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경도인지장애, 치매만큼 체계적인 관리 필요

김주현신경과의원 김주현 원장

메디파나 기자2022-09-14 06:02

경도인지장애(Mild Cognitive Impairment)란 집중력, 기억력, 언어, 시각·공간 지각 능력과 추상적 사고력 등 인지기능의 저하가 가족 및 친구가 알아차릴 수 있을 정도로 나타나기 시작하나 아직 대부분의 일상생활을 독립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단계를 말한다.

경도인지장애 상태가 중요한 이유는 치매의 전 단계로서 치매로 이환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65세 이상 정상인의 치매 이환율이 1~2%인 반면, 경도인지장애 환자의 치매 이환율은 연간 10~15%로 더 높다.

이를 장기적으로 추적해보면 경도인지장애 환자의 치매 이환율은 더 높게 나타나는데, 한 연구에서 경도인지장애 환자들을 6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연구 대상의 80%가 치매로 진행하기도 했다.

경도인지장애를 진단하는 방법은 치매를 진단하는 과정과 동일하다. 먼저 치매 전문가의 진료를 통해 인지기능 저하 양상과 강도를 확인하고 일상생활에 어떤 어려움이 발생했는지 등의 상태를 파악한다.

이 과정에서 경도인지기능장애나 치매가 의심될 경우 신경심리검사를 시행한다. 신경심리검사에서 하나 또는 그 이상의 인지영역에서 인지저하 증거가 관찰되나 인지저하가 독립적인 일상생활에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 때 경도인지장애로 진단하게 된다. 

경도인지장애로 판단이 되면 뇌파, 피검사, 뇌영상검사(MRI 또는 CT) 등의 검사를 통해 인지저하 원인 및 위험요소를 평가하고 문제가 있는 부분을 개선시켜야 한다. 인지기능에 변화가 나타나는 경우 최대한 초기에 질환을 진단하고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조기에 치료한 군과 나중에 치료한 군을 비교했을 때 나중에 치료한 군은 조기에 치료한 군에 비해 치료 및 예방 효과가 감소했다. 검사 상 특별한 위험요소가 관찰되지 않을 때는 6-12개월마다 한 번씩 병이 진행하지 않았는지 심경심리 검사를 받도록 권장한다.

경도인지장애 단계에서 치매로 이환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치매의 진행을 촉진하는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운동 부족, 흡연 및 음주 등의 위험인자를 체계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

또한 적극적인 사회활동과 대인관계 활동, 취미생활 등을 통해 두뇌활동을 하고 두뇌 건강에 도움이 되는 음식을 섭취하는 것도 병의 진행을 예방하는 데 효과가 있을 수 있다. 2021년 국내 연구결과에서도 매우 활발한 운동을 한 경우 28% 가량 치매위험도 감소를 보이기도 했다.

치매로 진단될 경우 치매 약물 치료는 최대한 빠르게 시작하는 것이 좋다. 조기부터 약물 치료를 실시하면 인지기능 저하, 일상생활 장애, 행동장애 등 증상이 악화하는 것을 지연해 치매 환자의 독립성을 연장하고 건강한 상태를 가능한 한 오래 유지할 수 있다.

치매 유형 중 가장 흔한 알츠하이머형 치매에 사용되는 치료 약물에는 대표적으로 도네페질을 포함해 리바스티그민, 갈란타민 등이 있다. 이 중 가장 널리 사용되고 있는 도네페질은 치매 환자의 일상생활 수행능력 유지, 이상행동 증상 및 인지기능 개선 측면에서 효과가 임상 시험을 통해 확인됐다.

경도인지기능장애에서도 치매 약물을 쓰는 경우도 있는데 뇌MRI 상 뇌위축이 심하거나 아밀로이드 PET-CT 검사 상 강한 양성으로 향후 치매로 이행될 확률이 높은 경우 치매 기준에 합당하지 않더라도 약물 치료를 시작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아직은 연구자들마다 의견이 엇갈리는 상황이며, 최근에 아밀로이드를 직접 제거하는 약도 개발되었으나 대부분의 임상 시험을 실패해 아직은 적용하기 어렵다. 

아직 경도인지장애가 치매로 이환되는 것을 예방하거나 지연시킬 수 있는 효과적인 치료 방법은 없다. 따라서 경도인지장애로 진단받았다면 치매로 진행할 위험성이 높다고 알려진 요인을 적극적으로 조절하고 규칙적인 운동과 금연, 금주를 실천하는 등 비약물적 치료를 통해 병의 진행이 악화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즉, 경도인지장애 환자가 치매로 이환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치매만큼, 어쩌면 치매 보다 더욱 체계적인 관리를 통해 환자의 좋은 상태가 오래 유지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기고] 김주현신경과의원 김주현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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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작성시간 : 2022-09-14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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