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사경법, 법사위 1소위 계류… 의료계-건보공단 '희비'

의료계 "확대 수사 우려돼" vs 건보공단 "불법 재정누수 환수 난항"
법사위, 시간관계상 후순위 법안 미논의… "차후 안건 상정은 별개"

조후현 기자 (joecho@medipana.com)2023-02-22 12:01


[메디파나뉴스 = 조후현 기자] 국민건강보험공단 임직원에게 사무장병원에 대한 사법경찰권을 부여하는 특사경법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 심사 기회를 놓치며 다시 계류됐다.

특사경법으로 인한 확대 수사를 우려하는 의료계와 불법 사무장병원으로 인한 건강보험 재정 환수에 어려움을 토로하는 건보공단 희비가 엇갈린 모양새다.

22일 법사위에 따르면 해당 법안은 지난 21일 1소위에서 논의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1소위에는 92건 법안이 심사대상에 올랐다. 법사위는 이 가운데 22건을 심사해 12건을 의결하고 10건은 계속심사키로 했다. 나머지 70건은 심사 기회를 얻지 못했다.

특사경법으로 불리는 '사법경찰관리 직무를 수행할 자와 그 직무범위에 관한 법'은 의사일정 46항과 47항으로 상정돼 미논의 안건에 포함됐다.

특사경법은 국회 더불어민주당 정춘숙 의원과 서영석 의원이 각각 발의했다. 건보공단에 사법경찰권을 부여해 사무장병원으로 인한 건보 재정누수를 막는다는 것을 골자로 한다.

불법 사무장병원으로 인한 건보 재정누수가 수조 원에 달하지만 전문성이 있는 건보공단에는 수사권이 없어 조사·추적이 어렵고, 경찰은 보건의료 전문인력 부족으로 수사가 장기화된다는 것. 이를 건보공단에 사법경찰권을 부여해 해결한다는 접근이다.

법사위는 개정안 취지를 긍정적 측면으로 바라보면서도 적절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은 바 있다.

현행법상 비공무원에 특별사법경찰권을 부여해 수사권을 행사토록 하는 것은 국민 법감정에 부합하지 않고, 오남용 우려가 있어 긴급·불가피한 경우에만 시행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 역시 확대·과잉 수사가 우려되는 특사경권을 부여하기보다 의료계와 지자체 공조, 사무장병원 근절을 위한 방안 마련 등에 집중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

의정연 우봉식 소장은 "법안은 일부 사무장병원의 일탈을 빌미로 전체 의료인과 의료기관을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하고 통제하기 위한 수단으로 악용될 소지가 많다"며 "사무장병원 근절을 위해서는 내부정보 취득이 용이한 의료인 단체와 협력해 개설 자체를 차단하는 방안이 가장 효율적임에도 공룡공단의 의료기관에 대한 권력 강화에만 몰두하는 부적절한 행태"라고 지적했다.

건보공단은 지난 16일에도 특사경법 필요성에 공감하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건보공단 강도태 이사장은 "환수하기가 정말 어렵다. 이미 의도를 갖고 불법 개설을 하기 때문에, 이전에 재산을 은닉하거나 무재산이 대다수"라며 "필수의료를 위해 재정 누수 효율화 필요성이 커진 만큼 여야 합의로 법안이 조속히 통과되기를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이번에도 심사 기회를 얻지 못하며 다음을 기약하게 됐다.

법사위 관계자는 "안건으로 상정돼 논의로 이어지진 못했으나, 차후 소위에 우선순위로 다뤄지는 것은 아니다"면서 "심사를 기다리는 다른 법안도 많기 때문에 다음 안건 상정은 별도로 여야 합의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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