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파나뉴스 = 최성훈 기자] 지난 5월 열린 '2024 미국비뇨기과학회(AUA, American Urological Association)'에서는 전립선비대증(BPH) 가이드라인 변경 및 전립선비대증 최신 치료지견이 공유됐다.
2023년 개정된 저용량 일일 5mg 타다라필과 5-알파 환원효소 억제제(5-Alpha Reductase Inhibitor, 5-ARI) 중 하나인 피나스테리드 병용요법에 대한 추가 근거 제시가 그것.
수술적 치료요법에 있어서는 '전립선동맥색전술(Prostate Artery Embolization, PAE)'이 대체 수술 방법으로 가이드라인에 새롭게 추가됐다.
전립선동맥색전술은 전립선 동맥에 색전제를 주입해 혈액 공급을 차단하고 전립선을 수축시켜 소변 흐름을 개선하는 방식의 시술이다.
이에 AUA 2024에 참석한 고려대학교안산병원 비뇨의학과 박재영 교수를 만나 전립선 치료의 최신 지견에 대해 들어봤다.
다음은 박재영 교수와의 일문일답이다.
Q. 전립선비대증 약물 치료에서는 주로 알파 차단제(AB)와 5-알파 환원효소 억제제(5-ARI)가 사용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각각의 특성은 어떠한가?
- 교감신경계에는 알파와 베타가 있는데, AB(알파차단제)는 교감신경계의 한 부분에 작용하고 알파 수용체를 차단하는 약제다. 알파는 소변이 나오지 않게 막고 있는 역할을 하는데, AB는 이러한 알파를 차단하면서 방광 입구의 긴장도를 낮춰 소변이 잘 나올 수 있도록 돕는다.
반면, 5-알파 환원효소는 전립선 크기를 크게 만드는데, 5-ARI는 전립선 크기가 커지는 것을 막아준다. 남성 호르몬 '테스토스테론'이 더 강력한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 호르몬으로 변하는 중간 단계를 5-알파 환원효소가 하고 있고, 5-ARI가 이를 억제하기 때문에 전립선의 크기를 줄여주는 것이다.
AB는 긴장도를 낮춰 방광경부를 확장시킴으로써 소변을 잘 나오게 하고, 5-ARI는 전립선 크기가 커지는 것을 막거나, 작게 만들어서 소변이 배출되는 부분의 저항을 낮춰준다.
Q. 이번 AUA 발표에 따르면 개정된 가이드라인이 소개됐다.
= 그렇다. 플레너리 세션(Plenary Session)에서 미국비뇨기과학회가 2023년 개정한 전립선비대증 가이드라인 및 치료 권고 사항을 소개했다. 세션에서 발표된 내용에 따르면 AB, 5-ARI 외에 발기부전 치료제 타다라필이 배뇨 장애 치료에도 사용될 수 있고, AB와 병용요법, 피나스테리드와 같은 5-ARI와 병용요법을 통해 배뇨 장애를 치료할 수 있는 표준 치료요법으로서 새롭게 권고사항에 포함됐다.
Q. 그러면서 타다라필 병용 치료법이 레벨C로 권고됐다.
- 무작위 대조군 연구와 같이 약물 복용군과 복용하지 않은 군으로 대규모 연구를 진행했거나, 여러 연구에서 같은 결과가 나타났을 때 레벨A로 권고된다. 레벨C는 A 정도의 권고 수준은 아니지만 개별 연구에서 해당 방법으로 복용하는 것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더 효과가 있다는 의미를 지니는 것으로 충분히 권고 사항이 된다.
Q. 임상 현장이나 데이터를 통해 보았을 때 타다라필+AB, 타다라필+5-ARI에 대한 교수님의 견해는?
- 국내에서는 타다라필이 발기부전 치료제로 판매되고 있으며, 건강보험상에서 발기부전치료제는 비급여 항목이다. 때문에 타다라필을 복용하기 위해서는 보험급여가 적용되는 타 치료제 대비 더 비싼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비용부담이 있다. 즉, 환자들에게는 비용이 장애 요소로 작용할 수 있는 것이다.
타다라필은 발기부전 치료제로 처방돼 왔지만 추가적인 연구를 통해 소변을 제대로 보지 못하는 환자들에게도 효과가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기존의 약제들과 함께 복용했을 때 효과가 있다는 사실이 입증된 만큼, 실제 외래 진료를 볼 때 기존 치료제들만으로 효과를 보지 못했던 환자들에게 타다라필을 권유하는 경우가 있다. 경제적인 여유가 있는 환자들은 시도를 하는 경우도 많고 타다라필을 복용하면서 치료효과를 본 사례도 있다.
