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스피스 유가족, 그림 재능기부로 후원금 모금

서울성모병원 前 영상의학과 교원 이재희 원장
일상 그림으로 만든 2025 달력 크라우드펀딩 참여

조후현 기자 (joecho@medipana.com)2024-07-03 14:55

"생의 마감을 앞두고 있는 분들에게 평화를 주는 서울성모병원 호스피스병동에 기부하고 싶은 마음에, 제가 그린 그림으로 달력을 제작하는 일에 동참하게 됐습니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호스피스 돌봄 속에 임종한 환자 유가족이 호스피스완화의료센터 후원회 기부를 위해 크라우드 펀딩에 참여해 진행 중이다.

서울성모병원 영상의학과 교원으로 재직했던 이재희 원장(휴먼영상의학센터)은 지난해 난소암으로 투병했던 사촌언니를 하늘나라로 보냈다. 언니는 수술도 잘 됐고, 항암치료도 했지만 속수무책으로 악화돼 뇌까지 전이돼 죽음을 앞두는 시기를 맞았다.

이 원장은 임종 전 호스피스 병동에 입원한 언니를 만났을 때, 편하고 평화로운 분위기를 느꼈다고 한다. 이 원장은 호스피스 병동의 가톨릭 사제, 수녀, 봉사자의 배려로 언니가 아름다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는 다른 가족들의 이야기도 전해 들으며, 호스피스병동에 호감을 갖게 됐다. 가톨릭 세레명이 '벨라데따'로 신자인 이 원장은 평화롭게 임종을 준비하는 과정을 보며, 잘 사는 것 만큼 생을 잘 마감하는 것도 중요하다 생각하게 됐다.

이후 디자인 회사 '캘리엠'으로부터 '2025년 달력 펀딩'을 제안 받게 된 이 원장은 직접 그린 수채화 그림으로 달력을 제작해 사람들로부터 후원을 받는 크라우드 펀딩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됐다. 후원금은 경제적으로 어려운 환자와 가족을 지원하는 서울성모병원 호스피스후원회에 기부하기로 계획했다.

펀딩은 디자인의 사회적 책임을 위해 노력하는 디자인 전문 기업 주식회사 캘리엠에서 내달 9일까지 온라인으로 진행한다.

이 원장은 "가장 두려운 것이 죽는 것이 아니고 죽기 전 고통이 아닐까 싶은데, 삶을 마감하는 시점에 고통을 최소화하고 인간적인 삶을 마무리할 수 있게 도와주는 호스피스 병동의 중요성을 실감하였기에 서울성모병원 호스피스 병동에 수익금을 기부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삶의 하루하루 제가 그린 그림 달력으로 일상의 시간을 보다 소중히 여길 수 있다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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