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위암진료지침 대폭 확대 개정…첫 '국가암진료지침' 성과

2018년 이어 4년 만에 발간…권고문 23개→40개 급증 주목
4기 위암, 면역항암제, 내시경절제술 등 여러 최신 지견 보강
국내 연구 성과 반영 상당…학회 "환자 위한 최적 치료 담겨"
국가암진료가이드라인 사업단 첫 결과물…협업 결과에 긍정적

이정수 기자 (leejs@medipana.com)2023-03-03 06:08

[메디파나뉴스 = 이정수 기자] 국내 위암 진료 지침이 4년 만에 새로 개정됐다. 이번 가이드라인은 정부가 추진 중인 국가암진료가이드라인 사업에서 비롯된 첫 성과이기도 하다.

대한위암학회는 2일 오후 6시 서울 소재 컨퍼런스하우스 달개비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새로 발간된 '대한위암진료 가이드라인 2022'가 갖는 의미와 성과에 대해 발표했다.

이번 가이드라인은 '근거중심 다학제 위암 치료 가이드라인 2018' 이후 4년 만에 출간된 개정판이다.

대한의학회와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이 추천하는 최신 근거 기반 가이드라인 작성 방법론에 따라 작성됐다. 최근까지 보고된 의학 논문 데이터 베이스에 대한 체계적 고찰이 이뤄졌다.

2018년 가이드라인은 수술, 내시경, 항암전신치료 등 다학제적인 위암 치료 방법 전반이 다뤄졌으나, 이번에는 내시경, 영상의학, 핵의학, 병리학적 진단에 관련된 내용까지 보강됐다.

치료와 관련된 최신 지견이 추가됐고, 수술 후 환자 관리 현황 등 국내 위암환자 진료과정이 광범위하게 담겼다. 관심이 높아지는 4기 위암, 내시경절제술, 면역항암제 등 최신 정보도 반영됐다.

그 결과로 가이드라인 내 권고문(질문형태)은 2018년 23개에서 2022년 40개로 늘어났으며, 기존 23개 권고문도 최신화됐다. 각 권고문마다 기반이 된 근거 문헌들의 수준(근거수준)과 권고 강도(권고등급)가 함께 제시됐다.

이번 개정 작업은 대한위암학회 주도하에 대한종양내과학회, 대한상부위장관·헬리코박터학회,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 대한소화기학회, 대한방사선종양학회, 대한복부영상의학회, 대한병리학회, 대한핵의학회 등에서 추천한 다학제적 전문위원과 한국보건의료연구원 임상근거연구팀 자문위원 등 총 40명 이상으로 구성된 가이드라인 제정 TF팀이 주도했다.

공성호 편찬사업이사(서울대병원, 사진)는 "이번 가이드라인은 각 권고문마다 메타분석을 시행해 과학적 객관성을 높이고 이해하기 쉽도록 작성됐다는 것이 특징"이라면서 "특정 임상 상황에 따라 가능한 치료법을 실선과 점선 등으로 표현한 '치료 알고리즘 순서도(Flow chart)'를 통해 쉽게 찾아보고 이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신 근거 기반 가이드라인 작성 방법론이 굉장히 까다롭고 철저한데 그에 맞춰서 만드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며 현존하는 모든 임상 논문을 다 찾은 후에 잘 짜여진 연구 결과를 모아서 메타분석을 진행해 객관성을 높였다. 국내 뿐만 아니라 여러 외국에서도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가이드라인은 여러 국내 연구가 새로운 근거 자료로 사용됐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학회에 따르면, 'KLASS-01, 02' 연구에서는 각각 조기위암과 진행위암에서 복강경 수술이 개복수술과 동일한 장기 생존율을 보이는 것이 입증됐다.

'KLASS-04' 연구에서는 유문보존위절제술이 원위부위절제술에 비해 단백질 손실, 담즙역류, 담석발생이 적은 것으로 확인됐다.

'KLASS-05' 연구에서는 근위부위절제술(이중경로문합법)이 위전절제술에 비해 비타민12번 결핍이 적었다.

이외에도 감시림프절 생검이 위절제술에 필적한 유병생존율을 보이지 못했기에 조심스러운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을 확인한 'SENORITA', 수술 전후 3제 항암요법이 수술 및 보조항암요법에 비해 완전절제율과 무진행생존기간이 높은 것이 입증된 'PRODIGY', 위절제술 후 UDCA 복용이 담석발생을 줄였음을 입증한 'PEGASUS-D', 위암수술환자에서 정맥 철분주사 유효성을 분석한 'FAIRY' 연구 등이 포함됐다.

한상욱 이사장(아주대병원)은 "학회가 올해 26년차지만, 짧은 기간에도 국제학회를 두 번이나 유치했고 현재 위암 진료 분야 지침을 이끌어가고 있다"며 "국내에서 위암과 관련된 각종 질문을 임상 연구로 많이 증명해냈고 이것들이 이번 개정판에 담겼다. 환자에게 가장 최적인 치료가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이 반영됐기에 너무나 자랑스럽다"고 평가했다.
국가 협업 이뤄진 첫 사례…사업 시너지 긍정적

이번 가이드라인 발간 과정에서는 국내 여러 암종(15개 학회, 21개 종양) 가이드라인을 제작하기 위해 2019년에 시작된 국립암센터 국가암진료가이드라인 사업과도 협업이 이뤄졌다. 이에 이번 가이드라인은 해당 사업을 통해 발간된 첫 성과물이기도 하다.

왕규창 국립암센터 국가암진료가이드라인 사업단장은 "대한위암학회처럼 역량과 경험을 보유한 국내 학회가 몇 개 되지 않는다. 핵심 권고문을 40개까지 운영한다는 굉장히 어려운 부분"이라면서 "이번 가이드라인은 매우 이상적이라고 생각될 만큼 잘 구상됐다. 저희가 학회를 도와드렸다기보다는 학회가 사업단을 많이 도와준 상황일 정도"라고 평가했다.

공성호 이사는 "저희로선 4년 만에 개정하려는 계획이 본래 있었는데, 이번 개정 시점에 국가암진료가이드라인 사업단과 협업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면서 "정부 지원이 있었기에 더 광범위하고 풍부한 가이드라인 구성이 가능했다. 앞으로도 업데이트를 이어나가는 과정에서 협업에 대한 기대를 갖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가이드라인은 영문판으로, 위암학회 공식 학술지 'Journal of Gastric Cancer'에 지난 1월 게재됐으며 대한위암학회 홈페이지에도 공개됐다. 출판본은 지난달 18일 2023년 대한위암학회 연수강좌에서 처음 배포됐다. 국문판은 현재 제작 중인 상황이다.

공성호 이사는 "국문판은 부록 사항 등 대한의학회 가이드라인 작성 기준에 따라 작성하는 데 다소 시간이 소요되고 있다. 국문판까지 나오는 데에는 수개월 정도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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