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정된 첨단재생바이오법, 바이오 기업 간 기대·우려 공존

치료제도 도입에 업계 관계자들 '환영'…빠른 시장 진입 및 이익 창출 가능
'품질'에 대한 문제 발생 우려, 해당 부분은 양보하면 안 돼

조해진 기자 (jhj@medipana.com)2024-05-11 05:57

[메디파나뉴스 = 조해진 기자] '첨단재생의료 및 첨단바이오의약품 안전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첨단재생바이오법, 첨생법)이 지난 2월 개정돼 내년 2월부터 시행됨에 따라, 바이오 기업들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고 있다.

서울 코엑스(COEX)에서 진행된 '바이오 코리아 2024(BIO KOREA 2024)'(이하 바이오코리아)의 마지막 날인 10일, '첨생법 도입 이후 아시아 국가들의 규제 및 산업 활성화 방안'을 주제로 하는 컨퍼런스가 열렸다. 

컨퍼런스에서 발제를 맡은 황유경 유아바이오컨설팅 대표는 '첨단재생의료 및 첨단바이오의약품의 안전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 개정이 업계에 미치는 영향'을 주제로 발표했다. 

첨단재생바이오법은 2019년 8월 제정돼 2020년 8월부터 시행됐다. 

기존에는 '약사법' 기준에 따라 의약품을 제조하고, 연구자 임상을 진행했으나, 케미칼이 아닌 바이오 약물이 나타남에 따라 기존 법의 테두리로는 관리가 어려운 새로운 영역이라 판단돼 새로운 의료기술과 치료법의 개발을 위해 입법된 것이다.

법의 주요 내용은 ▲첨단재생의료 및 첨단바이오의약품에 대한 정의 ▲기본계획 및 시행계획 ▲첨단재생의료 임상연구 실시 및 안전관리 ▲첨단바이오의약품 허가 및 안전관리 ▲감독 등 기타 행정절차, 보칙 및 벌칙 등으로 구성돼 있다. 

그러나 첨단재생바이오법은 3년 만에 ▲첨단재생의료 임상연구 제한 ▲첨단재생의료 치료 금지로 환자의 치료받을 권리 제약 ▲일본 등 해외로의 원정치료 발생 ▲첨단재생의료기술 발전 저해 등이 지적됨에 따라 개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황유경 대표는 "안전성을 어떻게 평가해야 할 지가 굉장히 어려워서 함부로 허가하기 어렵다는 딜레마에 빠져있었다"고 개정이 쉽지 않았음을 밝혔다. 

오랜 검토 끝에 첨단재생의료 임상연구의 대상자 제한을 폐지했고, 연구 결과가 나왔다면 이를 대상자나 위험도에 따라 단계적으로 치료를 허용해 안전성이 보장되도록 하며, 적정한 치료비용이 청구될 수 있도록 정보공개 및 사전 심의 등의 내용을 보완한 첨생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게 됐다. 

가장 중점이 된 '치료 제도'의 경우, 임상연구 계획서를 써서 제출하듯 치료 계획을 제출하면 심의위원회가 심의한 후 실시 여부를 결정한다. 모든 치료 계획은 승인 후 5년이 지나면 다시 재심의를 받아야 하며, 고위험군에서는 사전임상 연구가 반드시 필요하다. 

개정된 법에 의하면, 치료에 대한 안전 감독 체계를 더 명확하게 구축하고, 정보공개 심의 규정과 원료 공급 업체에 대한 규정 등 심의위원회의 구성과 기준 역할을 많이 조정했다. 

그동안 임상연구 계획만 심의, 승인하는 것에 그쳤었지만, 이제는 치료계획을 심의 및 승인하고, 첨단재생의료의 진행상황 및 관련 자료 결과 제출 요구 권한을 가져 오류 발견 등에서 제재를 가할 수 있다. 

황 대표는 이렇게 개정한 첨생법이 산업계에 미칠 영향에 대해 짚었다. 개정안 내용 중 기업들이 가장 많이 호응한 부분은 '치료제도'의 도입이다.

치료제도 도입으로 인해 품목허가를 받기 전 치료를 적용할 수 있게 된 만큼, 빠른 제품 사용 기회를 얻음에 따라 환자 데이터 조기 확보가 가능해졌다.  

또한, 다양하게 설계한 임상연구로 개발 리스크 및 비용을 줄이고 성공 확률을 높일 수 있으며, 의약품 품목허가 이전에 일부 경제적 이익을 얻을 수 있다. 

다만, 임상 연구에 들어오는 설계에서 몇 명을 어떤 설계로 했을 때 안전하다고 인정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아직 논란이 남아있다. 
(왼쪽부터) 이주연 엑셀세라퓨틱스 생명과학연구소장, 홍성상 이엔셀 상무이사, 손현정 바이젠셀 본부장, 원성용 GC셀 세포치료연구소장, 황유경 유아바이오컨설팅 대표
황 대표는 발표 이후 좌장을 맡아 업계 관계자들의 토론을 이어갔다. 원성용 GC셀 세포치료연구소장, 손현정 바이젠셀 임상개발본부장, 홍성상 이엔셀 첨단바이오의약품GMP본부 상무이사, 이주연 엑셀세라퓨틱스 생명과학연구소장이 함께 참석했다. 

이들은 모두 안전성과 유효성이 검증된 연구결과로 치료에 돌입할 수 있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상용화를 앞당기는 좋은 기회이고, 용법과 용량 등 임상 설계를 바꿔 활용하면 적응증 및 시장 확대가 가능해질 것이라는 기대다. 

CDMO 기업의 경우는 위수탁 수요가 증가가 예상되므로 매출 상승을 기대할 수 있고, 바이오 소부장 기업 또한 관련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시장의 규모와 활성도가 높아져 소부장 분야에 대한 투자가 늘어나면, 더 많은 국내 소부장 기업이 나타나 후방산업이 성장해 바이오 생태계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반면, 가장 우려가 되는 부분은 모두가 입을 모아 치료제의 '품질'과 '안전성'을 꼽았다. 

치료제 투여 후 짧은 기간 동안에는 별다른 리스크가 없다가도 시간이 지나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고, 안전성에 대한 기준이 약해질 경우 치료제의 품질이 저하될 우려가 있다는 것. 

이에 토론자들은 CMC(Chemistry, Manufacturing, Controls)에 대한 기준을 낮춰서는 결코 안 되며, 심의위에서 업계와 환자 모두 이해가능한 규제를 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안전성 문제에 더욱 철저해야 하는 이유는 리스크 발생으로 환자의 생명과 건강이 위험한 점뿐만 아니라 기업의 리스크 매니지먼트에도 영향이 큰 이유도 있다. 리스크가 한 번 발생하게 되면 겨우 형성된 시장이 급격하게 축소될 수 있고, 이를 다시 회복하기까지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 토론자들은 안전성과 품질은 중대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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