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IH, 중국 등 연구자에 데이터 접근 차단…SEER도 차단 대상

지난 4일부터 암·정신질환 등 주요 연구데이터 포함된 CADR 차단 조치 발효
중국 연구자들 SEER 데이터 논문 1500건 이상…협력 중단 현실화
한국바이오협회 "다른 美 정부기관 확대 가능성…국제 공동연구에 영향"

최인환 기자 (choiih@medipana.com)2025-04-16 11:24

[메디파나뉴스 = 최인환 기자] 미국 국립보건원(NIH)이 암을 비롯한 다양한 질환 연구에 활용되는 자국 내 주요 데이터베이스에 대해 중국 등 특정 국가에서의 접근을 전면 차단했다. 연구자 간 국제 협업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이번 조치는 4월 4일부터 공식 적용됐다.

16일 한국바이오협회에 따르면 NIH는 지난 2일 공지문을 통해 "참가자 데이터의 기밀성과 무결성, 가용성을 보장하기 위한 보안 조치를 강화하는 차원에서 기술적 업데이트를 진행하고 있다"며 "우려 국가에 위치한 기관의 NIH 통제 접근 데이터 저장소(CADR) 접근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중국(홍콩·마카오 포함), 러시아, 이란, 북한, 쿠바, 베네수엘라 등의 연구기관은 NIH 산하 여러 연구 데이터에 더 이상 접속할 수 없게 됐으며, 해당 규칙에 적용을 받는 수많은 CADR에는 암, 알츠하이머병, 정신 건강 장애, 약물 남용 및 청소년 뇌 발달을 포함한 광범위한 주제에 대한 데이터가 포함됐다.

이번 조치의 핵심은 NIH가 관리하는 다양한 CADR 중 특히 미국 국립 암 연구소(NCI)의 SEER(Surveillance, Epidemiology and End Results) 데이터베이스다. SEER는 미국 전역의 암 발생 현황과 환자 생존율, 역학 데이터를 포함한 방대한 암 통계 자료로, 전 세계 암 역학 연구에 중요한 자원으로 평가된다.

중국 과학자들은 SEER 데이터에 특히 활발히 의존해왔다. 중국 매체 딥테크(DeepTech)는 4일부터 SEER 시스템 로그인 자체가 차단됐다고 보도했으며, 1999년 이후 SEER 기반 논문만 1566건에 달한다고 전했다. 특히 2019년에는 한 해 동안에만 459건의 연구가 발표돼, 중국 내 활용도가 매우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NIH 측은 데이터의 '비상업적 활용' 여부를 불문하고, 미국 외 우려국가 소속 연구자에게의 전송 가능성에 대해서도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은 상태다. 이에 따라 미국 내 기관 소속 연구자가 해당 국가 소속 연구자에게 데이터를 제공하는 행위도 사실상 제한될 가능성이 있다.

이번 조치에 대해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는 "보건의료 분야에서 핵심적인 위치를 차지하는 NIH가 이 같은 차단 조치를 시행함에 따라, 향후 미국의 다른 정부기관에도 유사한 접근 제한 조치가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이어 "특히 NIH와 중국 등 우려국가 간 협력에 중대한 제약이 발생할 것으로 보이며, 연구자 간 국제협력에도 파장이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관련기사보기

美, 바이오 안보 위협에 "中 추격, 3년 내 대응 시급"

美, 바이오 안보 위협에 "中 추격, 3년 내 대응 시급"

[메디파나뉴스 = 최인환 기자] 미국 의회 자문기구인 신흥 바이오 기술 국가안보위원회(NSCEB, National Security Commission on Emerging Biotechnology)가 중국의 바이오 기술 추격을 '국가 안보 위협'으로 규정하며, 미국의 바이오 리더십 유지를 위한 긴급 조치를 촉구했다. 9일 한국바이오협회에 따르면, NSCEB는 지난 8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미국이 향후 3년 내에 신속히 대응하지 않을 경우, 바이오 기술 분야에서 중국에 뒤처질 위험이 있으며 이는 회복 불가능한 좌절이 될 수 있다"

中, 2024년 48개 혁신 신약 승인…사상 최대 기록

中, 2024년 48개 혁신 신약 승인…사상 최대 기록

[메디파나뉴스 = 최인환 기자] 중국 의약품 당국이 지난해 48개의 1등급(First-in-Class) 혁신 신약을 시판 허가하며 사상 최대 기록을 세웠다. 이는 전년(40건) 대비 20% 증가한 수치로, 중국 제약 산업이 빠르게 혁신 중심으로 재편되는 모습이다. 26일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는 지난 18일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국(NMPA)이 발간한 보고서를 인용, 중국이 지난해 종양학, 신경계 질환, 항감염제 등 약 20개 치료 영역에 걸쳐 총 48개의 1등급(First-in-Class) 혁신 신약과 다수의 소아 및 희귀

트럼프 관세, 의약품 면제 아니다?…美-유럽 관세분쟁 우려 고조

트럼프 관세, 의약품 면제 아니다?…美-유럽 관세분쟁 우려 고조

[메디파나뉴스 = 조해진 기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서 의약품도 예외가 아닐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미국과 유럽 간 관세분쟁에 대한 우려도 함께 고조되고 있다.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는 21일 브리핑 자료에서 로이터통신 등 현지 매체 보도 등을 인용해 그동안 환자에게 해를 끼칠 가능성으로 무역전쟁에서 제외됐던 의약품이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서는 면제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완제 및 원료 의약품을 포함해 중국산 상품에 관세를 인상했다. 또한 지난 주 아일랜드

美 FDA 대규모 인력 감축…신약 리뷰·현장실사 차질 우려

美 FDA 대규모 인력 감축…신약 리뷰·현장실사 차질 우려

[메디파나뉴스 = 최인환 기자]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대규모 인력 감축을 단행하면서 의약품 및 의료기기 신제품의 허가 리뷰와 현장 실사 등에 지장이 불가피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의약품 제조시설에 대한 감시 검사가 축소되고, 이미 예정된 기업과의 회의 일정에도 차질이 생기고 있어 업계의 불안이 고조되는 모습이다. 10일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에 따르면 미국 보건복지부가 진행 중인 연방정부 인력 축소 캠페인의 일환으로, FDA는 총 3500명의 직원을 해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해고 대상에는 의약품과

중국 의약품 라이선스 거래 급증‥글로벌 무대에서 혁신성 주목

중국 의약품 라이선스 거래 급증‥글로벌 무대에서 혁신성 주목

[메디파나뉴스 = 최인환 기자] 2024년 중국과 서구 간 의약품 라이선스 거래가 급증하면서, 중국 바이오텍의 혁신성이 글로벌 무대에서 본격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선불지급금과 마일스톤, 지분 투자 등 실질적인 계약 조건이 수반된 48건의 거래가 성사되며, 과거와 달리 초기 단계 신약에 대한 활발한 기술이전 흐름이 형성되는 모습이다. 8일 한국바이오협회는 지난 4일 네이처가 보도한 2024년 중국과 서양의 의약품 라이선스 거래 분석을 인용, 2024년 성사된 48건의 거래 중 71%는 전임상 또는 1상 단계 자산에 집중됐으며,

실시간
빠른뉴스

당신이
읽은분야
주요기사

독자의견

작성자 비밀번호

0/200

메디파나 클릭 기사

독자들이 남긴 뉴스 댓글

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