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고비' 사용 한 달…비만의사회 "GLP-1 시대가 왔다"

대한비만연구의사회 10일 제35회 추계학술대회 개최 
이철진 회장 "뇌·심장·신장 등 모든 임상서 위고비 좋은 결과"
부작용 측면서도 안정적…급여권 진입도 고민해야 될 시점 
오프라벨 처방 이슈서는…"BMI만 따져선 안 되지만, 진료 질 높일 것"

최성훈 기자 (csh@medipana.com)2024-11-11 05:56

(왼쪽부터) 대한비만연구의사회 김민정 이사장, 대한비만연구의사회 이철진 회장, 대한비만연구의사회 김충기 연구이사
[메디파나뉴스 = 최성훈 기자] "GLP-1 시대가 왔다고 느껴지는 게 논문이다. 해외 주요학회서 발간하는 논문 수 십 편을 보면 모두 GLP-1으로 귀결된다. 전 질환에 GLP-1을 써야할 시기가 머지않았다."

대한비만연구의사회 이철진 회장(좋은가정의원)은 10일 열린 추계학술대회 기자간담회에서 GLP-1의 임상적 가치를 두고 이같이 평가했다.

이날 소공동 롯데호텔에선 대한비만연구의사회 제35회 추계학술대회가 개최됐다. 꿈의 비만약 '위고비(세마글루타이드)'가 최근 국내 출시되면서 학술대회 사전 등록률은 예년보다 약 30% 증가했다. 

개원가 정통 비만학회 학술대회를 기념해 열린 이날 기자간담회 역시 주로 GLP-1 제제와 관련한 질문으로 채워졌다. 

대한비만연구의사회 김민정 이사장(미하나의원)은 위고비 열풍에 대해 "비만 치료만 20년을 했는데 지금처럼 비만이 전 국민 관심을 끈 적이 있나 싶다"며 "이번 기회에 비만이 질병임을 다시 한 번 인식시킬 수 있길 기대 한다"고 말했다.

이철진 회장은 "비만 환자 식이요법(에 대한 학술 연구)조차 GLP-1을 '쓰냐 안 쓰냐'로 싹쓸이되는 느낌이다"며 "체중 감소뿐만 아니라 뇌 질환이나 관절, 심장, 신장 질환 등 모든 3상 임상에서 좋은 데이터가 나오고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 비만연구의사회 임원들도 위고비를 한 달간 써본 결과, 모든 면에서 만족스런 결과를 얻는 중이라고 했다. 

이 회장은 "GLP-1 제제의 주요 부작용이 GI(위장관) 이상반응인데 삭센다와 비할 바 없이 안정적이다"면서 "위고비가 일주일간 약물을 안정 공급해 줘서 그런 것 같다. 현재 위고비 처방을 한지 한 달이 됐는데 임상 데이터 상에서도 부작용은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최근 제기되고 있는 위고비 부작용 이슈에 대해서도 그는 "대표적으로 문제 되는 부작용이 당뇨망막병증이지만, 이 또한 모든 당뇨약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이라며 "급격하게 당이 조절되면 급작스런 허혈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제시했다. 

그러면서 대한비만연구의사회 임원들은 GLP-1이 주는 임상적 혜택이 큰 만큼, 급여 등재 역시 필요하다는 의견을 조심스럽게 내비쳤다.  

김충기 연구이사(이대서울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흡연이나 음주보다 비만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 손실이 더욱 높다"면서 "우리나라 현실에 맞게 연구를 진행하고 비용분석도 들어가면. 급여를 적용해야 할 비만 환자들이 많이 있을 것이다. 급여권으로 들어오게 하는 고민을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또 심혈관 질환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3상 셀렉트(SELECT) 연구를 보면, 위고비가 주요 심혈관계 사건 위험을 20% 줄였다"며 "다른 기존 치료제 효과와 비교해 봐도 급여를 못할 이유는 없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또 임원들은 향후 국내 출시될 '마운자로(터제파타이드)'에 대한 기대감도 드러냈다. 마운자로는 GIP/GLP-1 수용체 이중작용제로 위고비보다 더 높은 체중 감소 효과를 보인 약물이다.

이 화장은 "임상시험에서 동양인 체중 감소 효과나 부작용 데이터 면에서 터제파타이드가 우월한 건 확실한 것 같다"면서 "아직 연구가 진행 중이지만 심혈관으로 인한 사망률이나 입원율에서도 터제파타이드가 위고비 보다 50% 더 줄여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내년에 나오게 되면 또 한 번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비만연구의사회는 비만 치료 기준을 체질량지수(BMI)로 평가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비대면 진료를 통한 오프라벨 처방 이슈 역시 적응증을 BMI에만 한정짓다 보니 일정 부분 문제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다만 비만연구의사회는 면밀하고 다양하게 환자를 평가해 진료의 질을 높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 이사장은 "비만의 정의란 건강에 위협이 되는 과도한 지방 축적인데 체중에만 포커싱을 두다 보니 이런 문제가 불거진다. 정상 체중에서도 지방간을 일으키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김 이사도 "비만을 단순히 BMI만 갖고 평가해선 안 되는 게 체중 변화에 따른 지방간이나 혈압, 대사질환, 당뇨 등 임상 변화도 따져봐야 한다"라며 "상담이나 행동요법 등을 했을 때 치료 효과를 더욱 얻을 수 있는 만큼, 비만 진료 수준을 높이고자 학회가 노력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추계학술대회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제2기 '비만 전문 인증의' 교육과 시험이 함께 진행됐다. 비만 전문 인증의 제도는 비만에 대한 진단부터 검사, 실전치료까지 체계적으로 비만 치료를 시작할 수 있도록 비만연구의사회가 지난해 새롭게 도입했다. 이를 통해 비만 전문 인증의 150여명이 첫 배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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