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팩토리 구축 "공장에 CCTV 설치하는 효과"

[인터뷰] 대웅제약 생산본부 이승하 센터장·IDS&TRUST 이정재 사업부장
자동화·무인화·디지털화 위해 시스템 구축…’데이터 무결성' 핵심
시스템 도입으로 문화·환경 변화…행정적 리스크 부담 해소·안정적 생산 가능해져
정부도 필요성 강조…"미래 의약품 생산 공장 표준 모델 될 것"

김창원 기자 (kimcw@medipana.com)2023-11-17 06:07

대웅제약 오송공장 이승하 센터장(왼쪽)과 아이디에스앤트러스트 이정재 사업부장.

[메디파나뉴스 = 김창원 기자] 대웅제약 오송공장은 지난 9월 브라질 식의약품감시국(ANVISA)의 실사를 받았다. 위식도역류질환 신약 '펙수클루'와 SGLT-2 억제제 계열 당뇨병 치료제 '엔블로'의 허가를 위해 진행된 것으로, 실사 결과 오송공장은 '지적사항 제로(Zero Observation)' 인증 결과를 받았다.

실사 결과를 발표한 이후 대웅제약은 이 같은 결과가 GMP 특화 IT 솔루션을 도입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안비자 실사단이 대웅제약 오송공장의 '페이퍼리스(Paperless) 공장' 콘셉트를 강점으로 꼽았다는 것.

이에 오송공장 이승하 센터장과 GMP 특화 IT 솔루션을 구축한 아이디에스앤트러스트의 이정재 사업부장을 만나 스마트 공장의 필요성과 의의에 대해 들어봤다.

◆달라지는 규제환경, IT 솔루션 도입으로 극복

대웅제약은 빠르게 변화하는 규제환경에 대응하고 생산 효율을 높이기 위해 스마트 팩토리 구축에 나섰다.

정부의 GMP 관련 규제는 갈수록 강화되고 있고, QbD 도입 확대 등 품질관리의 패러다임이 달라지고 있으며, 이 같은 변화에 따라 품질관리 표준화에 대한 필요성이 증가하는 동시에 업무가 늘어나는 상황이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대웅제약은 스마트 팩토리를 구축한 것으로, 아이디에스앤트러스트의 GxP 솔루션을 도입해 이를 실현했다.

스마트 팩토리의 큰 방향은 자동화와 무인화, 디지털화였다. 제조 공정마다 인위적인 오류를 원천적으로 방지하는 다양한 IT 솔루션을 통해 Unit Process의 품질을 확보하고, 글로벌에서 요구하는 수준 이상의 데이터 관리 역량을 구현한 것.

특히 인위적 오류를 방지할 수 있는 생산 시스템과 위변조가 불가능한 디지털 데이터 관리 시스템, 실시간 환경 및 공정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 같은 시스템에 대해 아이디에스앤트러스트 이정재 사업부장은 '데이터 무결성(Data Integrity)'을 강조했다.데이터 무결성이란, 데이터가 우연하게 또는 의도적으로 변경되거나 파괴되는 상황에 노출되지 않고 보존되는 특성을 의미한다. 

이를 확보하기 위해 다양한 솔루션을 적용한 것으로, 시스템을 통해 데이터 조작이 불가능한 환경을 만들어 사용자에게 제공하고, 동시에 생산성까지 향상시키고자 한 것이다.

이정재 사업부장은 "예전에는 식약처 실사가 나왔을 때 데이터 조작이 가능하더라도 조작한 증거를 찾지 못하면 무죄라고 판단하는 편이었다면 이제는 조작이 가능한 환경이라면 조작이 증명되지 않아도 유죄로 판단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데이터 조작이 불가능한 환경을 갖추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이승하 센터장은 시스템 도입을 통해 문화나 환경이 바뀐다는 말로 설명했다.

이 센터장은 "예전에는 문서를 다시 쓰면 된다는 생각을 할 수 있었다면, 지금은 그런 생각조차도 할 수 없다는 것이 가장 크다"면서 "의사결정권자가 30초건 1분이건 고민을 할 수 있는 환경이었다면, 지금은 그런 고민이 필요 없다. 문화가 바뀌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GxP 솔루션을 적용한 시스템을 통해 데이터 무결성을 확보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든 것으로, 임의제조의 원인이 될 수 있는 사람이 데이터를 조작할 수 없도록 막고 모든 기록을 남임으로써 이러한 환경을 구축한 셈이다.

이정재 사업부장은 "시스템을 통해 공장에 CCTV를 설치하는 효과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면서 "기록을 통해 증거를 만들기도 하지만, CCTV가 있는 곳에서 문제가 되는 행동을 피하게 되는 것처럼, 임의제조가 불가능한 환경을 만들게 된 것이 시스템 도입의 큰 의미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규제기관 실사·생산성 등에 영향…정부 필요성 강조 분위기

데이터 무결성을 확보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 영향은 다양한 곳에서 나타났다.

대표적으로 지난 9월 진행된 안비자 실사를 꼽을 수 있다. 많은 경우 규제기관이 실사를 나오게 되면 데이터 조작을 염두에 두고 이를 확인하기 위해 의심하는 자세로 실사를 진행하지만, 데이터 무결성을 확보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게 되면 이러한 가능성을 배제하게 되면서 실사가 한층 부드러워진다는 것.

이정재 사업부장은 "처음 실사를 받을 때 관련 문서를 다 보여주고 데이터를 조작할 수 없는 곳이라는 것을 오픈하고 나면 굉장히 부드러워진다. 시스템 갖춘 것에 대해 확인이 되면 그 다음부터는 부담이 크게 줄어든다"면서 "이후부터는 데이터 무결성을 파고드는 것이 아니라 실제 공장의 운영 등 다른 부분을 조사한다"고 설명했다.

다른 한편으로는 일정한 수율을 유지하는 데에도 도움이 됐다. 오송공장의 출하 수율은 평균 98% 정도로 유지되고 있는데, 시스템 도입 이후 그 편차가 크게 개선됐다는 것.

이승하 센터장은 "수율의 변동이 없어졌다. 연관관계는 모르겠지만 이전에는 96%에서 98%로 변하고는 했는데, 지금은 소수점 아래 1~2자리에서 변하는 수준으로 안정적인 운영이 되고 있다"면서 "사람의 인위적인 부분이 개입되지 않아서 그런 것 아닌가 생각된다"고 전했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수탁사의 임의제조에 대해 위탁사의 책임이 뒤따르는 부분에 대해서도 시스템 구축이 한 해법으로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시스템을 구축하지 않으면 언제고 임의조작이 가능한 만큼, 관리감독의 의무에서 자유롭기 위해서는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는 것이다.

규제기관의 신뢰를 얻을 수 있고 여러가지 면에서 장점이 있는 만큼 정부에서도 어느 정도 시스템 도입을 권장하는 분위기가 형성되는 추세다.

개별 기업의 투자 여력이나 환경에 차이가 있는 만큼 시스템 도입을 의무화하기는 어렵겠지만, 식약처 실사 시 시스템 구축에 대해 언급하는 등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는 것.

이승하 센터장은 "정부에서 모두 시스템을 구축하라고 할 수는 없을 것 같다"면서도 "하지만 강하게 얘기하고 있다. 자료조작 같은 게 한 번이라도 발생하면 아웃되는 등 규제가 강화되고 있는 만큼 제약사들은 상당한 압박을 느끼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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