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최초 '유진 마이어스상' 수상‥"성대반흔 치료효과 평가"

[인터뷰] 순천향대 부천병원 이비인후과 이승원 교수
수술부위에 스테로이드 주입…성대반흔 예방 효과 밝혀

김원정 기자 (wjkim@medipana.com)2024-06-11 11:58


[메디파나뉴스 = 김원정 기자] 음성 질환 수술은 목소리의 원천인 성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치료법이기 때문에, 수술 후 다양한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최근에는 진보된 수술 기술과 예방 노력을 통해 합병증 발생률을 줄이고 있다. 하지만 수술 후 합병증이 발생할 경우, 환자 삶의 질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어, 합병증 예방을 위한 연구가 국내외에서 지속되고 있다.

합병증 중 성대반흔은 수술 후 쉰 목소리가 나오거나 음역 축소 등을 유발한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 미세 수술 또는 레이저 수술, 인조성대 주입수술 등 수술적 방법과 약물 치료 등이 알려져 있다.

순천향대 부천병원 이비인후과 이승원 교수<사진>는 음성질환 수술 후 발생할 수 있는 쉰 목소리를 내는 성대반흔을 예방하기 위해 수술 직후 스테로이드(steroid)를 주사하는 방법으로 그 효과를 입증했다.

이에 지난달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제145회 미국 이비인후과학회 종합학술대회(Combined Otolaryngology Spring Meeting)에서 유진 마이어스상(Eugene Myers Award)을 수상했다. 한국인이 이 상을 수상한 것은 역사상 처음이다.

유진 마이어스상은 미국 후두음성학회(ALA, American Laryngology Association)가 지난 1년간 후두음성 분야에 탁월한 연구 성과를 보인 연구자 1명을 선정해 시상하는 상이다.

이승원 교수를 만나 '유진 마이어스상'을 수상한 논문에 소개된 연구와 앞으로의 연구계획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본다.

이승원 교수는 이번 연구 내용에 대해 "음성수술 후 쉰 목소리가 나오는 성대반흔을 스테로이드로 예방 가능한지를 검증한 실험이다. 임상에서 많이 사용하는 스테로이드를 수술 직후 수술부위에 주사해서 성대반흔을 예방할 수 있는 것을 동물실험(토끼실험)에서 증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번 연구결과를 이용해 음성수술 후, 수술부위에 스테로이드를 주입함으로써, 앞으로 발생할 수 있는 성대반흔을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며, 난치 음성 질환으로 고통받는 환자에게는 희망을 열어줄 것을 시사했다.

성대반흔은 성대수술부위에 흉터가 생기는 것으로, 한번 생기면 치료하기가 매우 어렵다. 때문에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승원 교수는 지난 10년간 음성수술전문가로서 여러 연구를 진행해왔다. 특히 난치성 질환인 성대반흔, 노인성발성장애, 성대신경마비에서 신경재지배술 등의 연구에 매진해왔다.

최근 들어서는 성장인자를 이용한 노인성발성장애치료, 532nm 레이저를 이용한 성대반흔 치료에 대한 근거를 위한 연구를 시행했다. 

이승원 교수는 "현재 레이저를 이용한 성대반흔 환자 치료를 열심히 하고 있다"며 "올해는 성대반흔 치료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 성대반흔 동물모델에서 532nm 레이저 재생수술과 섬유아세포 성장인자의 복합치료 요법에 대한 효과를 보는 동물실험을 진행하려고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같은 연구계획을 진행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의대증원으로 불거진 전공의 사직으로 인해 공백이 생기면서 연구를 위한 시간적 여건이 허락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승원 교수는 "당초 연구계획을 세웠지만 현재 의료계의 전공의 사직문제 등으로 인해 여력이 안 되서 진행을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관련 사안이 해소되면 연구를 통해 성흔반흔 치료효과 극대화 연구를 지속할 방침이다.

◆ 음성질환자수, 지난 10년간 2배 이상 증가…전문가 도움 받아야

교사, 가수, 영업 등 직업적인 영향으로 음성 질환을 앓는 환자가 증가하고 있다.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보면, 직업적인 음성 질환자수는 2010년 1711명에서 2019년에는 4014명으로 2.34배로 급증했다.

특히 교사가 전체 직업적인 음성 질환자 중 약 30%를 차지하고 있다. 그 뒤로, 가수, 영업, 콜센터, 방송 등에 종사하는 근무자들이 질환발생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승원 교수는 "우리 사회가 점점 고도화되면서 직업적으로 음성을 많이 사용하는 사람들이 음성질환을 앓고 있고, 이러한 환자가 급격하게 늘어나는 장기경향(major trend)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하며 "이에 따라 후두음성수술도 늘어나면서 수술 후 쉰 목소리가 지속되는 성대반흔 환자도 확대되는 추세"라고 말했다.

이에, "한국의 음성수술전문가(laryngologist)는 전세계적으로 유능한 편으로, 검증된 의사들"이라며 "음성문제로 고통 받을 때 오랫동안 참으면서, 병을 키우지 말고, 근처의 음성 전문 이비인후과 의사를 만나서 도움을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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