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비 이상기관' 선별, 더 정밀해진다‥새 모형 개발

'의료기관 유형화' 통해 기존 선별되지 않았던 기관 정교하게 선별
건강보험 지출 관리의 효율성 높이고, 자율적인 진료비 조절 유도

박으뜸 기자 (acepark@medipana.com)2025-02-17 11:51


[메디파나뉴스 = 박으뜸 기자] 저출산·고령화와 의료비 증가로 인해 건강보험 재정의 지속가능성이 위협받는 상황에서, 의료비 지출의 효율적 관리를 위한 새로운 감지 체계가 마련됐다. '의료기관 유형화'를 기반으로 진료비 이상기관을 보다 정교하게 감지할 수 있는 새로운 모형이 개발된 것이다.

해당 모형은 의료기관별 특성을 반영해 진료비 적정성을 평가하고, 기존 관리 방식에서 놓칠 수 있었던 이상 청구 기관을 효과적으로 선별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우리나라 의료기관은 시장 메커니즘에 따라 운영되며,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의료서비스의 다양화와 전문화를 추진해왔다. 이 때문에 동일 종별 의료기관이라 하더라도 진료비 수준에서 차이가 발생했고, 기존 방식으로는 이러한 차이를 적절히 반영하기 어려웠다.

그런데 의료기관의 특성을 반영한 유형화를 시도했더니 훨씬 효과적인 진료비 이상기관 선별이 가능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의료기관 유형화를 통한 진료비 이상기관 감지 모형 개발'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연구팀은 의원급 의료기관의 경우 26개 표시과목별로 세분화하고, 병원급 의료기관은 100병상을 기준으로 두 그룹으로 나눴다.

이번 연구에서는 진료비 관리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진료비 고가도 지표(ECI, Episodes-Costliness Index)'를 활용했다.

기존에는 의료기관의 전체 평균 진료비를 기준으로 이상 기관을 선별했지만, 연구진은 진료비의 세부 항목별 지표를 추가적으로 분석해 정확성을 높였다.

ECI는 의료기관의 적정 진료를 관리하는 주요 지표 중 하나이다. 의료기관의 종별 분류와 입원·외래 구분을 통해 의료기관의 환자구성(환자분류 체계=질병군)을 고려한 진료비가 동일평가군의 평균(표준 진료비)에 비해 얼마나 높은지를 측정한다.

기존에는 ECI가 1.5 이상인 경우에만 관리 대상이 됐지만, 새로운 모형에서는 '75th+3·IQR' 방식을 적용해 극단적인 이상치를 선별하고 특정 진료 항목별 CI(Costliness Index) 값을 비교해 이상기관을 추출했다.

또한 연구팀은 기존의 단일 기준 적용 방식과 달리, 병원과 의원을 각각의 유형에 맞게 분류해 관리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특히 새로운 모형에서는 총진료비뿐만 아니라 투약료, 검사료, 영상진단료 등 세부 진료 항목별 데이터를 추가 분석해, 특정 진료 항목에서 과도한 비용이 청구되는 기관까지도 감지할 수 있었다.

이로 인해 기존 기준(ECI 1.5 이상)으로 선별되지 않았던 기관 중에서도 상대적으로 높은 진료비를 청구하는 기관을 보다 꼼꼼하게 선별할 수 있게 됐다.

2023년 4분기 기준으로 해당 연구 모형을 적용한 결과, 의원급 의료기관 427개소, 병원급 의료기관 24개소가 이상기관으로 분류됐다. 기존 관리 기준보다 광범위한 기관을 포함하면서도, 특정 진료 항목에서 높은 진료비를 청구하는 기관을 정확하게 선별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예를 들어 기존 방식에서는 진료비가 평균보다 높은 기관만을 선별하는 한계가 있었지만, 이번 연구에서는 세부 항목별 지표를 활용해 높은 진료비를 청구하는 기관뿐만 아니라 특정 진료 항목에서 과도한 비용을 발생시키는 기관까지도 감지할 수 있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의료기관의 진료비 비교 적절성을 개선하고, 보다 정밀한 이상기관 감지 체계를 구축함으로써 건강보험 지출 관리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다만, 데이터 구축과 처리 과정이 복잡해지는 점, 전문가의 추가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는 점은 향후 보완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기반으로 향후 보다 정교한 진료비 관리 시스템을 마련하고, 의료기관의 자율적인 진료비 조절을 유도할 계획"이라며 "지속적인 데이터 분석과 정책 보완을 통해 건강보험 재정 안정화를 도모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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