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파나뉴스 = 최성훈 기자] 글로벌 의료진단기 업계가 '북미영상의학회(RSNA) 2024'를 통해 정밀 의료에 한 발 더 나아갔다.
의료진 워크플로우를 개선하는 의료 인공지능(AI) 기반 솔루션부터 방사선은 줄이면서도 영상 품질은 올리는 최첨단 영상진단기까지 여러 신제품들을 선보였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GE 헬스케어와 필립스, 지멘스 헬시니어스, 캐논 메디칼시스템즈 등은 최근 폐막한 RSNA 2024서 관련 새 기술을 공개했다.
우선 GE 헬스케어는 영상의학 전문가들의 워크플로우 간소화 및 개선에 초점을 둔 AI 신기술을 선보였다.
그중 하나는 뼈 이미지 재구성 알고리즘을 통해 뼈 방사선 단층 촬영(SPECT) 이미지 품질을 향상시키는 '클라리파이 DL(Clarify DL)' 기술이다. 또 사용자에게 초음파 프로브를 어떻게 조정해야 하는지 가이드를 해주는 '캡션 가이던스(Caption Guidance)'도 선보였다.
캡션 가이던스는 딥러닝을 통한 이미지 분석 알고리즘으로 구동되는 AI 기반 기술로 심장 초음파 이미지가 진단 표준에 적합한지 확인할 수 있도록 실시간으로 단계별 지침을 제공한다.
지난 9월 출시된 휴대용 초음파 시스템인 '베뉴 스프린트(Venue Sprint)'도 공개했다. 베뉴 스프린트는 태블릿 형태의 이동형 초음파 진단 시스템으로 다양한 환경에서 의료진이 사용할 수 있도록 휴대성과 무선 기능을 갖추고 있다.
이 제품은 휴대형 무선 초음파 시스템인 '브이스캔 에어 SL(Vscan Air SL)' 듀얼 프로브를 연결 및 사용이 가능하다.
필립스는 AI 기반 이미지 재구성 기능이 탑재된 방사선 단층 촬영장치 'CT 5300'을 선보였다. 이 제품은 재구성 소프트웨어 기능들을 활용해 방사선량을 획기적으로 줄였다.
회사 측에 따르면 자사 기존 장비 대비 최대 80%까지 선량을 줄였음에도 노이즈를 최대 85% 감소시켰다. 저대조도 검출능(low-contrast detectability) 역시 60% 향상시켜 방사선에 민감한 소아, 여성 및 고령환자에도 적용할 수 있다.
특히 CT 5300의 프리사이즈 카디악 기능은 부정맥이나 심장박동수가 빠른 환자를 촬영할 때도 자동으로 흔들린 영상을 보정해 재촬영률을 최소화한다.
또 짧은 촬영 시간과 낮은 관전압을 활용한 저선량 촬영을 통해 조영제 사용량과 주입 속도를 줄일 수 있다.
지멘스 헬시니어스도 RSNA 2024를 맞아 듀얼 소스 스캐너인 '네오톰 알파 프로(Naeotom Alpha.Pro)' 및 싱글 소스 스캐너 '네오톰 알파 프라임(Naeotom Alpha.Prime)'을 소개했다.
네오톰 알파 프로는 호흡기, 고심박수 심장 및 소아 환자 등 까다로운 검사를 효율적으로 수행하고, 관상동맥, 뇌졸중 등 골든타임 내 복잡한 치료를 수행하는 기관에 적합하다.
네오톰 알파 프라임은 입원, 외래 및 응급실 환자의 정밀 진단을 지원하며, 대형 통합 의료 제공 네트워크(Integrated Delivery Networks) 기관에서 이용 가능하다.
이 외에도 AI 복부 초음파기기 '아쿠손 세콰이어 3.5(Acuson Sequoia 3.5)'를 선보였다. 이 제품은 AI 기반 17개의 장기 해부학적 뷰 인식 및 12개의 핵심 장기 측정 기능을 탑재해 검사를 표준화한다. 아울러 최고 주파수의 새로운 HLX 트랜스듀서 및 결절 탐지 등 독점 기술을 결합해 유방 영상 진단 정확도를 향상시킨다.
캐논 메디칼시스템즈도 최상위 CT 모델 '애퀼리언 원 인사이트 에디션(Aquilion ONE INSIGHT Edition)'을 공개했다. 이 제품은 AI 영상재구성 기술인 'AiCE'와 '피크(PIQE)'를 통해 초저선량 촬영으로도 노이즈가 적은 영상과 초고해상도 영상 구현을 가능하게 한다. 또한 골든타임 확보가 중요한 심뇌혈관질환을 위해 한 번의 회전으로 심장 전체 커버, 한 번의 검사로 다양한 뇌혈관 결과를 도출해낸다.
특히 캐논은 차세대 CT로 각광받고 있는 광자계수 CT(PCCT, Photon Counting CT)도 소개했다. 광자계수 CT란 환자를 통과하는 각 개별 X선 광자를 계산해 방사선량을 늘리지 않고도 고해상도의 해부학적 세부 사항을 표시할 수 있다.
이러한 기술이나 신제품들은 저선량-고품질 구현과 의료진 워크플로우 개선을 통한 업무 효율화에 집중돼 있다.
CT 검사로 인한 방사선 종사자들의 피폭 노출은 전 세계적으로도 문제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국제방사선방호위원회에 따르면 방사선 종사자를 위한 피폭기준은 5년간 총 누적선량 100mSv(서번트) 이하다. 방호도구를 착용하긴 하지만, 하루 노출되는 피폭량이 0.1mSv라는 점을 감안하면 CT를 2~3번만 찍어도 기준을 훌쩍 넘는다.
또 영상의학과 전문의들은 지속적인 영상진단 수요 증가로 엄청난 업무 과중의 문제에 직면해 있다. 8000명 이상 미국 방사선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50% 이상은 감정적으로 지쳐 있다고 답했다.
다국적 의료기기사 국내 관계자는 "영상의학 전문의 인력 부족은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서도 마찬가지인 상황"이라며 "이에 AI나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진단 작업을 간소화하고 정확한 의사 결정을 돕도록 하는 쪽으로 개발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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