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화되는 미-중 유전체 갈등'…중국 BGI그룹, 美 생물보안법안 비난

생물보안법안 발의, 적대국 바이오 기업에 세금·유전자 데이터 유출 방지 목적
미국 특정 기업 독점 체제 강화 반박…의료 비용 증가·기술 등 접근성 제한 우려
일루미나, 중국 내 첫 번째 제조시설 가동…특허에서 법적 분쟁 확장 조짐

정윤식 기자 (ysjung@medipana.com)2024-02-01 11:49


[메디파나뉴스 = 정윤식 기자] 중국 BGI 그룹이 미국 의회에서 발의된 생물보안법에 대한 공개 비난 성명을 발표하며, 미-중 유전체 갈등이 격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국바이오협회에 따르면 지난 1월 31일 중국 BGI 그룹은 성명서를 통해 '중국 최대 유전체회사 등의 미국 사업 금지 법안(A Bill to prohibit contracting with certain biotechnology providers, and for other purposes, 생물보안법/Biosecure Act)'을 공개 비난했다. 

해당 법안은 지난 25일 미국 의회에서 발의된 것으로, 중국 BGI, Wuxi Apptec, Wuxi Biologics 등 적대국 바이오 기업에 자국 세금과 자국민 유전자 데이터 유출 방지를 골자로 한다.

이에 대해 BGI 그룹은 미국인의 개인 데이터를 보호한다는 법안의 기본 전제를 전적으로 수용한다고 했다. 하지만 이는 BGI를 미국에서 몰아내고, 한 기업이 시장의 90% 이상을 장악하고 있는 독점 체제를 강화하는 것이라 반박했다. 그에 따라 의료 비용 증가 및 기술·서비스에 대한 접근을 제한시킬 것이라 덧붙였다.

또한 생물보안법 발의 이후 BGI 대변인이 유전자 전문 언론매체인 'Genomeweb'에 보낸 이메일 내용과 같이, "BGI는 개인 소유이며, 민간 및 과학 목적으로만 사업을 수행한다"며 "자사가 중국 정부나 군대에 의해 통제되고 있다는 주장은 거짓"이라고 밝혔다.

더불어 "BGI는 연구 목적으로만 미국의 기관 및 기업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인체 샘플에서 개인 식별이 가능한 정보는 BGI 발송 전에 클라이언트에 의해 제거된다"고 전했다. 

유전자데이터 수집으로 문제가 됐던 'Huo-Yan(Fire-Eye)' 실험실에 대해서는 "팬데믹 대응 목적으로 PCR 검사 지원을 위해 개발됐다"며 "BGI는 많은 국가가 해당 실험실을 사용해 질병을 보다 효율적으로 퇴치할 수 있도록 지원했던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BGI가 중국국립유전자은행(CNGB)를 통해 DNA 데이터를 수집하는 것을 돕는다는 말은 거짓"이라며 "CNGB는 미국 국립연구소 운영과 유사한 모델인 비영리 연구기관 BGI-Research에서 운영한다"고 해명했다.

또한 BGI 그룹의 자회사인 'MGI Tech'에 대해서는 "MGI Tech는 상하이 중국증권거래소에 상장된 독립 회사로, BGI와 MGI는 서로의 주식을 보유하지 않으며 별도의 이사회와 거버넌스 기구를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미국 생물보안법안에 언급된 중국 기업의 반박 성명이 이어지는 가운데, 업계에서는 글로벌 유전체 분석 장비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미-중 기업 간의 경쟁이 특허에서 법적 분쟁으로 확장될 가능성이 예견되고 있다.

특히 BGI 그룹과 10여년간 DNA 시퀀싱 기술 관련 특허분쟁 소송을 벌였던 '일루미나I(llumina, Inc.)'의 경우, 중국 내 중화권 본사와 유통센터 개장에 이어 지난 2022년 8월 중국 내 첫 번째 제조시설을 가동했다.

그에 따라 BGI가 공개적으로 미국 특정 기업이 앞선 생물보안법안 제정 배후에 있다고 언급한 것과 해당 기업이 중국 내에서 자국 법률을 지켜야 한다는 부분을 지적한다는 점에서 중국 내 법적 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 역시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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