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 치료 중요한 '치매'‥'경도인지장애' 단계부터 관리 주목

치매 전 단계인 경도인지장애, 비약물 치료로 인지기능 회복 가능
치매로 이환됐다면 증상 악화 지연 위해 '조기 약물 치료' 중요

박으뜸 기자 (acepark@medipana.com)2022-03-30 06:05


[메디파나뉴스 = 박으뜸 기자] '치매'는 조기에 발견하고, 일찍 치료할수록 유리하다. 

그렇기 때문에 의사들은 치매 전 단계라 불리는 '경도인지장애(MCI, Mild cognitive impairment)'라는 개념을 앞세워, 환자를 관리하는 방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경도인지장애란 정상적인 노화에서 치매가 발병하기 전의 과도기적 단계다. 일상생활 능력 및 사회적 역할 수행 능력은 유지되지만 동일 연령대에 비해 인지기능이 저하되는 상태를 의미한다.  

전문가들이 경도인지장애 단계 때부터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하는 이유는 '치매 이환율'과 관련이 있다. 

경도인지장애는 여러 인지 영역 중 기억력의 저하를 보인다. 65세 이상 정상인의 치매 이환율이 1~2%인 반면, 경도인지장애 환자의 치매 이환율은 연간 10~15%이다. 한 연구에서 경도인지장애 환자들을 6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80%가 치매로 진행됐다. 

이 경도인지장애는 노년기 치매의 가장 흔한 원인인 '알츠하이머병'의 전 단계로 여겨진다. 

알츠하이머형 치매의 병리 발생 및 진행은 뚜렷한 인지기능의 저하 및 전반적인 생활 기능의 손상이 나타나기 이전부터 시작된다.

따라서 아직 알츠하이머형 치매로 진단되기 이전인 '경도인지장애'는 굉장히 중요한 단계로 평가된다. 

2021년 기준, 126개의 치매 약물이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이들 중 대부분이 알츠하이머형 치매의 근본 원인을 탐색 중이지만, 경도인지장애에 승인된 약물은 없다. 

다행히 경도인지장애는 치매와 달리 일상생활을 수행하는 능력이 상당히 보존돼 있다. 이 때문에 생활습관을 조절하는 등 비약물적 치료의 도움을 받아 인지기능을 향상시킬 수 있다. 

경도인지장애에서 진행하는 대표적 비약물적 치료로는 인지 형성력을 증진시키는 인지 훈련과 신체적 운동이 있다. 이밖에 건강한 식습관을 유지하고 음주와 흡연을 자제하는 등 꾸준한 생활 관리로 치매 진행 위험을 낮추는 활동을 지속한다.

실제로 경도인지장애 환자를 대상으로 인지적, 정서적, 신체적 활동을 유발하는 치매 예방 프로그램을 실시한 결과, 환자의 우울감은 낮아지고 인지기능, 자존감, 그리고 삶의 질은 향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북대학교병원 신경과 강현구 교수는 "경도인지장애는 치매와 달리 환자가 일상생활을 하는 데 큰 문제가 없다. 비약물적 치료를 일찍부터 적극적으로 시행하면 상당히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정기적인 검사를 통해 치매로 진행될 조짐이 있는지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경도인지장애 환자 본인 혹은 함께 사는 가족들은 환자의 인지기능 저하가 더 진행되지는 않았는지 항상 주의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만약 경도인지장애에서 치매로 이환됐다면, 약물 치료를 빠르게 시작해야 한다. 치매는 초기 단계부터 약물을 사용해, 질환의 악화를 늦추고 증상을 완화하는 것이 최선의 치료로 꼽힌다.  

약물 치료는 치매의 진행을 약 2년까지 지연시킬 수 있다. 치매를 조기에 발견해 약물 치료를 시작하면 인지기능을 최대한 유지하고, 일상생활과 밀접하게 연관된 기억력, 주의 집중력, 언어기능 등의 호전이 가능하다. 게다가 지속적인 치료는 증상 악화을 늦추며, 치매 환자의 독립성을 연장해 돌봄에 소요되는 시간과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 

여러 유형의 치매 중 가장 흔한 알츠하이머 치매는 인지 증상 개선을 위해 도네페질, 리바스티그민, 갈란타민 등이 약물로 사용되고 있다.  

이 가운데 임상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약물은 '도네페질'이다.

도네페질은 중등도 이하의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의 인지 기능 개선에 효과가 있다. 아울러 중등도 이상의 치매 환자에게 동반되는 이상행동 증상을 개선하고 환자의 일상생활 수행 능력을 유지시킨다.

한 예로 대표적인 도네페질 치료제 한국에자이의 '아리셉트'는 경증에서 중등도의 알츠하이머형 치매 환자 818명을 대상으로 30주간 진행한 다국적 임상시험 결과, ▲위약 대비 아리셉트 5mg 투여 시 ▲아리셉트 5mg 대비 10mg 투여 시 모두 인지기능이 유의하게 개선됐다.

또한 중등도 및 중증 알츠하이머형 치매 환자 1,467명이 24주간 아리셉트 23mg 및 10mg을 복용한 결과, 아리셉트 23mg을 복용한 중등도 및 중증 알츠하이머형 치매 환자는 아리셉트 10mg 복용군 대비 유의한 인지기능 개선 효과를 확인했다.

알츠하이머형 치매 환자 2,183명을 대상으로 24주간 아리셉트와 위약을 투여한 6개 임상 연구 분석 결과, 아리셉트는 위약 대비 기본 및 도구적 일상생활 수행 능력을 유지시켰으며, 식사 준비, 식사, 여가 및 집안일, 위생, 옷 입기 등 5개 영역에서 유의한 개선을 나타냈다.

이상행동을 보이는 중등도 및 중증 알츠하이머형 치매 환자에서도 아리셉트는 이상행동의 유의한 개선을 보여줬다. 기존에 정신과 약물을 복용하지 않은 중등도 및 중증의 알츠하이머형 치매 환자 203명을 대상으로 24주간 아리셉트와 위약을 각각 투여한 결과, 아리셉트 투여군에서 위약군 대비 이상행동의 유의한 개선이 나타났다.

아리셉트는 중등도 알츠하이머형 치매 환자보다 경증 환자에 투여했을 때 탁월한 인지기능 개선 효과가 있었다. 이는 다시 말해, 발병 초기인 경증 단계에서부터 치료해야 인지기능 개선 효과가 높음을 의미한다. 

강현구 교수는 "경도인지장애 단계에서 적극적 관리에도 불구하고 치매로 이환됐을 경우에는 조기부터 도네페질 등 약물 치료를 실시해야 한다. 지속적인 약물 치료는 증상이 더 악화하는 것을 지연시킬 수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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