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정원 합의 없었다, 필요성 논의 시작"…증원 난항 예고

"진료는 비대면, 약은 대면? 약 배송 필수…포기한 적 없어"
탄핵 주장에 입 연 의협 집행부…"대안 없는 비난, 회무 추진력 악영향"

조후현 기자 (joecho@medipana.com)2023-06-27 06:07


[메디파나뉴스 = 조후현 기자] 의대 정원 확대 규모를 논의할 전문가 포럼을 하루 앞두고 대한의사협회가 부정적 입장을 재확인했다.

정부가 의대 정원 확대 의지를 재차 공언하고 국회도 힘을 실으면서 의료계 내부 우려와 반발이 커지자 해명하는 자리에서 나온 입장이다.

최근 의료인력 확충 논의에 속도를 내는 정부와 입장차를 고수하며 합의까지 난항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의협 집행부는 26일 의료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불거진 탄핵론에 정면 반박했다.

보건복지부와 의협이 의료현안협의체에서 의료인력 확충을 논의하는 데 합의하자 전국의사총연합, 서울특별시의사회 등이 우려를 나타냈고, 일각에선 불신임 안건 임시대의원총회 소집을 추진하는 움직임이 발생한 데 따른 것이다.

의협 이필수 회장은 "왜곡된 입장이 일방적으로 전파될 경우 회무 추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현안 대응 역량을 저하시켜 결국 회원에게 부당한 피해를 입히게 될 수 있다"며 "회원에게 사실에 입각한 정보를 전달하고 의료 현장 혼란을 불식하기 위해 긴급 기자회견을 개최하게 됐다"고 밝혔다.

먼저 논란의 발단이 된 의대정원 확대에 대해서는 확대 여부에 합의한 적 없으며, 전제조건을 달고 필요성 여부를 따지는 논의를 시작하는 단계라고 강조했다.

전제조건은 ▲의료인력 현 상황 및 미래 수요 분석 ▲확충을 추진하는 경우 확충 인력 필수·지역의료 유입 실행방안 ▲사후평가를 통한 재조정 ▲필수의료사고처리특례법 및 두터운 보상을 통한 필수·지역의료 제공 환경 마련 ▲의대쏠림 및 의료비 증가 등 부작용 대책 등이다.

특히 정부는 의대정원 확대를 계속 요구하겠지만, 의협은 문제점과 부작용을 지속 지적해 나간다는 입장을 재확인하기도 했다.

의협 이정근 상근부회장은 "의대정원 확대가 필요하고 적절한지 여부를 따지는 정부와의 험난하고 치열한 논의는 이제부터 시작될 것"이라며 "집행부는 회원과 끊임없이 소통하며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민의를 정책방향에 오롯이 반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비대면진료와 관련해 진료는 빗장을 풀었으나, 약 배송 주장은 포기했다는 주장도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지난해 비대면진료에 대한 의료정책연구원 연구보고서에서도 비대면진료 필수 조건으로 약 배송을 포함했고, 비대면진료 시행 국가가 대부분 약 배송을 허용하고 있음을 근거로 필요성을 주장했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비대면진료 정책 목적 달성을 위해서도 약 배송은 필수적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간호법과 함께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의료인 면허취소법 실기 주장도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의협은 정치권 설득을 통해 지난 1월 법제사법위원회 제2법안심사소위원회에 계류시키는 성과를 거뒀다고 설명했다. 이후 강력범죄 및 성범죄에 국한하는 개정 논의를 추진할 계획이었으나 상임위 단위로 법안이 본회의 직회부되면서 가결된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정부와 국회도 해당 법안 문제점을 인지하고 있는 만큼, 시행까지 남은 5개월 동안 법안 재개정을 위해 노력한다는 계획이다.

이 밖에도 ▲수술실 CCTV ▲실손보험 청구간소화 ▲검체검사 위탁 고시 ▲의학정보원·면허관리원 설립 ▲처방전 리필제 및 성분명처방 ▲한의사 초음파 대법원 판결 ▲의학한림원 한의계 인사 정회원 선출 및 한의사 영문명칭 변경 ▲전문약사제도 등 현안에 대한 주장은 왜곡됐다고 반박하며 현안별 집행부 입장을 밝혔다.

이 회장은 "비난하기는 쉽지만, 의료계 리더는 대안을 만들어야 한다. 대안 없이 비난만 하면 어떻게 되겠나"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집행부는 현안 대응을 단독으로 결정하지 않는다. 대의원회와 시도의사회장단, 의료계 리더들과 상의하고 있다"며 "대안 없는 비난 대신 현안 대응에 노력하는 집행부와 임직원을 격려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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