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5일 주사 꽂는 성장호르몬 치료서 엔젤라 '지각변동' 예고

채현욱 교수 "성장호르몬 치료 핵심은 순응도…키 성장 달라져" 
한국화이자 "곧 공개될 아시안 서브 데이터도 비열등성 입증"

최성훈 기자 (csh@medipana.com)2023-09-15 06:06

[메디파나뉴스 = 최성훈 기자] "제일 기본적으로 경구약제로 만들면 좋겠죠. '니들 포비아(Needle Phobia)'가 있으니까요. 아이들은 실제 주사 공포감에 내적 갈등을 느낍니다. 최근 순응도 연구가 계속 나오는데, 죽고 사는 문제를 가진 암 환자 같은 경우에도 자가 복용이 가능한 항암제 순응도는 80%가 채 안 된다는 연구도 있습니다."
 
강남세브란스병원 소아청소년과 채현욱 교수는 지난 14일 화이자 엔젤라 급여 출시 기자간담회에서 성장호르몬 결핍증 아동 치료 핵심은 '순응도'라 봤다.

저신장 아동 치료에 있어 기존 성장호르몬 제제는 매일 같은 시간 자가주사로 투약해야 하기 때문이다. 즉, 키 성장을 위해 1년 365일 내내 주삿바늘을 몸에 꽂아야 하는 셈.  

따라서 주 1회 성장호르몬 제제인 '엔젤라'(소마트로곤) 급여등재는 관련 전문의로서 반가울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면서 채 교수는 성장호르몬 결핍증은 분명한 '질환'이라 정의했다. 뇌하수체에서 성장호르몬이 제대로 분비되지 않기 때문에 저신장을 초래한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성장호르몬 제제 투여를 통해 반드시 호르몬을 채워줘야만, 키가 자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채 교수는 "결핍 진단을 받은 아이들에 대한 성장호르몬 투여는 보통은 5~7년, 길게는 10년까지도 내다봐야 한다"고 말했다. 

따라서 치료 순응도는 늘 성장호르몬 결핍증 아동들의 '미충족 수요'로 남아있다고 했다.   

실제 그가 제시한 성장호르몬 제제 치료 순응도에 따른 키 성장을 분석한 뉴질랜드 연구에 따르면, 치료 순응도가 나쁠수록 성장 속도는 약 3분의 1에 그쳤다. 
성장호르몬 제제를 일주일 내내 맞거나 하루 빼먹은 환자 30명은 6~8개월 추적관찰 결과, 약 3.5cm 성장한 반면, 일주일 3회 이상 빼먹은 환자 29명은 약 1.3cm 성장하는데 그치면서다. 

채 교수는 "이처럼 순응도가 낮을 수록 키 성장 속도는 떨어지는 것이 여러 연구를 통해 많이 알려지고 있다"면서 "실제 임상에서도 3분의 2는 안 맞는 애들이 있어 순응도를 높이기 위한 연구들은 쭉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안전성 역시 기존 성장호르몬 제제와 유사한 수준이라 밝혔다. 엔젤라 임상시험에서 흔하게 보고된 이상반응은 주사부위 반응(25.1%), 두통(10.7%), 발열(10.2%)이었다. 

그는 "엔젤라는 매일 투여하는 성장호르몬 제제 대비 연간 키성장 속도에서 비열등성을 보인 만큼, 소아 성장호르몬 결핍증 환자의 치료 순응도 향상에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화이자 역시도 이번 엔젤라 급여 등재에 대해 큰 기대감을 나타냈다. 특히 엔젤라 아시아 데이터도 곧 공개될 예정인 만큼, 유효성과 안전성에서도 한층 더 입지를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화이자제약 의학부 이지은 과장은 "아시아 인종을 대상으로 한 엔젤라 서브 연구도 진행돼 지금 리뷰 중에 있다"며 "결과는 글로벌 임상과 비슷하게 비열등성을 입증했다"고 말했다. 

한국화이자는 엔젤라가 지난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승인 거절된 이유에 대해서도 상세히 설명했다. 

앞서 FDA는 지난해 1월 화이자의 엔젤라 승인 신청을 한 차례 거부한 바 있다. 당시 승인 거절 사유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았다. 
한국화이자제약 의학부 정성범 이사<사진>는 "FDA가 리뷰 과정에서 중화 항체를 가지고 있는 한 환자에게서 키 성장 속도가 현저하게 떨어진 점을 발견했다"면서 "그 원인을 밝히고자 일단 허가 유보를 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 이후 진행된 검사에서 그 환자는 성장호르몬 분비하는 염색체 자체가 지연돼 호르몬 자체를 생산하지 못했던 점을 발견하게 됐다"며 "한 번도 성장호르몬에 노출된 적이 없었기 때문에 외부에서 들어온 소마트로곤에 대한 항체가 생성됐다. 어쨌든 이 환자에게 중화항체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엔젤라의 효과 또는 효능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는 걸 입증해 다시 FDA 승인을 받게 됐다"고 부연했다. 

한편 엔젤라는 DNA 재조합 기술을 통해 반감기가 길어진 재조합 인간 성장호르몬 제제다. 

뇌하수체 성장호르몬 분비 장애로 인한 만 3세 이상 소아의 성장부전 치료에 대해 올해 1월 31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허가를 받았다.

지난 9월 1일부터 건강보험 약제 급여 목록에 등재된 엔젤라는 ▲해당 역연령의 3퍼센타일 이하의 신장이면서 ▲2가지 이상 성장호르몬 유발검사로 확진되고 ▲해당 역연령보다 골연령이 감소된 만 3세 이상 성장호르몬 분비장애 소아환자에 보험급여가 적용된다. 

또한 매일투여 성장호르몬제에서 엔젤라로 전환하는 환자의 경우, 매일투여 성장호르몬제의 마지막 주사 후 다음날 주 1회 투여요법을 시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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