Q. 전립선동맥색전술(PAE)에 대해 소개해 달라.
- PAE는 전립선으로 혈액을 공급하는 전립선 동맥을 막는 것이다. 이를 막게 되면 그 부분이 죽어버리기 때문에 전립선 크기를 더 작게 만드는 것이다. 이는 비교적 최근에 도입된 시술 방법이고, 가이드라인에서 언급이 되고 있지만 완전히 권고되고 있는 방법은 아니다. 그러나 대체 시술 방법으로 고려해볼 수 있다는 내용이 새롭게 가이드라인에 추가됐다.
Q. 향후 전립선비대증 치료 표준은 어떻게 변화할 것으로 예상하는가.
- 우리나라 가이드라인은 주로 서구의 가이드라인을 많이 참고하고 있기 때문에 내용이 크게 바뀌지 않는 것이 대부분이다. 어떠한 경우 약물 치료를 진행하는지 등에 대한 내용은 모두 똑같은 상황이다.
이번 AUA에서 약물 치료에 사용되는 비용이 예전에 비해 점점 감소하고 있다는 내용이 초록으로 발표됐다. 반면 약물 치료에 비해 수술 치료는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그래프를 보면, 약물 치료 비용은 2013년부터 2016년까지 점점 증가하다가 2016년을 기점으로 감소하고 있다.
반면 경요도절제술의 수는 점점 감소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기존에 거의 시행하지 않고 있던 다른 수술 방법들이 함께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봤을 때는 수술 치료 건수가 더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수술 치료 건수가 많아지고 있기 때문에 약물 치료비용이 감소하고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해 수술 치료를 하게 되면 누군가는 더 이상 약물 치료를 하지 않아도 되니 감소하는 것이다.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이러한 결과가 발표되지는 않았다.
그래서 아직 어떻게 될지는 모르지만 저나, 주변 환자들을 봤을 때 아직 약물 치료비용이 감소하고 있다고 느껴지진 않는다. 그러나 5년 뒤, 10년 뒤에는 감소할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본다.
Q. 이번 AUA에서 전립선 특이항원(PSA) 수치가 높은 전립선비대증 환자들과 전립선암의 상관관계에 대한 내용도 언급됐다.
- 소변을 보기 불편하다는 등 전립선암과 전립선비대증의 증상은 거의 동일하다. 대부분의 암이 그렇듯 초기에는 아무런 증상이 없다. 소변을 보는 데 어려움을 겪는 환자들이 병원에 방문하면 PSA 검사를 실시한다. 이 PSA 수치가 3 혹은 4보다 높으면 조직검사를 권고했었는데 10여 년 전부터는 해당 내용이 해외 가이드라인에서는 사라졌다.
왜냐하면 전립선이 큰 환자들은 본래 PSA 수치가 높고, 작은 환자들은 수치가 적게 나오게 된다. 때문에 전립선이 큰 환자들은 정상이어도 4가 넘을 수 있어 전립선암 여부를 PSA 수치만으로 판단할 수 없는 것이다. 실제로 PSA 수치가 4~10 환자들을 대상으로 조직검사를 한 결과, 25%의 환자들만이 전립선암으로 진단됐다. 4명 중 1명만 암이고, 나머지 3명은 암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에 기회가 있을 때마다 4는 절대로 정상 수치가 아닐 수 있으며, 환자들의 여러 요소를 따져보는 것이 중요하고 서구 가이드라인에서도 정상 수치를 정해놓지 않고 있다는 이야기를 하곤 한다.
그래서 요즘 언급되고 있는 것이 MRI다. MRI가 전립선암을 더 잘 판단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들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이것이 5~10년 전 가이드라인에서 MRI 역할이었지만 2~3년 전부터는 바뀌었다. 아예 조직검사를 하기 전 MRI를 통해 먼저 전립선암 위험여부를 확인하는 것이다.
따라서 나도 조직검사를 하기 전 피 검사 결과에서 수치가 높고 암이 있을 것으로 의심되는 경우에는 먼저 MRI 찍어본다. 다만 MRI도 100% 전립선암을 식별할 수 있는 것은 아니며, 20~30% 정도에서는 전립선암 진단을 놓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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