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파나뉴스 = 조해진 기자] GC녹십자가 면역글로불린 혈액제제 '알리글로'(ALYGLO, 국내 제품명 아이비글로불린에스엔)의 미국 시장 진출 성공 흐름을 타고, 하반기 실적 회복에 속도를 높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9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GC녹십자는 별도재무제표기준 올해 1분기 매출액 2552억원, 영업손실 97억원, 분기순손익 10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 대비 매출액은 0.6% 증가하고, 영업손실과 분기순손익은 각각 43.6%, 22.7%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적자를 면치 못한 아쉬운 실적을 나타냈다.
증권가에서는 지속되는 고환율과 원재료 가격 영향, 해외 공급 대비 물량 조절 등이 GC녹십자의 상반기 실적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하반기에는 실적이 회복세를 나타낼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이는 계절적 요인으로 2분기부터 백신 매출이 나타나는 점과 함께, 지난해 12월 15일 FDA로부터 품목허가를 획득한 면역글로불린 혈액제제 알리글로가 지난 8일 초도 물량을 미국에 출하, 미국 내 물류창고와 유통업체를 거쳐 7월 중순쯤 출시 및 실질적 처방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올해 하반기 본격적인 매출이 발생하는 것에 기인한다.
알리글로는 선천성 면역 결핍증으로도 불리는 일차 면역결핍증(Primary Humoral Immunodeficiency)을 적응증으로 하는 정맥투여용(IV) 면역글로불린 10% 제제다.
GC녹십자 보도자료에 따르면, 미국 면역글로불린 시장은 약 16조원(116억 달러) 규모의 세계 최대 시장으로, 지난 10년간 연평균 10.9%의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와 관련해 GC녹십자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글로벌 혈액제제 플레이어들은 대부분 미국 시장에 진입한 상태다. GC녹십자는 미국 시장에 7번째로 진출하는 면역글로불린 혈액제제 시장의 후발주자"라면서도 "면역글로불린 혈액제제는 혈액제제 생산자가 매우 제한적이어서 미국 내 높은 수요 대비 공급이 부족한 실정"라고 밝혀, 미국 시장에서 알리글로의 성장 가능성을 시사했다.
회사가 공개한 알리글로의 올해 매출 목표는 약 692억원(5000만 달러)이다. 하반기부터 알리글로의 매출이 발생함에 따라, 목표를 달성한다면 상반기 부진했던 GC녹십자의 실적도 회복세를 나타낼 수 있다.
알리글로 미국 시장 출시에 앞서 GC녹십자는 지난 1일 사보험 처방약의 관리 업무를 전문적으로 대행하는 미국 내 대형 처방급여관리업체(Pharmacy Benefit Manager, 이하 PBM)와 알리글로의 처방집(Formulary) 등재를 위한 계약을 체결하고, 핵심 유통채널로 공략한 유명 전문약국 및 유통사와도 계약을 완료했다.
PBM을 통한 처방집 등재는 미국의 의료보험 급여 체제에 편입되는 것을 뜻한다. 즉, 의약품의 접근성 향상을 위해서는 다수의 처방집에 등재돼야 한다.
이에 GC녹십자는 향후 PBM, 전문약국, 유통사 등 수직통합채널의 추가 계약을 통해 미국 시장 공략 및 환자 접근성 향상을 위한 채널을 적극 확보해 나갈 방침이다. 추가 출하 스케줄은 본토에서 판매가 시작된 후 진행되는 상황에 따라 조정된다.
GC녹십자 관계자는 "이미 자사의 면역글로불린 혈액제제는 약 20개국에서 판매되고 있다. 그러나 규모가 가장 크고 그동안 진입하지 못했던 미국 시장 진출에 국내 기업 최초로 성공, 알리글로를 출시하는 것은 의미가 크다"라며 "알리글로는 주력 품목인 만큼, 향후 기업의 큰 성장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알리글로는 후발주자라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제품의 안전성 향상에 초점을 맞췄다. 박형준 GC녹십자 오창공장장은 지난 2월 오창공장 팸투어에서 면역글로불린의 안전성 향상을 위해 에탄올·계면활성제를 활용한 'Solvent/Detergent' 공정, '나노 여과(Nano Filtration)'를 통한 '이중 불활화', 작업장 구분으로 교차 오염을 방지하는 'Uni Direct Flow', 혈전색전증의 가능성을 낮추는 'CEX 크로마토그래피(Cation Exchange Chromatography)' 기술을 도입했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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