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파나뉴스 김원정 기자] 사직서가 수리된 7646명의 전공의 중 일부는 종합병원과 개원가 등에서 구직활동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의료계에서는 이 같은 전공의들의 구직이 일시적 현상이라는 시각이다. 즉 정부에서 전공의 7대 요구사항을 수용하면 자연스럽게 해소될 것이라는 관점이다.
다만, 그 시기가 언제가 될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취업 등을 통해 상황을 지켜보려는 것으로 해석했다.
또 전문의 자격을 얻더라도 개원하는 경우가 많다보니, 전공의가 개원가에서 경험을 쌓아 관련 분야에 남을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6일 좌훈정 일반과개원의협의회장은 메디파나뉴스와의 통화에서 "(정부에서) 전공인들 요구대로 7대 조건을 받아들여서 의료를 정상화해준다면 이 사태도 빠르게 해결될 것으로 본다. 하지만 시스템을 정상화시키지도 않고 무조건 돌아오라는 것은 설득력을 갖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 "사직 전공의들이 개원가에 취직했지만 사태가 해결되면 내년이든 내후년이든 다시 수련을 받겠다는 사람도 있다. 반면, 전문의 자격을 취득하고도 개원하는 경우가 많은 상황을 고려할 때, 이번 기회에 경험을 쌓아서 일반의로서 경험을 쌓겠다는 사람도 있다"고 말했다.
결국, 지금 개원가에 나온 사직 전공의들이 그대로 개원가에 머물지 않고 다시 대학병원으로 돌아가서 수련을 받게 하려면, 정부의 태도 변화에 달렸다고 피력했다.
박근태 대한개원의협의회장은 "전공의들 중에는 배우려는 사람들도 있고 취직하려는 사람들도 있다. 중요한 건 이들은 '사직' 전공의다. 전문의를 따지 않고 나온 상태인 데, 무조건 일반의로 남는 게 아니다. 몇 개월 일하다 사태가 진정된다면 돌아갈 가능성이 더 크다. 전문의를 따야, 쉽게 말해 본인의 주가가 올라가는 데, 그 과정을 하던 사람들이 과연 그대로 개원가에 남을까"라고 의문을 던졌다.
의대교수들은 사직 전공의들이 정부의 태도 변화로 사태가 해결되면 전공의로서 수련을 다시 받을 생각을 가지고 있지만, 그 시기를 알 수 없기 때문에 개원가 또는 종합병원에서 취직을 해서 경험을 쌓거나 생활의 어려움 등을 해결하고 있다는 시각이다. 다만, 그 시기가 길어질 경우 일부 전공의들은 개원가에 남을 수 있다는 생각도 내놓았다.
A대학병원 교수는 "사직 전공의들은 문제가 해결되길 바라고, 유예기간을 1년 정도로 잡고 있다. 기다리겠다는 거다. 그런 관점에서 당장 생계를 해결해야 하는 전공의도 있다보니 개원가나 종합병원에서 페이닥터라도 하려는 거지, 수련을 안 하고 싶다거나 그런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다만, "우리나라 의료시장이 해외처럼 GP(General Practitioner, 일반의) 중심이 아니라 전문의 중심으로 편성돼 있기 때문에 언론에서 나오듯 개원가에서 전공의들이 원하는 선에서 급여를 안 주는 것은 갑자기 많은 인원이 시장에 나왔기 때문도 있지만 일반의가 할 수 있는 영역이 많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일반의가 필요한 영역은 당직을 서거나 응급실에서 특정 영역을 커버하는 부분 정도다. 또 피부, 미용 등과 같은 영역들이 있는데 이런 부분은 개원가에서 일을 배운다는 개념"이라며 "우리가 봉직의라고 하면 대부분 전문의를 기준으로 생각을 한다. 그래서 일반의는 봉직의로서 할 수 있는 부분이 한정적"이라고 부연했다.
B대학병원 교수는 "일단 지금 상황에서는 전공의들이 수련병원으로 돌어갈 생각들이 없다. 반면, 채용시장에도 아주 만족스러운 일자리는 없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며 "전공의들은 정부의 복지부동한 자세로 인해 현재로서는 내년이라고 이 사태가 나아질 수 있을지 기대를 안 하고 있다. 사태가 해결되고 상황이 좋아지면 돌아오고 싶어한다. 그런 상황이 언제냐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전에는 대부분 의대 졸업하고 전공의 생활하고 환자를 보는 식이었다면, 이번 사태로 인해 개원가에서 일하면서 수익성도 괜찮고, 노동에 대한 적절한 임금을 받는 부분에 매력을 느껴 남는 것을 선택하는 전공의도 있을 수 있다"며 "이 상황이 길어질수록 이러한 경우를 생각하는 전공의들이 생겨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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