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파나뉴스 = 최성훈 기자]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치료에서 3세대 EGFR-티로신 키나아제 저해제(TKI)들의 행보가 주목된다.
폐암 병기 적응증 확장에 나서는가 하면, 이중항체 치료제와의 병용을 통한 폐암 4기 치료 고도화다. 그 주인공들은 유한양행 '렉라자(레이저티닙)'과 아스트라제네카 '타그리소(오시머티닙)'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렉라자와 타그리소는 최근 미국임상종양학회 학술대회(ASCO 2024)에서 유의미한 임상 성과를 도출하며, 3세대 EGFR-TKI로서 입지를 강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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렉라자+리브리반트, 타그리소 단독 한계 뛰어넘어
우선 렉라자는 존슨앤드존슨 폐암 치료제 ‘리브리반트(아미반타맙)’과 병용 임상 결과를 통해 폐암 고위험 환자 치료에서 대안을 제시했다.
앞서 렉라자는 리브리반트와 MARIPOSA 연구를 통해 타그리소 단독요법 대비 무진행 생존기간(PFS)을 유의하게 향상시켜 주목을 받았다.
이번 후속 연구에서는 뇌 전이와 질병 진행 고위험 요인을 가진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에게서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요법의 이점을 확인했다.
실제 MARIPOSA 연구에 등록된 환자(1074명) 중 89%는 고위험 질병 또는 특정 유전자 변이가 있었다. 그중 41%는 뇌 전이를, 16%는 간 전이(16%), 54%는 TP53 유전자 변이, 70%는 ctDNA 변이 등이다.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은 뇌 전이 환자에서 PFS 18.3개월을 보여 타그리소 단독요법(13.0개월) 대비 31% 개선했다.
간 전이 환자서는 18.2개월으로 타그리소(11.0개월) 대비 42%, TP53 돌연변이 환자서는 18.2개월로 타그리소(12.9개월) 대비 35% 질병진행 또는 사망 위험을 감소시켰다. ctDNA가 검출된 환자서도 질병진행 또는 사망 위험을 32%(20.3개월 vs 14.8개월) 감소시켰다.
글로벌 EGFR 양성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치료는 현재 타그리소가 주도하고 있는 상황. 하지만 질병 진행 고위험 환자군을 대상으로 타그리소 단독요법의 한계를 뛰어넘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여기에 Best of ASCO로 꼽힌 레이저티닙+리브리반트SC(피하주사) PALOMA-3 연구를 통해 투약 편의성을 개선한 점도 향후 폐암 치료 글로벌 스탠다드로 나아갈 동력을 제시했다.
이에 존슨앤드존슨은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요법을 EGFR 양성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제로서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허가 신청서를 제출했다. FDA는 8월 22일까지 허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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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암 3기서 타그리소, 질병진행·사망위험 84% 감소
타그리소는 ASCO 2024에서 비소세포폐암 4기 치료서 화학방사선요법(CRT) 후 절제 불가능한 3기 치료까지 적응증 확장 가능성을 입증했다.
절제 불가능한 3기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 216명을 대상으로 무진행생존기간(PFS) 중앙값을 3년 이상 연장하면서다.
LAURA로 명명된 3상 임상에 따르면, 타그리소 투여군의 무진행 생존기간(PFS) 중앙값은 39.1개월, 위약 치료군은 5.6개월이었다. 타그리소 군이 위약군 대비 질병 진행 또는 사망 위험을 84% 감소시킨 셈이다.
부작용으로 인한 안전성 결과와 중단률은 알려진 프로파일과 일치했다. 새로운 안전성 문제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는 타그리소가 3기 환자를 위한 최초의 표적 치료 옵션으로 등극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폐암은 초기 증상이 거의 없어 주로 전이가 이뤄진 3기 또는 4기로 발견된다. 또 쉐골상 림프절 등으로 전이가 이뤄진 3b기부턴 수술 절제가 불가능해 화학방사선요법(CRT)으로만치료할 수 있다.
하지만 전이가 국한된 3기와 달리 4기부턴 중추신경계(CNS) 전이가 발생해 환자 기대여명은 대폭 낮아진다. 즉, 타그리소의 병기 적응증 확장은 3b기부터 병의 진행을 늦추고 재발을 막을 수 있다는 점에서 치료율을 대폭 향상시킬 수 있다.
이에 미국 식품의약국(FDA)는 아스트라제네카가 제출한 타그리소 추가 신약 신청(sNDA)을 우선 심사하기로 승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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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폐암 치료 미충족 수요 동시 실현
3세대 EGFR-TKI 치료제들의 폐암 생존 개선 추가 입증은 향후 글로벌 폐암 치료의 미충족 수요를 해소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은 종양 절제 후에도 재발이 잦기 때문이다. 1B기에서 약 45%, 2기에서 약 62%, 3기에서 약 76% 환자에서 재발 또는 사망을 경험한다.
특히 이들 치료제는 지난 1월 국내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치료 1차 요법으로 보험급여 범위가 함께 확대되는 과정에서 누가 먼저 되느냐를 두고 서로 경쟁구도를 형성하기도 했다.
하지만 폐암 치료 환경에 있어 동시 개선을 입증하면서 향후 상호보완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해당 질환에서 글로벌 표준요법으로 자리 잡은 타그리소가 조기에 쓸 수 있는 치료법을 내놨다면, 렉라자는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서 치료요법을 더욱 고도화시킨 셈"이라며 "향후 이들 연구 결과에 따라 폐암 치료에서 3세대 EGFR-TKI 치료제를 통한 생존율은 더욱 올라갈 수 있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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