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의 벽 허물 디지털 헬스…정책 지원 뒤따라야"

이은 교수 "DTx, 의사 적극 개입 측면에서 큰 장점"
그런 측면에서 플랫폼 연동 등 디지털 헬스 지원 필요
DTx 급여도 강조…선진입 실현한 獨, 연 처방 20만건 달해

최성훈 기자 (csh@medipana.com)2024-08-28 05:56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정신과학교실 이은 교수
[메디파나뉴스 = 최성훈 기자] 디지털 헬스케어가 진료의 벽을 허물거란 국내외 전문가들의 전망이 나왔다. 진료실을 벗어나 의사와 환자를 수시로 연결해 의료진이 치료에 적극 개입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를 위해서는 건강보험 등재와 플랫폼 간 연동 등 적극적인 정책 지원이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세대학교 의과학 정신과학교실 이은 교수는 27일 2024년 디지털 헬스케어 글로벌 심포지움에 연자로 나와 디지털치료기기 플랫폼 처방사례에 대해 발표하며 이같이 밝혔다. 

DTx, 점(의사)과 점(환자)을 선으로 연결 

25년차 정신과 전문의인 이은 교수는 국내 1호, 2호 디지털치료기기(DTx)인 불면증 앱 에임메드 '솜즈'와 웰트 '슬립큐'를 모두 실처방해 본 경험이 있다. 
    
그런 만큼 의료진 사이에서도 낮은 인지도를 보이는 DTx에 대해 누구보다 이해도가 남다른 인물.  

이 교수는 DTx가 가진 장점으로 접근성을 꼽았다. 보건의료빅데이터개방시스템에 따르면 2022년 국내 불면증 환자 수는 약 72만2000명이지만, 치료 접근성은 매우 제한적이다. 

불면증의 비약물 치료인 인지행동요법의 경우 국내에선 임상심리 전문가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이 교수는 "실제 효과를 봐야하는 환자가 너무 많기 때문에 불면증 인지행동치료가 앱으로 개발된 건 어찌 보면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며 "개인적으론 앞으로도 DTx를 더 많이 처방하게 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의사와 환자를 연결해준다는 측면에서 DTx의 가치를 높게 평가했다. 특정 시점이 아닌 환자 상태를 연속성 있게 체크해준다는 의미에서 상호관계에 큰 도움이 된다고 했다. 

환자가 매일 앱을 통해 기록한 의무기록이 앱 플랫폼을 통해 의사 컴퓨터로 실시간 전송되기 때문이다.   

이 교수는 "디지털 헬스케어 시대가 되면 환자가 집에서 어떻게 생활했는지, 일상생활에서 질환을 악화시키는 인자가 무엇인지를 의사가 알 수 있게 된다. 당뇨병에서 일상생활 당을 체크하는 것과 진료 당일 당을 체크하는 것은 매우 다르다. 즉 의사들이 치료에 적극 개입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그런 측면에서 시야장애 개선 및 호흡재활까지 국내 3호, 4호 DTx까지 확산된 점에 대해서도 긍정평가했다. 

다만 이 교수는 DTx가 더욱 확산되기 위해선 플랫폼 연동이 중요하다고 했다. DTx-EMR 연동을 통한 접근성 개선이나 카카오톡, 네이버 등 민간 헬스케어 플랫폼 시장과의 적극 협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 교수는 "DTx를 비롯한 의료AI, 원격 모니터링을 통한 환자 관리 등 플랫폼과 플랫폼이 각각 연동돼야만 효율적인 진료가 가능하고 DTx 산업 생태계가 확대될 것"이라고 제시했다.  

보험 선(先) 등재가 독일 DTx 확산 이끌어 

독일의 디지털 헬스케어 성공 사례를 발표한 안나 소피 가이어(Anne Sophie Geier) 박사도 DTx는 건강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그는 독일 뮌스터 대학교에서 약학박사를 취득한 후 독일 디지털헬스케어협회에서 재직하고 있다.  

가이어 박사에 따르면 독일은 세계 최초로 '디지털 의료'를 성공적으로 구축했다. 2019년 12월에 발효된 '디지털 헬스케어(Digital versorgung Gesetz, DVG)'법을 통해서다.

이를 통해 독일은 지난 2020년 9월부터 신속 등재절차(DiGA Fast-Track)를 만들고 DTx에 임시 수가를 책정해왔다. 

즉, DTx는 독일 디지털 의료 앱 목록(DiGA Directory)에 등록되기만 한다면, 1년간 한시적으로 보험수가를 청구할 수 있다. 청구 후 1년 뒤에는 해당 DTx가 임상적 유용성을 입증해야만 살아남는다.

