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진'부터 '처방'이 된다?...비대면 시범사업의 현주소

계도기간 중 기존 체제 유지하는 플랫폼들
약 배달 여전히 성행… "약사회 안일하다" 비판도

신동혁 기자 (s**@medi****.com)2023-06-13 06:05

[메디파나뉴스 = 신동혁 기자] 이달부터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이 시행됐지만 플랫폼 업체들은 계도기간이라는 허점을 이용해 초진 환자를 대상으로도 의약품 처방을 실시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대다수의 업체가 '24시간 약배송' 서비스를 여전히 운영 중인데다 소비자는 한 번의 진료로 탈모약·여드름약 등 비급여 전문약들을 대량으로 구매할 수 있어 약물 오남용의 우려도 제기된다.

약계에서 이 같은 실상이 사실상 시범사업 이전과 다를 것이 없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13일 메디파나뉴스가 비대면 플랫폼 D사의 앱을 이용해본 결과, 초진임에도 1분 남짓한 시간의 짧은 통화로 탈모약을 처방받을 수 있었다.

전화를 걸어온 쪽은 이비인후과 전문의였다. 몇 가지 형식적인 질의응답이 오가고, 의사는 "처방기간은 환자 분이 원하시는대로"라고 안내하며 진료를 마쳤다. 곧 기자가 선택한 인근 약국으로 처방전이 전달돼 약을 구매할 수 있었다. 

이 같은 문제점은 시범사업 이전에도 지적된 바 있다. 앱상에서는 진료를 위해 환자가 질환별 세부항목을 선택할 수 있지만, 비급여 전문약 처방 시에는 무작위 과목의 전문의가 랜덤으로 배정된다.

약사 A는 이에 대해  "D사의 경우 몇몇 익숙한 의사들이 주도적으로 소아과·여성외과·내과 진료를 동시에 보고 있으며 주말에는 소아과 의사들도 안하는 걸 본인들이 한다"며 "소아 카테고리로 들어갔는데 다른 전공의가 진료를 봐준다. 물론 불법은 아니지만 일반인들은 오해의 소지가 커 보인다"고 설명했다.
 
초진 환자도 비대면 진료로 비급여 의약품을 처방받을 수 있다.
약 배송 이슈도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 다수의 플랫폼 업체들은 여전히 '집 앞까지 안전한 약 배송', '당일 약 배송 가능'이라는 홍보문구로 소비자들을 현혹하고 있는 실정이다.

플랫폼 업체 D사는 공지사항을 통해 계도기간 중 의약품 배송을 실시한다는 것을 대외적으로 공표한 바 있다. 8월 말까지 기존의 약 배달 서비스를 정상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D사는 "비대면 진료 및 약 배송 서비스는 계도기간 중에도 기존과 동일한 형태로 정상 운영된다"며 "새로운 제도에 맞는 시스템 개발을 병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약사 B는 이에 대해 "고발조치를 위한 자료를 수집하고 있다"며 "플랫폼 업체를 비롯해 대표적인 약국 몇 곳을 추려놨고, 병원에 대한 고발 절차도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비급여 의약품 구매 시 전화를 받을 수 없다고 하자 화상·음성 진료 없이 처방전이 넘어온 사례도 있다"며 "약사회는 이 같은 실태에 대해 안일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약사 C는 "아무리 계도기간이지만 정도가 지나친 것 같다"며 "이대로 아무런 제재 없이 시간이 흐르다 보면 이미 불법 행위로 규정된 사항들도 관습적으로 굳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정부는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의 계도기간을 이달 1일부터 8월 31일까지로 지정한 바 있다.
 
비대면 플랫폼 업체 D사 공지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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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2023.06.14 11:35:24

    전혀 잘못이 아닌거 아닌가 ㅋㅋㅋㅋ
    진짜 이상한 기사

    계도 기간 동안은, 시범사업 가이드에 맞춰 업체들 모두 사업을 개편하고 있는데,
    그럼 사업을 바로 접어버립니까? 실직자는 메디파나 뉴스 신동혁 기자님이 책임지실거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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