가 함께 보고되는 것 아니냐는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지만, 복지부는 정책패키지 발표 계획에만 무게를 두고 있다는 입장이다.

그렇더라도 정책패키지 내용이 확정·보고되는 것은 의대정원 확대 규모에 관한 복지부 입장이 일정 범주까지 좁혀진 것으로도 유추해볼 수 있다.

이같은 상황은 대한의사협회 범대위, 대한전공의협의회, 대한외과의사회 등 의대정원 증원을 완강히 반대해오고 있는 일부 의료계에겐 분명한 악재다.

대전협을 비롯해 의료계 일부에선 정부 행보에 저항하기 위한 수단으로 파업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지만, 정부가 파업을 불법행위로 규정하고 강경 대응하겠다는 입장이어서 실현 가능성은 불투명하다.

의협이 의대정원 증원에 대한 끝장토론도 제안하고 있지만, 그간 의대정원 증원에 확고한 입장을 취해왔던 복지부가 입장 선회를 결정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양측은 대통령 업무보고 하루 전인 31일(오늘) 의료현안협의체 회의를 열고, 사실상 의대정원 증원을 논의하기 위한 마지막 대면을 예고하고 있다.

지역의사제·비대면진료도 통제 불가

의료계 최대 사안인 의대정원 증원 문제에 가려져 있지만, 최근 지역의사제와 비대면진료도 의료계가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공공·필수·지역의료TF는 지난 25일 오전 2차 회의를 갖고 지역의사제법과 국립공공의전원법 입법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냈다. 지난달 20일 민주당 주도로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지역의사제 도입법이 통과된 지 한 달여 만이다. TF는 두 법이 조속히 법제사법위원회를 거쳐 본회의에서 처리될 수 있도록 뜻을 모으겠다는 계획이다.

지역의사제는 의협을 비롯한 의료계가 반대하고 있는 제도다. 장기 의무복무가 직업의 자유와 거주이전의 자유 등 기본권을 제한하는 점, 지역 의료기관 환경 개선이 우선돼야 한다는 점 등이 이유다.

복지부에서도 의사인력 확충을 추진한 후에 지역의사제를 논의하자는 입장이지만, 민주당은 21대 국회 임기 내에 지역의사제를 통과시키겠다는 입장을 견고히 유지하고 있다.

비대면진료도 위험수위에 있다. 30일 열린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를 주재한 윤석열 대통령은 "비대면진료를 의료계와 환자 간 이해충돌 문제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며 "의료서비스의 디지털화, 글로벌 경쟁력 차원에서 봐야한다. 혁신이 있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앞서 복지부는 지난달부로 비대면진료 시범사업 보완방안을 시행하면서 야간과 휴일에 제한없이 비대면진료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한 바 있다. 이 과정에서 의료계 반대가 있었지만, 제도에 반영되지 않았다.

여기에 윤 대통령이 '혁신'을 언급한 만큼, 복지부는 비대면진료 시범사업에 대한 진입 장벽을 지금보다 더 낮출 가능성도 있다. 이날 토론회를 통해서도 환자 입장에서 지속적으로 시범사업을 개선하겠다는 입장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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