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파나뉴스 = 김원정 기자] 건국대 충주병원 응급실, 아주대병원 응급실 등 대학병원 응급실 근무 전문의들의 사직서 제출이 잇따르고 있다. 이제는 빅5병원 응급실도 의료진 부족으로 일부 과 진료가 중단되면서 전국 응급실 연쇄 셧다운이 시작되고 있다는 우려가 번진다.
특히 추석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오는 29일부터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이하 보건의료노조) 파업까지 실행될 경우 응급실 상황은 겉잡을 수 없는 사태로 어이질 수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빅5 응급실 일부 과 진료가 중단된 것으로 알려진다. 전공의 공백이 6개월 이상 장기화되면서 24시간, 365일 유지해야 하는 응급실 업무를 버텨내던 의사들이 한계를 호소하며 공백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경기 수원지역 소재 상급종합병원인 아주대병원 응급실 전문의 11명 중 4명이 최근 사직했고 4명은 사직서를 제출했지만 병원측에서 만류하고 있는 상황으로 알려진다. 하지만 사직서 수리가 반려됐다고 해도 상급종합병원 응급실 전문의는 단 7명뿐이다. 건국대 충주병원 응급실 근무 전문의들은 7명 전원이 사직서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진다.
모 대학병원에서 근무 중인 응급의학전문의는 메디파나뉴스와의 전화에서 "아주대병원 응급실뿐만 아니라 전공의가 이탈한 응급실은 연쇄적으로 문을 닫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아주대병원의 경우 응급실에 환자가 정말 많이 내원한다. 그런데 응급실 전문의가 모두 젊지는 않다. 그러다보니 체력적인 한계가 컸을 것이다. 현재 아주대병원 응급실에 7명이 남아있다곤 하지만 언제 무너져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응급실 최소 당직의가 3명은 있어야 되고 현재 남은 7명이 2개 조로 나눠 12시간씩 근무하게 되면 하루에 한 번씩 당직을 서야 하는 상황에 몰리게 되면서 체력적으로 버틸 수 없게 된다는 설명이다.
그는 "물론 환자를 적게 보면 되지만 그럴 경우, 환자들은 어떻게, 어디로 가야 하는 것인가?"라며 반문했다.
결국, 진료를 볼 수 있는 의료기관을 찾기 위한 응급실 뺑뺑이 상황이 발생되는 것은 불가피하고, 그 사이에 사망하는 경우들이 생겨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응급의료체계가 제구실을 못하는 현 상황에서 가장 먼저 직격탄을 맞은 곳은 기저질환을 가지고 있는 요양병원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요양병원 환자들을 받아주는 병원이 없어 환자들이 무작정 응급실 앞에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 펼쳐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평소에도 전원이 잘 안 되던 고위험군에 속하는 요양병원 환자들이 전공의 공백 이후에는 전원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에 놓인 것이다.
대한응급의학의사회 이형민 회장은 "요양병원 문제는 단지 시작일 뿐이다. 항상 문제는 제일 취약한 부분에서부터 무너지기 시작한다. 의료계에서 취약한 부분은 요양원과 요양병원으로 환자 상태가 나빠지면 상급종합병원에서 진료를 받아야 하지만 평소에도 전원이 잘 안 됐다. 그런데 전공의 사직 후 의료진 부족으로 전원 자체가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전국 응급실 연쇄 셧다운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고 예측했다.
이형민 회장은 "충청북도부터 시작해서 위기가 수도권까지 올라왔다. 일례로 충북에 있는 모 병원에 있는 전문의들이 다 나간다고 한다. 이것이 풍선효과다. 어디서 전문의를 데리고 오면, 전문의가 빠져나간 병원은 무너지게 된다. 특히 응급의학과는 내과, 외과 등 다른 과와 달리 24시간 근무를 해야 하기 때문에 1명만 나가도 타격이 생긴다. 아주대병원 응급실의 경우만 봐도 단계적으로 무너지고 있는 중이라고 할 수 있다"며 이러한 현상은 아주대병원 응급실뿐만 아니라 타 응급실에도 계속 진행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러한 가운데 오는 29일 간호사가 주축을 이루고 있는 보건의료노조 총파업이 예고되면서 응급실 타격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형민 회장은 "보건의료노조 파업 때마다 항상 응급실은 많이 힘들었다. 지금은 전공의들이 없기 때문에 더 힘들고, 추석도 앞두고 있어서 얼마나 힘들지는 해보지 않고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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