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20일부터 23일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HLTH USA 2024'가 개최됐다. 올해로 7회 째를 맞이한 HLTH는 다양한 보건 의료 전문가, IT 기업, 투자자들이 참석해 디지털 헬스 동향에 관한 다양한 논의가 이뤄졌다.
HLTH는 의료 산업에 대한 신생 전시 행사로, 국내 업계에서는 생소하고 그 성격에 대한 모호성이 존재한다. 따라서 행사 개요를 설명하기에 앞서, HLTH와 다른 대표적인 미국의 헬스케어 전시회들의 차이점에 대해 먼저 언급하고자 한다.
미국에서 열리는 대표적인 헬스케어 전시회로는 HLTH외에도 ViVe USA, HIMSS(Healthcare Information and Management Systems Society) 등이 있다.
HLTH는 현재 미국과 유럽에서 개최되고 있으며, 디지털 헬스에 관련된 전반적인 주제를 다룬다. 2023년에는 1만20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참석했으며, 올해도 유사한 규모로 많은 방문객들이 참여했다.
HLTH의 특징은 디지털 헬스의 동향과 방향성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가 이뤄지며, 보험사(Payer), 처방의(Provider), 대기업 투자사(Venture Capital), 스타트업, 빅테크 기업, 제약사 등 다양한 전문가들이 참석한다.
그렇다면, 'ViVE'와 'HIMSS'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규모 면에서는 여전히 HIMSS가 더 규모가 큰 전시회지만, 두 전시회의 차이점을 이해하려면 CHIME(의료정보관리 의사결정권자, College of Healthcare Information Management Executives)을 알아야 한다.
CHIME은 CIO 등 고위 의료 IT 리더를 위한 조직이다. 기존에는 HIMSS와 함께 활동했으나 2021년부터는 ViVe라는 별도의 행사를 조직하게 됐다. HLTH가 디지털 헬스케어의 전반적인 내용을 다룬다면, ViVE는 헬스케어에서도 IT 인프라 및 시스템에 관한 깊이 있는 내용을 집중적으로 다룬다.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두 행사 간의 차이점이 아직까지는 뚜렷하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이번 HLTH 2024에서의 주요 키워드를 뽑는다면 ▲대기업들의 참가 ▲인공지능(AI) 활용의 고도화 ▲GLP-1 열풍 ▲미 대선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HLTH에서 미국의 전자제품 대형 유통업체 베스트 바이(Best Buy), 캐나다 이동통신사 텔러스(TELUS), 미국 드럭스토어 월그린(Walgreens) 등이 재택의료(Homecare)와 원격의료(Telehealth), 개인 맞춤 영양(Personalized Nutrition) 등 새로운 의료 사업 영역으로 확장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특히, 베스트 바이의 경우 지난 9월 매스제너럴브리검(Mass General Brigham)에서 주최한 World Medical Innovation Forum에도 참가해 홈케어 사업 확장에 대한 비전을 발표한 바 있다.
지난 2023년 HIMSS에서 마이크로소프트가 소개한 ChatGPT를 활용한 자연어 처리 시범 프로그램을 보고 임상 현장 내 인공지능 활용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었고, 이번 HLTH에서는 2023년 HIMSS에서 소개된 것 보다 더 고도화된 인공지능 기술들이 소개됐다.
AI는 의료 현장에서의 워크플로우를 강화하는 데 적용되고 있으며, 예를 들어 AI 기반 의료 데이터 분석 기업인 Certilytics와 아마존 원 메디컬(Amazon One Medical)의 자연어 처리 기술을 통한 환자 진료 기록 요약 사례가 그것이다.
또한 가상 인간과의 대화를 통한 건강관리, 자동 판독문 생성 등 다양한 스타트업들이 AI를 의료 현장에 적용할 가능성을 제시했다.
다음으로 GLP-1은 당뇨병뿐만 아니라, 비만, 치매, 심혈관 질환 등 다양한 질환에 대한 치료 가능성으로 주목받고 있었다. 이 약물의 활용 범위가 확장됨에 따라, 헬스케어 기업인 눔(Noom)의 최근 행보는 디지털 헬스케어 플랫폼과 제약 산업 간의 관계를 잘 보여주는 사례가 될 것이다.
이번 HLTH 2024에서는 당시 미국 대선 결과와 관련된 헬스케어 정책에 대한 논의도 활발히 이뤄졌다. 대선보건첨단연구계획국(ARPA-H)에서는 여성 건강 연구와 스타트업에 1억달러를 투자한다고 발표했으며, 현장 분위기는 건강보험개혁법(Affordable Care Act, ACA) 강화, 메디케이드(Medicaid) 확장, 미국 건강우대보험(Medicare Advantage) 개선 등 선거 결과에 따라 그로 인한 영향을 둘러싼 다양한 의견들이 오갔다.
HLTH 2024에서는 헬스케어 관련 주요 인사들과 함께 다양한 주제에 대해 논의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 위에서 언급한 주요 이슈들은 개인적인 관심에 따른 편향된 의견일 수 있지만, HLTH 행사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를 돕는 데에는 도움이 되었기를 바란다.
행사 의제와 발표 내용은 매우 다양했기 때문에, 더 자세히 알고 싶다면 행사 자료를 참고하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이다.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는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있으며, HLTH가 이 분야에서 더욱 중요한 정보와 통찰을 제공하는 플랫폼으로 성장하기를 기대한다.
[기고] 에이아이트릭스 안병은 부사장
----------*----------
※ 본 기고는 메디파나뉴스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독자의견
작성자 비밀번호
0/2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