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政, 필수의료 정책패키지에 대한 장밋빛 환상만 그리고 있다"

단국대의대 박형욱 교수, "政 필수의료 위한 재원 충당의 구체적 근거 없어"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대위 긴급 심포지엄 연사로 발제
건보수가 조정…객관적인 데이터 근거해 조정되도록 촉구

김원정 기자 (wjkim@medipana.com)2024-04-30 12:48

[메디파나뉴스 = 김원정 기자] "정부는 위험하고 힘든 필수의료가 충분히 보상받고, 사회적으로 존중받을 것이라고 하는 장밋빛 환상만 그려놓고 있다. 필수의료패키지 재원은 어디서 나오는데 막 올려주겠다고 하는가. 재원은 한정돼 있다. 재원충당을 위한 건강보험료 인상률 등에 대한 정책적 의지 없이는 필수의료 지원은 아랫돌 빼서 윗돌 올리는 식의 얘기로 끝날 수 밖에 없다."

30일 서울대병원 어린이병원 제일제당홀에서 열린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대위 긴급 심포지엄'에 연자로 참석한 박형욱 단국대의대 교수<사진>는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 개괄'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이 같이 말했다. 정부에서 발표한 필수의료패키지 정책이 현실에 적용되기에는 실효성면에서는 한참 떨어진다는 주장이다. 

박형욱 교수는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를 통해 ‘의료 질’을 개선하고 의료진의 성과를 보상하겠다고 하지만 초저수가에 대해서는 철저히 외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대용 가톨릭대 교수가 발표한 내시경 수가 통계(2016년 기준)를 인용하면서는 "한국은 당시 4만2000원 정도인데 영국의 공공병원 환자는 약 60만 원 정도 내는 것으로 통계가 나왔다. 최근 국제연합 충수절제술(맹장수술) 자료에서도 한국은 413달러를 내고 있는데 반해 뉴질랜드는 6500달러, 미국은 1만3260달러로 조사됐다"며 국내 의료계는 선진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의료진은 초저수가를 받고 있는 현실을 조명했다.

이어 "의료계가 초저수가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면, 정부에서는 '수가를 올렸더니 교수가 개원한다고 나가더라'는 식으로 응대하고 있다. 일부는 그럴 수 있겠지만 그것이 전체 구조를 결정하는 원인인 것처럼 얘기하는 것은 잘못"이라며 "객관적이고 과학적 근거 없이 일부 사례가 전체 흐름이라는 식의 오류를 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필수의료 정책 개선을 위해서는 3가지 조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박형욱 교수는 "정부는 OECD 국가의 민간‧공공 의료수가와 우리나라 건보수가를 객관적으로 비교해 객관적인 데이터에 근거해 필수의료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정부는 주요 국가에서 의료과실에 대한 형사처벌은 거의 없다는 것을 국민에게 알려야 한다. 영국은 개원의가 NHS(National Health Service : 국가보건서비스) 참여시 민사책임도 국가가 배상하고 있다는 것을 알여야 한다. 의료계가 결코 특권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국민에게 밝혀야 한다"고 제시했다.

그러면서 "필수의료 위기가 시장실패로 인한 것인지, 아니면 현실을 무시한 채 규제 때문에 정부실패인지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비전문적 행정관료들이 모든 것을 통제하는 대한민국의료의 거버넌스 구조를 혁신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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