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형외과적으로 본 이베니티의 강점은요…"

[인터뷰] 강남세브란스병원 정형외과 이병호 교수
골흡수 억제와 골형성 촉진 이중작용 기전 가진 '이베니티'
"소개 때 마다 뉴욕 타임스 기사 언급…뼈 형성하는 진정한 골형성제" 
"처음부터 골형성 촉진제 우선 사용할 수 있도록 급여체계 개선 바라"

최성훈 기자 (csh@medipana.com)2023-04-13 06:05

사진설명: 강남세브란스병원 정형외과 이병호 교수.
[메디파나뉴스 = 최성훈 기자] 고령 환자일수록 골절로 인한 예후는 매우 나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골절이 매우 임박한 '골다공증 골절 초고위험군'은 사망률에 큰 악영향을 미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골절 발생시 1년 내 다른 추가 골절이 발생할 가능성은 5배나 높고, 골다공증 골절 환자 4명 중 1명은 1년 내 재골절을 경험한다. 

재골절은 처음 골절에 비해 예후가 나빠 고령에서 발생하는 고관절 재골절의 경우 1년 이내 사망률은 17%에 달한다. 

이러한 가운데 지난 2019년 등장한 암젠의 '이베니티(로모소주맙)'는 세간의 찬사를 받았다. 

골다공증 치료제로는 최초이자 유일하게 골흡수 억제와 골형성 촉진이 동시에 가능한 이중작용 기전을 가지면서다. 

이에 대해 강남세브란스병원 정형외과 이병호 교수<사진>는 "강의할 때 활용하는 자료 중 하나가 뉴욕 타임즈 기사"라며 "2019년 이베니티가 처음 나왔을 때 뉴욕 타임즈에서 '뼈를 형성하는 진정한 골형성제'라 극찬한 내용을 소개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임상적 유용성을 바탕으로 이베니티를 활용한 골다공증 골절 초고위험군 치료는 의료현장에서 활성화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현행 급여기준에 따른 골다공증 초고위험군 치료 환경은 다소 아쉽다"며 제도 개선을 강조했다. 

보험 급여 체계상 골흡수 억제제를 우선 투여한 후 골절이 발생하거나 치료 실패로 간주될 경우, 이베니티와 같은 골형성 촉진제의 급여가 가능하기 때문이란다.

이 교수는 "골흡수 억제제 투여 후 실패한 경우 골형성 촉진제로 약제를 변경하고, 이후 다시 골흡수 억제제 순으로 진행된다"면서 "급여기준과 달리 처음부터 골형성 촉진제를 써서 골밀도를 높인 후 골흡수 억제제로 지속 치료하는 게 더 효과적"이라고 제시했다. 

다음은 이병호 교수와의 일문일답이다. 

Q. 골다공증 환자들에게 골절 관리는 왜 중요한가?

= 골다공증으로 인해 골밀도가 낮아지면 작은 충격에도 쉽게 뼈가 부러질 수 있다. 골절 발생 시 골절 환자의 신체 기능이 제한돼 사회활동에 제약이 생긴다. 정신적으로도 위축돼 궁극적으로 삶의 질이 저하된다. 또한 골절 후 연령에 따른 동반질환과 연관된 합병증으로 인해 사망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다. 

Q. 골다공증 골절 초고위험군을 대상으로 이베니티를 투약했을 때 실제 임상 현장에서 효과는 어떠한가.

= 강의할 때 활용하는 자료 중 하나가 뉴욕 타임즈 기사다. 2019년 이베니티가 처음 나왔을 때 뉴욕 타임즈에서 “이 약은 뼈를 형성, ‘Bone Building’하는 진정한 골형성제”라고 소개했다. 

골형성 촉진제 중에 제일 처음 우리나라에 들어온 것이 PTH 제제인데 비용이나 투약 편의성 측면에 한계가 있었다. 그렇다 보니 당시 전문의들 사이에서 또 더 좋은 약이 나올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는데 그 다음 바로 이베니티가 등장했다. 

