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첩] 왜 이 길에 서 있나…이게 정말 내 길인가

문근영 기자 (mgy@medipana.com)2024-05-27 05:50

[메디파나뉴스 = 문근영 기자] 제약업계 공시를 보면, 눈길을 끄는 부분이 있다. 부동산, 주식 등 투자 사업. 제약업체는 보도자료를 비롯해 광고 등 다양한 방식으로 회사를 홍보하지만, 이같은 내용을 포함하진 않는다.

한 제약기업은 최근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업 목적에 부동산 매매 및 개발 사업과 부동산 취득, 관리, 개량 및 처분을 추가했다. 사업 다각화를 위한 목적 추가라는 게 이유다.

해당 기업은 최근 부동산 매입을 결정했다. 기업이 공시한 내용에 따르면,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토지 및 건물을 투자 등 목적으로 매입해 자산 가치 제고를 기대하는 중이다.

주식 투자에 신경 쓰는 제약업체도 존재한다. 해당 업체는 사업보고서에서 출자 목적을 단순 투자로 기재하며, 의약품 연구개발과 연관성이 높아 보이지 않는 기업에 수년째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투자가 신약 개발, 의약품 생산 인프라 확대 등 제약업계 발전에 기여하는 일과 연결된다면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겠으나, 업체가 투자한 회사 사업보고서 등 자료를 찾아봐도 관련 내용을 찾기 쉽지 않다.

혹자는 부동산이나 주식에 투자하는 게 무엇이 문제인지 모르겠다고 말할 수도 있다. 의약품 개발을 하지 않는 것도 아니고 이익 창출을 목적으로 하는 기업이 어떤 방식으로든 투자해 수익을 내는 게 맞지 않냐고.

이런 의견이 100% 틀렸다고 말할 순 없지만, 제약업체가 의약품 개발이 아닌 투자를 진행하는 게 의미 있다고 대변할 순 없다. 제약기업은 의약품 개발 관련 투자로 빛을 볼 때 진정한 성공을 거뒀다고 볼 수 있다.

두 업체가 의약품 연구개발에 투자한 내용을 보면, 진정한 성공과 거리가 먼 것처럼 보인다. 국내 제약업계가 지난해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에 투자한 비율을 집계하면, 부동산과 주식에 투자한 두 기업은 연구개발 투자비율 하위권에 속한다.

제약회사를 표방하는 업체가 부동산, 주식 등 투자를 이어가고 있으나, 의약품 연구개발 투자가 다른 기업과 비교해 저조하다는 건 제약기업 명예를 걸고 무엇이 문제인지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는 걸 의미한다.

더 이상 제약회사가 아니라고 생각하며, 의약품 개발 관련 투자에 힘쓸 생각이 없다면 상관없을 수 있다. 그게 아니라면, 현 상황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다음 걸음을 생각하는 게 진정한 성공을 바라는 제약기업이 아닐까 싶다.

이런 기사
어때요?

실시간
빠른뉴스

당신이
읽은분야
주요기사

독자의견

작성자 비밀번호

0/200

메디파나 클릭 기사

독자들이 남긴 뉴스 댓글

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