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적 '신뢰' 문제로 번진 건보공단 횡령‥거부 반응 커져

재발 방지 대책 및 가중 처벌도 제안‥"국민 신뢰 얻으려면 부단히 노력해야 할 것"

박으뜸 기자 (acepark@medipana.com)2022-09-27 11:48

[메디파나뉴스 = 박으뜸 기자] 국민건강보험공단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한 공단 소개란에는 강도태 이사장이 이렇게 인사말을 써 놓았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사회보장 중추기관으로서 국민의 건강을 지키며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국민 모두가 함께 누리고, 보다 공정한 건강보험제도를 만들기 위해 보장성을 지속적으로 높이고 건강보험료 부과체계를 합리적으로 개편해 나가겠다.

공공의료 확충과 서비스 질 향상을 위해서도 공단의 역할을 확대하고 건강보험재정의 안정성을 높임은 물론, 국민의 행복한 노후를 보장하고 미래에 대비하는 장기요양보험을 만들겠다."

 

하지만 강 이사장의 다짐과 달리 공단 내부에서 계속해서 사건이 발생했다.

최근 건보공단 직원이 진료비용 46억 원(추정)을 횡령한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해당 직원은 재정관리실에서 채권관리 업무를 담당하는 3급 팀장이다. 그는 '채권압류' 등으로 지급 보류됐던 진료비용을 2022년 4월~7월 1억, 9월 16일 3억, 9월 21일 42억 3차례 전산상 지급됐다고 허위 표시한 뒤 개인 계좌로 송금했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건보공단에 대한 전체적인 신뢰가 흔들렸다. 추정 금액만 46억 원인 이 횡령 금액은 공공기관 비리 중 최고치다.

이전부터 발생했던 여러 비리 사건들이 쌓이고 쌓이다 이번 거액의 횡령 사건까지 터지자 일각에서는 공단을 믿고 따를 수 없다는 의견까지 나오고 있다.

대한일반과개원의협의회는 곧바로 성명서를 통해 "몇억 원도 아니고 몇십억 원이나 되는 큰 돈을 6개월 동안 횡령하는 동안 무엇을 하고 있었는가"라며 공단을 비판했다.

아울러 협의회는 "이러한 문제점들을 미리 대비하거나 해결하지 못했다는 것이 보험자로서의 자격을 크게 의심하게 한다"고 지적했다.

의료계에서는 이번 공단 사건과 관련해 대대적인 전수조사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요양급여비용 지급 내역 조사를 통해 유사한 방법으로 횡령한 금액이 없는지 철저하게 확인을 요구했다.

동시에 공직자의 '솜방망이 처벌' 문제도 수면 위로 떠올랐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인재근 의원은 "개인의 사적 이익을 위한 공단 직원들의 비위행위가 도를 넘고 있다"고 경고했다.

인재근 의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2017년부터 2022년 8월까지 개인정보 무단열람·외부유출, 금품수수, 음주운전, 성범죄 등으로 파면·해임된 직원은 22명에 달했다.

개인정보 무단열람·유출 사유를 살펴보면 채무 감면과 수수료 이득을 위해 불법대부업자에게 가입자 개인정보를 유출한 사례, 특정 장기요양기관의 급여이용 계약자 모집을 위해 신규 장기요양 인정신청자의 정보를 넘긴 사례 등 다양했다.

금품수수 사례에서는 보건복지부 감사를 무마하는 대가로 금품을 받은 경우, 직무관련자에게 수십 차례 식사 대접과 상품권·현금 등을 수수한 경우가 있었다.

이외에 직장 내 성범죄와 음주 뺑소니 사건을 포함한 음주운전, 직장동료 특수상해, 마약류관리법 위반 등이 적발됐다.

이런 와중에 인 의원은 비위행위로 파면·해임된 직원이 사실상 감액없이 퇴직금을 지급받고 있다는 것을 파악했다.

인 의원은 "정부 당국은 공무원에 준하는 영향력을 가진 공공기관 직원의 비위행위에 대한 엄격한 윤리 기준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의사들도 마찬가지의 입장이다.

일반과개원의협의회는 "국민의 건강을 책임지는 공단 직원이 건강보험 관련 범죄에 연루된 경우 가중 처벌하는 법안이 마련돼야 한다"며 "실효성 있는 재발방지 시스템이 마련될 때까지 공단의 현지 확인도 무기한 중단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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