이베니티는 대규모 임상연구를 통해 이미 골절 위험 감소 및 신속한 뼈 생성 효과를 입증했다. 실제 임상 현장에서도 이베니티를 쓰면서 골절 치료 및 예방 효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다른 골형성 촉진제 대비 골밀도 개선 효과도 우수하다. 이베니티 처방 환자에서 골밀도 개선 효과뿐만 아니라 통증 감소 효과도 확인했다. 이베니티 치료를 시작한 환자 분들 중 통증이 줄어들었다고 말씀하시는 경우가 있다. 통증이 줄어들면 환자가 자가 보행도 가능해진다. 이런 점을 고려했을 때 이베니티가 기존 PTH 제제보다 효과가 더 좋을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해볼 수 있다.

Q. 이베니티 등장 이후 진료 현장에서 달라진 점이 있다면?

= 개인적으로 정형외과와 내분비내과를 방문하는 골다공증 골절 치료 대상환자의 특성이 조금 다르다고 생각한다. 정형외과의 경우 새로 생긴 골다공증 골절로 심한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급성통증을 잡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 예전에는 골절이 발생하면 약 6개월 간 와병생활을 하면서 뼈가 붙을 때까지 기다렸던 반면, 현재는 빠른 일상생활 복귀를 목표로 한다. 

앞서 말한 것처럼 이베니티 처방 시 환자 골밀도가 개선되면서 통증 감소도 경험하기도 한다. 개인적인 경험상, PTH 제제를 썼을 때 골절 환자가 보행이 가능하기까지 약 4~6주가 소요된다면 이베니티는 약 3~4주 정도로 빠르다. 이베니티는 한 달 간격으로 맞기 때문에 한 달 이후 내원해서 말씀을 나누면 골밀도 뿐 아니라 통증 측면에서도 많이 호전돼 있는 환자들을 쉽게 볼 수 있다.

또 정형외과에서는 골절로 인한 수술을 요하는 상황이 있다. 골다공증이 있는 척추는 나사고정이나 유합술, 인공뼈를 삽입할 때 똑같은 수술을 해도 약해진 뼈에서 제 위치를 유지하지 못하고 뽑히거나 주저앉는 경우가 많아 오히려 수술을 안 한 것만도 못한 결과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골절 후 이베니티를 사용한 환자에서는 골밀도가 빠르게 향상하고 골의 질이 효과적으로 개선돼 수술 예후가 좋았다. 이베니티 처방을 통해 뼈가 이전보다 단단해지면서 수술 이후 나사가 이탈하거나 인공뼈가 무너지는 현상도 적다. 이와 관련된 동물 실험 결과도 있다.

수술이 필요한 골다공증 골절 초고위험군 환자는 '초초고위험군(Ultra-Very-High-Risk)'이라고 정의하고 싶다. 그런 환자들은 수술을 해도 예후가 좋지 않아 수술 결과를 최대 1년까지 지켜보는데, 이베니티를 쓰면 치료 예후도 개선시킬 수 있다. 

지금까지 신촌세브란스병원과 강남세브란스병원에서 골다공증 진단 이후 수술을 받고 골다공증 치료를 시작한 환자에 대한 추시(예후) 관찰과, 골형성촉진제, PTH, 이베니티, 골흡수 억제제 등 이들이 사용한 약제에 관한 데이터를 모았다. 이렇게 모은 데이터를 통해 나온 결과에 대한 논문을 준비 중이다.

Q. 실제 골다공증 환자들은 골흡수 억제제를 1년 이상 먼저 투여해야 골형성 촉진제 사용이 가능한 것으로 알고 있다. 골흡수 억제제에서 골형성 촉진제로 이어지는 순차치료의 임상적 이점은 무엇인가?

= 현행 제도상에서 골흡수 억제제를 우선 투여한 후 골절이 발생하거나 치료 실패로 간주될 경우 이베니티와 같은 골형성 촉진제의 급여가 가능하다. 이러한 제도는 환자가 선택할 수 있는 약제의 폭을 좁히고, 이로 인해 환자가 치료 효과를 충분히 누리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 환자들이 손해를 보는 것 중 대표적인 것이 골다공증 치료에 대한 보험 급여 기준이다. 급여가 되는 여건 자체가 굉장히 까다로운데, 이러한 기준은 학문적으로 증거가 충분하지 않다. 학회에서 이러한 기준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Q. 이베니티를 골다공증 골절 초고위험군 환자뿐만 아니라 비교적 위험도가 낮은 골다공증 환자에게도 투여할 수 있는가?

