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증성 장질환, 불치병 아닌 난치병…능동적 관리 필요해"

[인터뷰] 가톨릭의대 대전성모병원 강상범 교수
"발병 요인 다양한 가운데 서구화된 식생활 등이 주 원인으로 알려져"
치료 방법·치료제 변화 중…"램시마SC, 질병 컨트롤·환자 삶의 질 향상 이점"

최인환 기자 (choiih@medipana.com)2024-10-18 05:57

가톨릭의대 대전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강상범 교수. 사진=최인환 기자
[메디파나뉴스 = 최인환 기자] 최근 10년간 크론병, 궤양성 대장염 등으로 대표되는 염증성 장질환 환자가 증가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서비스 등에 따르면 2010년 약 7700명, 1만 6000명이던 크론병 환자와 궤양성 대장염 환자는 2019년 1만 8500명, 3만 7500명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특히 염증성 장질환의 원인은 많은 연구에도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일부 유전적인 소인과 함께 여러 환경적인 요인이 작용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환자들이 일상 생활에 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만성 질환인 만큼 빠른 진단과 치료가 중요한 가운데, 메디파나뉴스는 지난 10일 충청권의 대표 염증성 장질환 클리닉을 운영하고 있는 가톨릭의대 대전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강상범 교수와 만나 염증성 장질환 치료의 중요성과 치료 전략 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 염증성 장질환(IBD)이란? 

염증성 장질환은 장에 발생하는 원인 불명의 만성적인 염증을 뜻하며 통상적으로는 특발성 염증성 장질환인 궤양성 대장염과 크론병을 말한다. 원인을 모르는 장내 염증반응이 오랜 기간 지속되면서 지속적인 장손상으로 인한 복통, 설사, 혈변, 점액변, 절박변을 비롯한 변실금 등의 증상을 유발하며, 과거에는 서구에서 발병률이 높았으나, 최근 10년 사이 우리나라에서도 발병률이 매우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강상범 교수는 "염증성 장질환의 발생 원인은 매우 다양해 아직 정확하게 알 수는 없다"며 "여러 보고마다 차이는 있지만 일부 유전적 소인이 있다고 보고됐으며, 여기에 서구화된 식생활, 장내 세균 불균형 등 환경적 소인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설명했다.

◆ 궤양성 대장염과 크론병의 차이는?

강 교수는 궤양성 대장염과 크론병의 차이에 대해 "궤양성 대장염과 크론병은 비슷한 증상을 보이지만 발병 부위에 따른 차이를 보이고 있다. 궤양성 대장염은 주로 국소적으로 대장에서 발생하지만 크론병은 입에서부터 항문까지 소화관 전체에 전반적으로 나타나게 된다"며 "두 질환이 명확하게 구분되는 경우도 있지만 약 5~10% 정도에서는 둘이 서로 구분이 잘 안되는 Unclassified IBD로 분류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장에서 느끼는 환자 수 증가에 대한 이야기도 이어졌다.

강 교수는 "크론병은 주로 젊은 층에서 많이 발병하는데, 궤양성 대장염은 연령대 별로 비슷하게 발생한다"며 "진료 현장에서는 환자의 증가가 확연히 체감되고 있는데, 신환의 꾸준한 증가와 함께 전원 환자의 수도 연간 약 200명 가까운 숫자를 보이면서 지속적인 증가세를 나타낸다"고 말했다.
가톨릭의대 대전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강상범 교수. 사진=최인환 기자
◆ 염증성 장질환(IBD) 치료 전략과 치료제의 변화

강상범 교수에 따르면 최근 염증성 장질환 치료는 '치료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초기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는 방향으로 변화했다. 다만 환자 질병의 예후나 질병 심각도, 합병증에 따라 치료 원칙은 달라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강 교수는 "이러한 맥락에서 환자의 상황에 맞춰 맞춤 치료를 진행하는 것이 중요하며 아울러 치료 목표를 객관적인 목표로 타겟을 설정해서 치료 목표에 도달했는지 체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교수는 염증성 장질환 치료 원칙이 변화하면서 사용하는 치료제에도 변화가 있었다고 전했다. 과거 5-ASA 등 기본 약재를 우선 사용하고 이후 강한 면역을 억제하기 위해 스테로이드를 사용했다면, 최근에는 면역조절제나 스테로이드 사용 후 빠른 치료 목표 달성을 위해 생물학제제나 JAK억제제, S1P 수용체 조절제 등을 사용하는 방향으로 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최근 치료제들의 발달로 치료 현장에서도 높은 치료 효과와 함께 환자 편의성이 증가했다. 예를 들면 램시마는 정맥주사(IV, intravenous)와 피하주사(SC, subcutaneous) 두 가지 제형이 존재하는데, SC 제형의 경우 최근 리버티(LIBERTY) 임상을 통해 다시 한번 입증한 바와 같이 높은 약물 농도를 유지할 수 있어 치료 효과 및 질병 재발 방지 면에서 장점들이 많다"며 "환자들이 외래 방문 텀을 길게 가져갈 수 있는 이점도 갖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SC 제형을 사용하는 경우 환자들이 제때 주사를 맞을 수 있도록 교육이 필요하다"며 "몸은 절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주사 시기를 놓칠 경우 체내 약물 농도가 적절히 유지되지 못해 치료 효과가 떨어지기 때문에 치료 시 환자 교육이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다"고 덧붙였다.

◆ 현장에서 느끼는 국내 치료환경 어려움

강 교수는 임상 현장에서 진료를 보는 의료진의 입장과 함께 대한장연구학회 의료정책윤리위원회 위원장으로 활동하면서 현장에서 느끼는 국내 치료환경의 어려움에 대해서도 의견을 밝혔다.

그는 "국가가 어떤 의료 정책을 시행해서 환자들에게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느냐가 가장 중요하다. 우리나라 의료보험은 희귀 난치질환이나 암환자 등에 대한 서포트는 아직 부족한 편"이라며 "중증질환에 대한 본인 부담금을 낮출 수 있는 정책에 대한 필요성과 함께 염증성 장질환 치료제를 비롯한 희귀 난치질환 환자를 위한 신약 도입 과정 간소화와 환자에 대한 혜택 확대 등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인터뷰를 마치며

인터뷰를 마치며 강상범 교수는 대전성모병원의 염증성 장질환 클리닉이 지역 중추 치료기관으로서 환자 치료에 필요한 신약개발 염증성 장질환센터(IBD center) 역할과 함께 염증성 장질환에 대한 진료 표준화에 도움이 되고자 하는 바람을 내비쳤다.

마지막으로 강교수는 염증성 장질환 환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전했다.

"가장 안타까운 게 사람은 망각의 동물이어서 치료를 받으면서 염증 조절이 잘 됐는데 증상이 사라지면서 자의로 약을 끊거나 관리를 소홀히 해서 증상을 악화시켜 오는 환자들이 많다"며 "염증성 장질환에 대한 치료는 완치가 없다고 하지만, 꾸준히 잘 관리한다면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 환자와 보호자가 처음부터 단거리 경주가 아닌 마라톤에 임한다는 생각을 중요하게 가져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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