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파나뉴스 = 이정수 기자] 전공의에 이어 이제 전임의와 교수 사이에서도 국내 의료를 떠나려는 움직임이 서서히 나타나고 있지만, 정부는 아직까지 이에 대해선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박민수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총괄조정관(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5일 열린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정례브리핑에서 "교수님들 일부 사직이 있었다는 보도는 접했다. 지금은 집단행동이라기보다는 개별적인 행동인데, 앞으로 대학병원 교수님들, 전임의들이 현장에서 환자 곁을 떠나지 않고 진료에 임하실 수 있도록 정부가 적극적인 설득과 대화 노력을 기울여 나가겠다"고 답했다.
이어 "(전임의) 재계약률 통계는 나중에 추후 확인해서 말씀드리도록 하겠다. 평소와 차이가 나는지 부분도 확인해보겠다. 물론 평소보다는 아마 낮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이날 브리핑 후 질의응답 과정에서 교수 사직 선언과 전임의 재계약률 현황에 대해 묻는 질문이 나온 것에 따른다.
의료계에서는 전공의들이 사직서를 병원에 제출하고 출근을 거부한지 2주가 넘어가면서, 전임의·교수 사직 움직임이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최근 수일 새에 일부 병원에서는 의료진이 사직서를 제출한 후에 SNS를 통해 사직의 변을 남기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일각에선 '이제 교수들이 학교를 떠나는 일만 남았다'는 평가까지 나온다. 몇몇 교수 중심 단체에서는 대외적으로 의대정원에 반대하는 의견서를 꾸준히 제출하고 있고, 한 대학병원에서는 삭발식까지 이뤄졌다.
주수호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 언론홍보위원장도 이날 오후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전반에 (사직을 선택하려는) 분위기가 상당히 확산돼있는 것은 사실이다. '이 이상으로 진행되면 우리도 어떠한 선택을 해야 하지 않겠냐'는 얘기를 전해 듣고 있다"고 밝혔다.
현 의료체계에서 전임의와 교수는 기둥과도 마찬가지다. 전공의 1만명 출근 거부로 의료체계가 휘청거린 상황에서 전임의와 교수까지 손을 놓게 되면, 국내 의료체계가 무너지는 것은 시간 문제가 될 수 있다.
때문에 의료계에서는 이같은 사태가 오는 것을 경계해왔지만, 일방적인 의대정원 확대 강행과 강경대응책으로 인해 무너진 신뢰 속에서 더 이상 진료를 이어가기 어렵다는 것이 이들의 입장이다.
이처럼 의료계에 사직 행렬이 확산되면서 긴장감이 날로 더해지고 있는 것과 달리, 정부는 아직까지 긍정적인 판단을 이어가고 있다.
박민수 제1총괄조정관은 "전임의분들은 지금 현장에서 많은 노력을 하고 계신다. 재계약률은 많이 상당히 올라와 있다. 저희들은 의사가 환자 곁을 지킬 때 진정한 의사라고 생각을 하고, 교수님들이 끝까지 자리를 지켜주실 것이라고 믿고 있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답했다.
이어 "최근에 비상진료체계에 여러 조치들이 취해졌고, 각 진료 현장에 계신 원장님이나 진료부원장님, 이런 분들하고도 지속적으로 소통하면서 현장 상황을 저희가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비상진료체계는 이미 전공의들이 상당수 빠져 있는 상태를 전제로 짜여 있다. 다만 최악의 상황까지도 상정을 하고 거기에 대응할 수 있는 체계로 구성을 하고 있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덧붙였다.
다만 정부는 의료체계 유지를 위한 당부에도 나서고 있다. 최근 들어 정례 브리핑마다 전임의와 교수를 향해 진료 유지와 소통을 촉구하고 있다. 이같은 행보는 이날도 이어졌다.
박민수 제1총괄조정관은 "전임의와 교수 여러분께 말씀드린다. 여러분이 지켜야 할 가장 귀중한 가치는 바로 환자의 생명임을 기억해 주시기 바란다. 여러분은 사람의 생명을 살리는 의사이기 때문에 국민의 신뢰와 존경을 받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환자의 곁을 떠나지 않고도 여러분 의견을 충분히 표명할 수 있다. 환자의 생명을 위태롭게 하는 방법이 아닌 대화를 통해 의견을 제시해 주시기 바란다"며 "정부는 여러분들의 의견을 경청하겠다. 여러분들의 목소리는 환자 곁에 있을 때 더욱 강하다는 사실을 기억해 주시기 바란다. 국민의 신뢰와 존경을 받는 의사로 남아주시기를 호소드린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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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2024.03.06 10:24:18
이제는 정부가 할게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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