= 현행 급여기준에 따른 골다공증 초고위험군의 치료는 골흡수 억제제 투여 후 실패한 경우 골형성 촉진제로 약제를 변경하고, 이후 다시 프롤리아와 같은 골흡수 억제제 순으로 진행된다. 

그러나 급여기준과는 달리 처음부터 골형성 촉진제를 써서 골밀도를 높인 후 골흡수 억제제로 이어 지속 치료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이베니티는 절대 골량과 뼈 강도 모두 개선시키는 약임에도 불구하고 현행 보험기준에 따라 제한적으로 쓸 수밖에 없다는 점이 아쉽다. 
Q. 골다공증 골절 환자의 치료 환경 개선을 위해 향후 개선점은.
   
= 진료 현장에서 약제를 보다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 현행 급여기준에 따르면 골밀도 수치(T-score)가 -2.5 이하인 환자에게만 급여가 적용된다. 실제 골다공증 환자 치료 중 T-score -2.5에서 T-score -2.3 ~ -2.1로 개선되면 비급여라도 지속적으로 투여해야 지금까지 치료한 효과가 유지되고 골절 예방 효과가 있다고 설명 드리지만 비용 부담으로 인해 투약을 중단하는 경우가 있다. 

그렇게 되면 그 동안 치료했던 것이 순식간에 사라져 버린다. 해외 기준과 같이 의사의 재량권을 높여주고, T-score를 -2.5 제한 기준보다 더 확대했으면 한다.

Q. 이를 위해 관련학회에서는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

= 한번 골절이 발생하면 척추의 생체역학이 완전히 바뀌어, 골 강도가 아주 약한 경우가 아니어도 골절이 생기는 경우가 있다. 예외적으로 이전 골절이 있던 환자들에게는 골밀도 기준 수치를 조금 더 높게 설정하는 등의 방향으로 개선하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지난달 24일 대한척추외과학회에서 척추골다공증연구학회 춘계심포지엄을 개최했다. 프로그램 중 한 세션에서 골다공증 치료에 있어 골형성 촉진제 치료 대상을 초고위험군에서 전체 골다공증 환자로 확대가 필요할지에 대해 논의가 이뤄졌다. 

Q. 골다공증 환자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 미국에서는 환자 본인이 앓고 있는 질병과 복용하고 있는 약에 대해 잘 알고 있어 주치의와의 논의를 통해 치료 방향을 결정한다. 반면 우리나라는 골다공증을 진단받더라도 본인의 정확한 T-score를 잘 모를 뿐더러, 현재 T-score에서 어떤 약을 선택할 수 있고, 약이 어떠한 기전을 갖고 있는지 등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환자별 맞춤 치료 전략을 세우기 위해서는 환자도 본인 상태와 선택지에 대해 잘 알아야 하기 때문에 환자가 내원했을 때 특정 약의 투약 기간, 즉 얼마만에 한 번씩 약을 먹거나 주사를 맞는지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약에 대해 설명을 드린다.

환자들이 본인의 T-score에 대해 잘 알고 적극적으로 치료에 임했으면 한다. 일례로 본인의 골밀도가 몇인지 잘 모르고, 사용하는 약에도 크게 관심이 없고, 처방받는대로 수동적으로 치료에 임하시는 분들은 치료 중 재골절이 발생하기도 한다. 

반면 본인의 T-score를 지속적으로 확인하면서 전문의와 치료 계획을 적극적으로 논의하는 환자의 경우, 서로 신뢰관계가 쌓이게 되면서 치료 연속성이 높아진다. 즉 환자 본인의 관심이 치료 결과로 이어지게 되는 것이다. 골다공증은 꾸준한 치료와 관리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골다공증 환자라면 주기적으로 내원하셔서 골밀도를 확인하고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적극적인 치료를 받으실 것을 당부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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