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두통 치료제 시장서 '앰겔러티'가 넘어야 할 허들은?

CGRP 억제제 앰겔러티, 만성 편두통 예방약제로 건보 적용 됐지만
깐깐한 요양급여 적용기준으로 환자 처방 이어질진 미지수 
편두통 '삶의 질' 연관·유일한 치료옵션 이유로 시장 안착 기대감도

최성훈 기자 (csh@medipana.com)2022-09-02 06:08

[메디파나뉴스 = 최성훈 기자] 한국릴리의 앰겔러티(갈카네주맙)가 편두통 치료제 시장에서 ‘게임 체인저’ 역할을 할 수 있을까.

성인 만성 편두통 환자들에게는 희소식이다. 편두통 예방 약물치료에 있어 새로운 치료 옵션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한국릴리는 9월1일부터 편두통 예방 치료제 앰겔러티가 성인 만성 편두통 환자를 위한 예방약제로 건강보험 적용을 받는다고 밝혔다.   

앰겔러티는 지난 2019년 9월 성인에서의 편두통 예방 적응증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은 ‘CGRP(칼시토닌 유전자 관련 펩타이드) 억제제’다.  

CGRP는 뇌에서 편두통 증상을 유발하는 데 주요한 역할을 하는 분자로, 앰겔러티는 이러한 CGRP와 결합해 수용체와의 결합을 차단하는 인간화 단일 클론 항체 약물이다.  

앰겔러티의 이번 급여 적용은 만성 편두통 성인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적 유용성을 확인한 데 따른 것이다.

지난달 29일 열린 건강보험정책심위원회에서도 이러한 앰겔러티의 임상적 유용성 및 비용효과성, 전문가 의견 등을 받아들여 새롭게 급여에 등재했다. 

더욱이 성인 만성 편두통 환자의 기존 약물치료로는 보툴리눔독소를 비롯한 뇌전증, 항우울제 등이 있지만, 복약 순응도가 낮다는 점도 건보 급여 등재에 큰 요인으로 작용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편두통은 우리 ‘삶의 질’과 직접적으로 연관돼 있는 질병이기 때문에 비용효과성 측면에서도 앰겔러티의 급여 적용은 타당하다는 의견이다.   

하지만 앰겔러티의 급여 등재에도 시장 안착에 성공하는데 까지는 넘어야 할 산은 많다는 지적도 나온다. 

앰겔러티의 급여기준은 무척 까다롭게 잡혀 있기 때문이다. 

실제 앰겔러티에 대한 복지부의 ‘요양급여의 적용기준’에 따르면 편두통 환자의 경우 ▲1년 이상 편두통 병력 ▲편두통장애척도(MIDAS) 21점 이상 ▲3종 이상 편두통 예방약제서 치료 실패를 보인 환자 등의 요건을 모두 충족해야 한다. 

그 기준을 자세히 살펴보면 최소 1년 이상 편두통 병력이 있고, 투여 전 최소 6개월 이상 월 두통일수가 15일 이상이면서 그 중 한 달에 최소 8일 이상 편두통형 두통인 환자여야 한다. 

또한 환자가 기존 편두통 예방약제인 topiramate, divalproex, amitriptyline, flunarizine, 베타차단제(propranolol 또는 nadolol) 등을 처방 받았음에도 이들 약물에 대해 치료 실패를 보여야지만 보험을 적용받을 수가 있다. 

이때 각 약제의 최대 내약 용량으로 적어도 8주 이상 투여해도 월 편두통 일수가 50% 이상 감소하지 않아야 치료 실패로 간주한다.  

결국 이처럼 까다로운 급여기준으로 인해 앰겔러티는 사실상 2차 치료제로 분류돼 처방에 제한적일 수 밖에 없는 상황. 

게다가 같은 유전재재조합 방식의 편두통 예방 치료제인 한독테바 ‘아조비(프레마네주맙)’도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급여 적정성을 인정받은 점도 앰겔러티에게는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막 ‘시장 독점’을 여는 분위기에서 곧바로 ‘시장 경쟁’ 상황으로 내몰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 같은 악재에도 불구하고 앰겔러티가 시장에 잘 안착할 거란 긍정적인 분석도 나온다. 편두통은 삶의 질과 연관된 질병이기 때문에 기존 약이 효과가 없음에도 앰겔러티가 비싸서 사용할 수 없는 환자가 많다는 게 의료계의 분석이다.

실제 대한두통학회와 대한신경과학회 등은 엠겔러티 급여적정성 평가 과정에서 "기존 예방약제에 실패한 치료 저항성 편두통 환자에서 유효성과 안전성, 프로파일 등 임상적 유용성을 입증했다“며 임상 현장에서 필수적이고 환자의 삶의 질 개선을 위해 급여 필요성이 있다"는 의견을 낸 바 있다.

한편 엠겔러티 급여 상한금액은 펜 또는 관당 29만 5250원이다. 이로써 앰겔러티의 연간 투약비용은 약 380만 원에서 건강보험이 적용될(본인부담 30%) 경우 약 115만 원으로 부담은 1/3로 감소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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