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품 심사소통단 운영 2년, 성과 확인…제약산업 발전에 기여

제약업계 약 150명, 식약처 30여 명 참여로 2023년 출범
식약처와 업계 간 소통↑…규제 부문서 국제 조화 이뤄내
'허가·심사 지원', '전주기 관리 심사' 등 5개 분과로 운영
의약품 관련 가이드라인 제·개정…인공지능 활용법 알려
'제조방법 변경관리 질의응답집' 등 공무원 지침서 발간

문근영 기자 (mgy@medipana.com)2025-03-12 06:00

(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 박상애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 의약품심사부 의약품규격과장, 이병무 유한양행 임상의학본부 RA실장, 김주일 대원제약 R&D 부문 부사장, 정유진 GSK Regulatory Affairs 전무, 임민영 GSK Global Monitoring and Site Engagement 부서장, 정기훈 동구바이오제약 개발본부 개발실장(이사)
[메디파나뉴스 = 문근영 기자] 의약품 심사 분야 민·관 소통 채널 '의약품 심사소통단(CHORUS)'이 의약품 심사 관련 가이드라인 20여 개 제·개정에 일조했다. 규제기관과 업계 간 소통으로 국내 제약산업 발전을 꾀하는 모양새다.

박상애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 의약품심사부 의약품규격과장과 의약품 심사소통단 5개 분과장은 11일 식품의약품안전처 출입 전문지 기자단 간담회를 통해 CHORUS가 지난 2년간 추진한 과제를 설명하며, 성과를 공유했다.

CHORUS는 국제 규제변화 대응을 목적으로 2023년 3월 출범한 식약처·제약업계 소통 채널로, 식약처 소속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을 비롯해 한국제약바이오협회, 한국글로벌의약산업협회가 공동으로 운영 중인 협의체다.

이날 박 과장은 "2023년에 업계 약 150명, 식약처 30여 명이 참여해 의약품 심사소통단을 시작했고, 지난 2년간 65회(2023년 25회, 지난해 40회) 정도 만나서 심사사례집, 보완사례집 등 여러 가이드라인을 제·개정하는 결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내 업체뿐만 아니라 글로벌 업체와 함께 첫발을 뗐고, 기업 규모와 상관없이 CHORUS에서 의견을 낼 수 있도록 했다"며 "식약처와 업계가 서로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동시에 규제 부문에서 국제 조화를 이뤄냈다"고 부연했다.

의약품 심사소통단 5개 분과장은 이번 간담회에서 CHORUS 성과를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허가·심사 지원' 분과장을 맡은 이병무 유한양행 임상의학본부 RA실장은 의약품 개발 시 인공지능(AI) 활용에 관한 사례집을 언급했다.

이 실장은 "비임상이나 임상에서 인공지능이 어떻게 쓰였는지 실제 사례를 담았다"면서 "AI 활용법을 잘 모르는 기업이 '우리도 이렇게 적용해 보면 되겠구나'라고 알려줄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허가·심사 지원 분과는 새로운 가교 자료를 반영해 관련 사례집 개정도 끌어냈다. 이 실장은 "가교 자료가 2015년 개정된 이후 오랜 기간 개정되지 않았는데, 다국적 업체에서 많은 가교 자료를 제공해 준 덕분에 사례집을 개정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제약업체들은 가교 사례를 통해 식약처의 명확한 심사 방향을 알고 싶은 게 있었고, 식약처도 그 부분을 충분히 공감했다"며 "이를 토대로 가교 자료 사례집에 새로운 내용을 포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전주기 관리 심사' 분과는 '의약품 허가 후 제조방법 변경관리 가이드라인·질의응답집'을 개정하는 데 기여했으며, '국제공통기술문서(CTD) 제조방법 최초 반영 심사 방안'과 '제조방법 변경관리 질의응답집' 등 공무원 지침서 발간에 영향을 미쳤다.

해당 분과장으로 활동한 김주일 대원제약 R&D 부문 부사장은 이에 대해 "이걸 만들어낼 때 회사별로 상황이 다르고 자세한 내용을 담기 어려운 부분이 있었는데, 식약처에서 80% 정도 도움을 받고 업체끼리 의논해 20%를 해결했다"고 회고했다.

이어 "어느 정도까지 CTD를 전환해야 하는지, 그게 정말로 어느 정도까지 합리적인지 등을 민관이 협의했다"면서 "기준 및 시험 방법을 변경할 때 고려해야 할 근거 사항이 없었는데, 그런 것들을 명확하게 만들어냈다"고 부연했다.

이번 간담회는 '동등성 심사' 분과가 도출한 성과도 다뤘다. 동등성 심사 분과장을 맡은 정기훈 동구바이오제약 개발본부 개발실장(이사)은 제약업체가 생물학적 동등성 시험에서 느끼는 부담을 줄였다고 밝혔다.

이날 정기훈 이사는 "제조소 변경 시 생동 시험을 해야 하는데, 많은 품목의 생동 비용과 시간을 어떻게 할 것인지 고민했다"면서 "장비가 동일하다고 했을 때, 비교 용출로 품질에 영향이 없다는 걸 입증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아울러 "동등성 분과는 어떤 토픽을 정한 후 해당 주제만 다루고 끝내는 게 아니라 '이 토픽을 건드리다 보니까 이게 이상해, 궁금한 게 생기니까 이것도 얘기해 봐'라는 연속성을 갖고 성과를 도출했다"고 강조했다.

'임상시험 심사' 분과는 의약품 심사소통단 운영 과정에서 제약업계 애로사항을 수집해 카테고리별로 정리하고 식약처와 논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미국 식품의약국(FDA), 유럽 의약품청(EMA) 등 해외 규제기관 가이드라인을 공유했다.

해당 분과를 이끈 임민영 GSK Global Monitoring and Site Engagement 부서장은 이와 관련해 "식약처, 한국제약바이오협회, 한국글로벌의약산업협회가 임상시험 심사에 대해 논의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한 게 가장 큰 성과"라며 "가이드라인 해석 차이에 대한 보완사례집이 기업에 도움을 주고 있다”고 했다. 

'첨단 품질 심사' 분과도 CHORUS를 통해 일정 성과를 거뒀다. 특히 '경계성 복합구조 의약품' 개발 증가 추세에 발맞춰 '합성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 임상시험용 의약품 품질 가이드라인'과 '합성 펩타이드 의약품 가이드라인' 개발을 끌어냈다.

정유진 GSK Regulatory Affairs 전무(CHORUS 첨단 품질 심사 분과장)는 이날 간담회에서 "제제학적으로 과학 기술을 어떻게 활용하면, 새로운 재형이 나올 수 있을지 고민을 많이 했다"며 "일례로 합성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 관련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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