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재승 교수 "서울아산병원 사건 후 필수의료 논의, 화가 난다"

'전공의 지원율 감소'→'생명과 직간접적 연관 의료' 기준 전환돼야
의료계 '갈라치기', 땜질식 처방도 지적…의료계 내부 자성 당부도

이정수 기자 (leejs@medipana.com)2022-11-15 12:08

[메디파나뉴스 = 이정수 기자] 서울아산병원 간호사 사망사건 당시 앞장서서 목소리를 냈던 방재승 분당서울대병원 신경외과 교수가 필수의료 기준에 관해 다시 목소리를 냈다.

방 교수는 대한의학회에서 발행한 이달 기획특집 '필수의료 기준이 도대체 무엇인가?'에서 "이번 서울아산병원 사건에서 쟁점이 된 과는 뇌혈관수술을 하는 신경외과인데, 정작 신경외과는 보건복지부에서 정한 필수의료과목에 포함돼있지 않고 있다. 이런 아이러니한 괴리는 도대체 누가 만든 것인지 생각할수록 화도 나고 속이 상한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필수의료 기준에 대해 한마디로 얘기해보면 '생명과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의료'라고 기준을 세워서 날카로운 잣대로 평가해보면 답은 나온다"며 "'전공의 지원율 감소'라는 기준으로 필수의료 기준을 세우다보니 정작 신경외과가 필수의료에서 빠지는 사태가 오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신경외과 말고도 필수의료인데 보건복지부 선정과에 포함되지 못해 신경외과의사들처럼 속병 드는 과도 분명 있다고 본다"며 "의료인은 생명과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의료가 맞는지를 평가할 때 순수한 마음에서 양심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에 앞서 방 교수는 이른바 '갈라치기' 현상을 지적했다.

방 교수는 "필수의료 기준을 세울 때 또 하나 걱정되는 것이 의료계 외부 여러 단체나 언론, 권력기관이 각자 자기들의 어떤 '이차적 이익'을 위해서 소위 '국민건강'이라는 거창한 명분하에 의료계 전체를 국민들의 공공의 적으로 돌리거나, 전체 파이는 정해져 있고 진료과끼리 싸움을 붙여 힘센 자가 가져가게 하는 식의 파행을 또 답습하는 과정으로 흘러간다면 향후 한국 의료계 희망은 없다고 본다"고 밝혔다.

또 "힘들지 않은 의료분야는 한국에 없다. 생명과 직결되지 않은 필수의료 아니면 안 힘든 줄 아냐는 식으로 의료계를 소위 갈라치기하게 만드는 방향으로 간다면 한국미래는 없다"며 "정부가 지금처럼 누가 뭐라고 징징대면 의료수가 약간 올려줘서 울음 그치게 만드는 '땜질식 처방'을 이어간다면 이 역시 마찬가지"라고 진단했다.

의료계 자성도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방 교수는 "고생하는 것에 맞는 국민 존경이나 신뢰보다는 수술장 CCTV를 달만큼 의심을 받아야하고, '의과대학에 진학해도 필수의료과는 하지마라'고 얘기하는, 이상한 의료계 사회가 돼있다"며 "여기에 대한 책임은 남 탓이 아니라 기성세대 의료인에게 물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직에 있는 의료인 중에 소위 힘이 있다고 생각하는 50, 60대 의료인이 자발적으로 나서서 의료제도 불합리성과 부당함을 알리려고 노력해야 한다"며 "필수의료는 공부 못하는 의사들이나 하고 공부 잘하는 의사들은 돈이 몰리는 과로 가면 된다는 근시안적인 사고가 의료계에 없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서울아산병원 간호사 사건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방 교수는 "해당 사건 후 의료계를 비난하는 방향으로 가는 것으로 보고 아연실색할 수밖에 없어 '이건 아니다'라는 심정으로 기사에 실명으로 올린 댓글 하나가 언론 방향을 바꾸고 여론이 바뀌는 것을 보고 많이 놀랐지만, 이번에도 억울하게 의료계가 국민에게 뭇매맞는 것을 조금이라도 막은 듯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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