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下)] 영업환경 어려운데…불법 리베이트 파문으로 '이중고'

의정 파국 속…고려제약 불법 리베이트 수사 의료계 전반 확대 
제약사 영업부서 "심포지움·대면 영업 자제하자는 분위기"  
의료기기 업계도 신규 환자 감소에 매출 직격타

최성훈 기자 (csh@medipana.com)2024-06-19 05:59

[메디파나뉴스 = 최성훈 기자] 의료계가 의정 갈등으로 인한 집단휴진에 나서면서 제약업계 또한 된서리를 맞았다. 

상급종합병원들의 집단휴진에 이어 고려제약 불법 리베이트 정황까지 드러나면서 영업 활동에 비상이 걸리는 분위기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외 제약사들은 최근 병의원을 대상으로 한 정상적인 의약품 판촉·마케팅 활동 자제에 나섰다.  

제약사 영업활동은 전공의 집단사직이 본격화된 지난 2월부터 가라앉았다. 하지만 입지는 최근 들어 더욱 좁아졌다. 의대 증원을 둘러싼 의료계와 정부 간 대치가 파국으로 치달으면서 환경은 더욱 악화된 것이다. 

서울대의대 계열 병원 4곳이 무기한 휴진에 들어간 데 이어 세브란스병원과 서울아산병원까지도 집단 휴진을 예고했기 때문. 

여기에 일부 1, 2차 의료기관도 대한의사협회를 중심으로 18일 집단휴진을 가지며 사실상 진료 거부를 선언했다. 

이 가운데 수사당국은 불난 집에 '기름'을 부었다. 보건복지부의 의뢰로 시작된 고려제약 불법 리베이트 의혹 수사에 의사 1000명 이상이 연루됐다는 조지호 서울경찰청장의 발언이 나오면서 제약사 영업환경은 급속히 냉각됐다. 

국내 A제약사 상급종합병원 영업 담당자는 메디파나뉴스와의 통화에서 "그동안 방문 면담도 거의 진행을 못했는데, 일련의 사건 때문에 정상적인 마케팅 활동마저도 최대한 자제 하자는 분위기가 형성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고려제약 불법 리베이트 파문으로 인해 중소규모 병원이나 개원가 방문도 쉽지 않을 것이라 했다. 

이 담당자는 "의대증원 이슈로 신규 환자가 상급종합에서 1, 2차 의료기관으로 대거 유입되면서 영업부서도 그에 맞춰 일부 재배치가 이뤄졌었다"며 "경찰이 불법 리베이트 수사를 전면 확대하겠다는 보도까지 나온 마당이어서 당분간 관련 의료기관 출입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담당자는 각 제약사들이 하반기에 계획한 심포지움이나 제품 설명회 등도 연기하거나 취소할 수도 있다는 의견을 보였다. 

국내 B제약사 영업 담당자는 "상반기부터 학회도 더러 취소되는 경우도 있었고, 심포지움 참석을 꺼리는 의사들도 많이 있었다. 외부 활동을 꺼리는 마당에 정부가 의료계를 압박하는 모양새를 취하니 정상적인 프로젝트나 이벤트 활동마저 안하는 게 낫겠다라는 생각이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의료기기 영업 쪽도 사정은 마찬가지라 했다. 상급종합병원이 부분 운영되면서 각 회사들은 이미 심각한 매출 타격을 입었지만, 이번 의정 파국으로 더 큰 매출 감소가 기다리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수술 쪽 C의료기기 영업 담당자는 "수술 건수가 줄면서 이미 전년보다 절반 가까이 매출이 준 상황이다. 의약품은 90일씩 처방할 수 있지만, 의료기기는 수술 건수가 발생해야 매출이 발생하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이어 "정형외과나 심장내과, 흉부외과 등 서로 트랜스퍼가 돼야 하는데, 이런 트랜스퍼 사례마저 줄고 있다. 그런 경우도 병원이나 기업 매출에 직격타를 입히는 셈"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경찰은 복지부가 지난 3월 21일부터 5월 20일까지 운영한 '의약품·의료기기 불법 리베이트 집중신고기간' 당시 접수된 사건들을 토대로 불법 리베이트 관행에 대한 수사를 의료계 전반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대상은 제약사뿐만 아니라 의료기기, 도매상, CSO 업체로까지 확대할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기사보기

[진단(上)] 상급종합병원 '멈춤'에 제약영업 더 수면 아래로

[진단(上)] 상급종합병원 '멈춤'에 제약영업 더 수면 아래로

[메디파나뉴스 = 최성훈 기자] 의정 갈등에 따른 의료계 집단휴진에 국내외 제약사들이 또 다시 몸살을 겪고 있다. 제약업계는 특히 서울대병원을 비롯한 상급종합병원들의 집단휴진이 현실화되고 있는 만큼, 영업활동 및 임상시험 축소는 불가피하다는 전망이다. 18일 의료계에 따르면 서울대병원을 비롯한 상급종합병원들의 전체휴진 선언이 잇따르고 있다. 이러한 상급종합병원을 영업 주 무대로 활용 중인 곳은 다국적제약사 한국법인이다. 이들 기업들의 제품 포트폴리오는 항암제나 희귀질환 치료제 위주로 구성된 데다 글로벌 신약허가를 위해 국내 의대 교

고려제약 리베이트에 의사 1000명 연루…경찰 수사 확대 조짐

고려제약 리베이트에 의사 1000명 연루…경찰 수사 확대 조짐

[메디파나뉴스 = 최인환 기자] 고려제약이 의사 1000여명을 대상으로 불법 리베이트를 제공한 정황이 최근 경찰에게 확인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 따르면 수사선상에 오른 의사들은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 상당 현금이나 금품을 제공받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수사 진행 상황에 따라 타 제약사로 수사가 확대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조지호 서울경찰청장은 17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고려제약 불법 리베이트 관련 수사 상황에 대해 "현금을 직접 받았거나 가전제품 같은 물품을 받은 케이스, 골프와 관련된 접대를 받는 등 여러 리베이트 정황을 확인했다"

중대본 "진료거부 엄정대응…병원 지원중단, 의협 해산도 가능"

중대본 "진료거부 엄정대응…병원 지원중단, 의협 해산도 가능"

[메디파나뉴스 = 이정수 기자] 정부가 의료계 집단 진료거부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엄정하게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본격화하고 있다. 의대교수·의사 휴진을 방치하거나 유도하는 병원과 의협도 규제 대상이 될 전망이다. 전병왕 의사 집단행동 중대본 제1통제관은 18일 중대본 브리핑을 통해 불법적인 집단 진료거부에 대한 엄정대응을 강조했다. 전병왕 제1통제관은 "정부는 지난 13일 각 대학 병원장에게 일부 교수들의 집단 휴진을 불허해 줄 것을 요청했다. 앞으로 일부 교수들의 집단 진료 거부가 장기화돼 병원에 손실이 발생할 경우에는

이런 기사
어때요?

실시간
빠른뉴스

당신이
읽은분야
주요기사

독자의견

작성자 비밀번호

0/200

메디파나 클릭 기사

독자들이 남긴 뉴스 댓글

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