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첩] 요지부동 정부, '체념했다'는 전공의 토로 돌아봐야

조후현 기자 (joecho@medipana.com)2024-10-10 05:54

[메디파나뉴스 = 조후현 기자] "지난 8개월 정부를 짝사랑하는 기분이었다. 이제는 많이 체념했다."

8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 참고인으로 출석한 임진수 대한의사협회 기획이사가 사직 전공의로서 낸 목소리다. 오락가락하는 정부 입장에 혹시나 하는 기대와 실망을 반복했다는 이유에서다.

임 기획이사 평가처럼 정부는 여전히 갈지자 행보를 이어오고 있다. 의대생 전공의 복귀를 요청하면서도 그들의 핵심 요구인 2025년 의대정원은 대화 전에 차단해버리는 식이다.

실제 대통령실은 최근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사태에 대해 사과하자 '안타까워서'라며 확대해석을 차단했고, 국무총리가 의제 제한 없이 대화하자고 발언하자 2025년 의대정원 논의는 안 된다며 원점으로 되돌렸다.

조규홍 장관은 이번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보건복지위원장 질의에 답하며 갈지자 정부 행보에 방점을 찍었다. 조 장관은 2025년 의대정원 논의 가능성을 묻자 "논의 대상으로 삼을 수 있지만 2025년도 입시 절차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어렵다는 것을 상세히 설명드리겠다"고 답했다. 박 위원장은 "논의 대상은 되지만 변화 가능성은 없다는 건 논의 안 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교육부가 의대생을 대하는 태도도 다르지 않다. 교육부는 지난 6일 의대생 휴학을 승인하면서 내년 1학기 복귀를 휴학 조건으로 걸고 미복귀 시 유급·제적을 경고했다. 또 2학기 연속 휴학 제한 규정도 추가했고, 내년도 신입생에게 우선 수업권을 준다는 내용도 담았다. 휴학 승인 발표 앞단에 올해라도 복귀를 적극 설득하겠다고 언급했지만, 실질적으로는 경고만 담긴 셈이다.

만약 전공의와 의대생이 이 같은 정부 요지부동 태도나 경고에 못 이겨 복귀하더라도, 이들이 대한민국에서 사명감을 가진 의사로 살아갈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정부는 어떻게든 의대 증원 정책을 관철하는 데 매몰된 모습이지만, 그보다 '이제 많이 체념했다'는 사직 전공의 토로가 갖는 의미를 돌아봐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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