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리 CSO가 낫겠다"…MR들, 영업 한파에 한숨만

급증한 CSO·사라진 인센티브 제도 등 불만 급증

이상훈 기자 (kjupress@medipana.com)2016-11-24 06:08

[메디파나뉴스 = 이상훈 기자] 제약 영업사원들이 유독 극심한 한파에 시달리고 있다. 리베이트 투아웃제·김영란법 등 정부규제라는 대외환경과 시시각각으로 변화하는 내부환경에 한숨만 늘어난다는 호소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부정청탁금지법(김영란법) 시행 이후 주요 제약사들 매출은 우려와 달리 큰 영향이 없었다.
 
지난달 원외처방 시장점유율에서 상위 10대 다국적제약사는 전년 동월 대비 0.9% 줄었고, 10대 국내제약사는 전년 동월 대비 0.5% 감소했다. 감소한 비율은 국내외 중소형 제약사들에게 돌아갔다.
 
김영란법 시행 직전이지만 3분기 실적에서도 제약업계는 10%에 가까운 외형성장에 성공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4분기에 대한 증권가 전망도 밝은 편에 속한다.
 
이처럼 국내 제약업계는 김영란법 영향을 거의 받지 않았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김영란법 시행 직전의 강력한 영업전략에 있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당시 제약업계 내부에서는 김영란법에 따른 영업위축을 우려, 리베이트 선지급을 하는 회사가 있다는 설이 파다했다.
 
그러나 유독 제약사 영업사원들 만큼은 차가운 겨울을 보내고 있다는 후문이다. 회사는 성장하는데 반해, 영업사원들 입지는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는 주장이다.
 
대외적인 측면에서는 대형병원 의료진과 만남 자체가 어려워졌다. 일례로 서울의 S대학병원은 철저한 보안관리로 유명하다. 영업사원이 의료진과 만나기 위해서는 사전 방문증을 받아야 가능하다.
 
만약 사전에 방문 신청이 없었다면, 현장에서 직접 방문증을 발급받아야 하는데 이 마저도 담당교수와 직접 연결이 되어야만 한다.
 
S병원 앞에서 만난 모 제약사 영업사원은 "방문증이 없으면 병원 외부 커피숍 등지에서 디테일을 하는게 원칙이라고 한다. 최소한 병원 내에서 사전 허가없는 의료진과 만남을 금지하고 있는 셈이다"고 말했다.
 
상대적으로 다국적사에 비해 종합병원 영업이 빈약한 국내사들, 특히 중소형 업체들의 영업전선에 큰 타격을 받고 있다는 영업사원 호소다.
 
대내적인 환경도 영업사원들을 울상짓게 한다. 일관성없는 인센티브제도와 영업정책이 대표사례다.
 
한 상위사 영업사원은 "회사 지침에 따라 품목육성을 위해 자비를 털어가면서 해당 제품처방을 받았지만, 정산과정도 없이 인센티브가 사라졌다"며 "중간급 간부들은 '어쩌겠냐'는 식으로 나오지만 정작 일선 사업들을 부추긴 것은 중간 간부들이었다"고 허탈해했다.
 
또다른 제약사 영업사원은 "회사차원에서 판매대행업체와 계약을 하면서 영업사원 입지가 좁아졌다. 일부 담당자들은 영업실적 가지고 CSO와 다툼을 하기도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요즘은 차라리 과거처럼 영업할 수 있는 CSO를 선호하는 영업사원이 있을 정도로 영업환경이 좋지 않다. 방문기관 콜을 하지 않아도 되고 자유롭게 영업을 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허탈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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