가이어 박사는 "이런 방식으로 DiGA 디렉토리에 등재된 DTx는 55개였고, 그중 35개가 영구 목록을 얻었다"면서 "그게 가능했던 이유로 잠정 목록을 만드는데 있어 소규모 연구를 수행해 최소한의 임상적 근거를 확보했고, 각 제조사들은 제품에 대한 대규모 연구를 수행할 능력이 안됐기 때문에 선 등재됐다"고 말했다. 

바꿔 말하면 DTx가 질병이나 부상, 장애 탐지와 의료비용 감소 측면에서 임상적 유용성을 확보했기에 가능했다는 설명이다.  
이에 독일 내 DTx 처방 건수는 2021년 약 3만9000건에서 2023년 20만6000건으로 수직상승 했다는 것.

즉, DiGA의 접근성을 높이는 전향적인 보험 정책이 독일 DTx산업을 키웠다는 분석이다.   

그는 "처방 횟수가 늘어나면서 독일 디지털 헬스산업은 지속가능한 성장이 이뤄지고 있다"며 "실제 DiGA는 독일 국민의 건강 개선에 있어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지금은 독일 내 의사와 치료사 절반이 이런 치료법을 알 정도"라고 강조했다.
 

관련기사보기

2030년 173억 달러 글로벌 DTx 시장, 기업간 협업 있어야

2030년 173억 달러 글로벌 DTx 시장, 기업간 협업 있어야

[메디파나뉴스 = 김창원 기자] 글로벌 디지털 치료제(DTx)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가운데 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는 기존 제약사와 DTx 기업의 협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혁신의약품컨소시엄(KIMCo)은 11일 헬스케어의 디지털 전환에 따른 전 세계 디지털 치료제 시장의 현황 및 전망과 국내 기업의 시장 선점을 위한 협업 현황, 국가별 정책과 기존 신약 대비 DTx의 이점, 성공적인 협업과 제품 개발 등을 위한 제언 등을 담은 '국내외 디지털 치료제(DTx, Digital Therapeutics) 산업 현황 및 전

"동일 기전 가진 DTx라면, 임상시험 없이도 승인 검토"

"동일 기전 가진 DTx라면, 임상시험 없이도 승인 검토"

[메디파나뉴스 = 최성훈 기자] 디지털 치료기기(DTx) 허가심사에서 치료적 동등성이 입증될 경우, 임상시험 면제를 검토한다.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 디지털헬스규제지원과 한영민 주무관은 지난 24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디지털치료기기 산업 활성화를 위한 기술세미나'에 연자로 나와 DTx 인허가 방향 및 개발 전략 수립 방안을 소개했다. DTx 허가심사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같은 작용기전을 가진 DTx라도 품목허가를 위해서는 반드시 임상시험 자료를 제출해야 한다. 소프트웨어 의료기기(SaMD)의 작용원리나 알고리즘을 심사하는 식약처가

디지털임상의학회 급성장…"디지털헬스 길잡이 목표"

디지털임상의학회 급성장…"디지털헬스 길잡이 목표"

[메디파나뉴스 = 조후현 기자] 대한디지털임상의학회가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창립 반년 만에 대한의사협회 평점 이수기관으로 인정된 것은 물론 대한심부전학회와 MOU를 통해 조인트세션을 개최하는 등 빠르게 몸집을 키우는 모습이다. 향후 디지털임상의학 관련 대표적 학회로 자리잡아 개원가와 대형병원을 아우르는 디지털헬스 분야 길잡이 역할을 하겠다는 방침이다. 디지털임상의학회는 3일 동계학술대회 기자간담회를 통해 이 같은 계획을 밝혔다. 이날 학회 오후 세션에는 관상동맥질환과 심부전에서 사용되는 인공지능과 디지털 의료기기에 대한 강

'디지털헬스케어' 중요하다면서‥턱없이 부족한 '전문 인력' 문제

'디지털헬스케어' 중요하다면서‥턱없이 부족한 '전문 인력' 문제

[메디파나뉴스 = 박으뜸 기자] 사회 전 분야가 디지털 대전환 시기를 맞이했다. 이에 지능정보기술을 활용하는 '전문 인력'의 수급이 중요해진 상황이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디지털헬스케어 시장이 급성장함에 따라 체계적인 인재 양성과 교육 훈련 지원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그러나 디지털헬스케어 전문 인력은 타 산업 대비 굉장히 부족했다. 디지털헬스케어 산업은 보건의료데이터와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기존 헬스케어 산업을 비롯한 다양한 산업 간의 융합을 시도한다. 이를 통해 제품과 서비스로부터 부가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현재 국내 디지

이런 기사
어때요?

실시간
빠른뉴스

당신이
읽은분야
주요기사

독자의견

작성자 비밀번호

0/200

메디파나 클릭 기사

독자들이 남긴 뉴스 댓글

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