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사도 답답한 수급불균형 "허가변경 요건 완화 확대 필요"

제네릭 위탁생동 1+3 품목 제한, 의약품 공급 차질 불가피
위탁생산 규제에 수지타산 안 맞아…기존 공장도 용도 변경

조해진 기자 (jhj@medipana.com)2023-12-28 06:09

[메디파나뉴스 = 조해진 기자] 의약품 품절 및 수급불균형 사태가 지속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제약사들은 규제강화로 인해 공급 차질의 장기화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이어가고 있다.

"제약사들도 품절과 수급불균형이 발생하는 현실이 답답하다. 그러나 정부가 위탁생산 규제를 강화하면서 수지타산이 안맞는 공장은 용도를 변경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최근 대한약사회는 품절 및 수급불균형 해소를 위해 제약사들과 잇따라 미팅을 갖고 의약품 수급에 만전을 기할 것을 거듭 요구해왔다. 

제약업계 또한 품절과 수급불균형 사태 대응의 필요성을 십분 공감하지만, 제도적 뒷받침이 이뤄지지 않아 공급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고충을 밝혔다. 

업계가 말하는 규제강화는 지난 2021년 7월 시행된 '제네릭 위탁생동 1+3품목 제한'을 골자로 하는 개정된 약사법을 말한다. 해당 조항으로 인해 의약품 위수탁 규제가 강화되면서 의약품 공급 차질이 발생했다는 입장이다. 

법 개정 이전에는 생동성 시험 자료 1건을 수십, 수백여 개 제약사가 공동으로 활용해 제네릭을 무더기로 허가 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개정된 법으로 인해 생동성 시험 1건 당 제네릭 품목은 최대 4개까지만 허가받을 수 있다. 

법 개정 이후 제약사들은 생산시설을 크게 만들 필요가 없어졌다. 생산시설을 만들어봐야 결국 규제에 걸리고, 사업성이 맞지 않아 오히려 공장 유지 비용이 더 들어 운영이 어렵다는 것. 실제로 A 제약사는 기존 세파 계열 공장을 다른 공장으로 용도 변경하기도 했다.

물론 법이 개정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있다. 지난 2018년 발사르탄 사태로 인한 대량 리콜사태가 발생했고, 이후에도 불량약으로 인한 사회적 문제가 불거지면서 불가피하게 취해진 조치였다. 

제약업계는 해당 사실에 대해 인정하면서도, 최근과 같은 의약품 품절 상황에서는 제도적 유연성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제약사 한 관계자는 "제네릭 위탁생동 1+3 품목 제한으로 생산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감기약 등에 대해 허가변경 요건 완화 확대가 필요하다. 이런 부분에 대해서만이라도 규제가 완화된다면, 사업성을 생각해서 일정부분 공급이 확대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022년 11월부터 시행된 CTD(Common Technical Document, 국제공통기술문서) 자료 제출 의무화도 제약사에 부담을 더한다고 밝혔다. 

의약품 허가 시 '의약품의 품목허가·신고·심사 규정 제25조'에 해당하면 CTD를 제출해야 한다.

제약업계 측은 만약 위탁생동 규제가 품절 상황을 감안해 한시적으로 완화된다고 해도 자료 준비에 많은 비용이 소모된다는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허가변경 요건 강화로 제조처 추가 및 변경이 쉽지 않다는 것.

이에 의약품 공급 확대를 위해 공급이 우선 확대돼야 할 아세트아미노펜 서방정 등에 대해 허가변경 요건 완화 확대를 주장했다. 

또한, 의약품 판매 증가로 생산이 전반적으로 증가하면서 제조처 생산 케파가 부족한 문제, 낮은 보험약가 및 수익성 악화 등으로 생산이 중단되고 있는 문제 해소를 위해 '보험약가 인상'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원료 수급 문제로 제품 공급이 지연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국내 생산 원료에 대한 보험약가 인상과 제조처 추가에 대한 허가변경 요건 완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제약사 한 관계자는 "위탁생산 품목에서 품절이 많이 일어나고 있다. 제약사들도 품절로 인한 고충이 크고 사회적 수요에 부응하고 싶다"면서 "그동안 식약처가 여러 정책을 검토하고 시행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내년에는 다각도의 논의를 통해 품절과 수급 불균형이 해소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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