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 영업서 CSO 비중 커진다…기업별 도입전략 다양할 듯

제약업계, CSO 신고제 시행에 발맞춰 관련 준비 진행 중
"CSO, 음지에서 양지로 나오며 제약업계 분업화 이뤄질 것"
영업 경쟁력 약한 중소 제약사, CSO 활용 늘릴 것으로 보여
회사 전략에 따라 선택과 집중…"필요한 부분만 CSO에 위탁"

문근영 기자 / 최인환 기자2024-10-22 05:59

[메디파나뉴스 = 문근영 기자·최인환 기자] 의약품 판촉영업자(CSO) 신고제 시행에 따라 제약업계에서 CSO 활용이 증가할 전망이다. CSO를 활용해 실적을 늘린 제약업체 사례는 CSO 확대 가능성을 뒷받침한다. 업체별로 CSO를 활용하는 전략은 서로 다르게 나타날 수도 있다.

21일 메디파나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의약품 판촉대행을 늘리거나 활용할 의향이 있는 제약업체는 이번 CSO 신고제 시행에 발맞춰, 관련 준비에 신경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 "제약업계 분업화 이뤄질 것"…CSO 신고제, 기회로 삼아

A 제약업체 관계자는 CSO 신고제를 "의약품 판매대행업이 제약바이오분야에서 정식 산업으로 인정받는 결정적인 계기"라고 평가하면서 "이번 제도 시행을 통해 CSO가 음지에서 양지로 나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장기적 관점에서 제약산업에서 분업화가 이뤄지지 않을까"라고 예상하며 "제약업체는 의약품 연구개발, 생산, 수입에 집중하고 CSO는 영업마케팅과 유통을 담당하는 구조로 변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공정거래 자율준수 프로그램(CP)을 강화한 전자 계약서, 복잡한 재위탁 관계 관리 등 시스템 도입을 검토하는 중"이라며 "이는 CSO 법인과 소통 원활 등 파트너십을 강화하는 데 목적이 있다"고 밝혔다.

제약업계 관계자 B 씨는 그간 의약품 판매대행을 권장하거나 CSO를 활용해 영업을 진행한 업체가 CSO 신고제를 기회로 삼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대형 업체는 이미 영업조직이나 경쟁력 있는 인프라를 갖춘 상태이기에, CSO를 활용하지 않을 수 있으나,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업체는 이왕 이렇게 된 거 CSO를 활용하거나 늘리는 전략을 세울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CSO 활용을 염두에 둔 회사들은 굉장히 준비를 많이 하는 것으로 보였다"면서 "개별 회사의 전략적 판단에 따라 기존 의약품 영업 조직을 정리하고, CSO를 활용하는 기업이 증가할 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부연했다.

C 제약사 관계자는 "현재 거래 중인 업체로부터 약사법이 의거한 CSO 시행규칙에 따른 재계약 진행 및 제반 서류를 구비해 CSO에 대한 관리 감독 의무를 철저히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자체 영업과 CSO를 병행하고 있지만, 판관비 집행에도 자유로운 측면이 있는 만큼 향후 CSO 비중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제약업계 관계자 D 씨는 "제약업계 CSO 영업은 하나의 흐름으로 자리 잡았다"며 "장단점이 공존하지만 CSO를 선택한 기업은 단점보다 장점이 크다고 결론 내렸다. 이번 신고제로 영업조직의 규모가 작은 중소제약사는 CSO를 활용한 매출 증가 전략을 고려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 CSO 활동 늘려 실적 증가한 제약업체 사례 있어

E 제약업체 사례는 제약업계에서 나온 전망이 현실에서 나타날 가능성을 뒷받침한다. 

해당 기업은 의약품 판매대행 시장에서 신속한 주문 및 배송 체계 확보, 경쟁사 대비 품절발생률 감소, 약가 정책에 대비한 자사 생동제품 확보를 통해 고비용 고효율 영업망을 성공적으로 구축했다고 평가받고 있다.

E 제약업체를 분석한 보고서에 따르면, 해당 기업은 의약품 판촉 수탁 업체를 2019년 151개에서 2022년까지 228개로 늘렸다. 아울러 CSO와 연계한 전문의약품(ETC) 매출 비중을 2019년 80%에서 2022년 85%로 높였다.

해당 기업이 의약품 판매대행을 늘린 결과는 매출 실적에서 나타났다. C 제약업체는 최근 10년간 매출에서 연평균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한 바 있다.

E 제약업체는 지난해 사업보고서를 통해 "CSO영업의 선점 및 제도 정착(저비용 고효율의 영업망 구축) 등 핵심경영목표의 성공적 달성으로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CAGR 16.97%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메디파나뉴스가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해당 업체 매출은 최근 10년간 매년 증가했다. 일례로 CSO와 연계한 ETC 매출 비중이 85%로 늘어난 2022년 매출은 167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7% 증가했다.

그 밖에 F 제약사는 지난해까지 의원영업부를 운영하고, 올해부터는 해당 사업부를 CSO로 전환한 바 있다. F 제약사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해당 업체는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430.7% 증가,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79.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G 제약사는 지난해 도입한 CSO 체제가 자리잡히며 성과를 입증하는 모습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G 제약사는 올해 상반기 전년 동기 대비 20.2% 증가한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과거 최고 연매출을 기록했던 2022년보다 높은 수치다. 또한 CSO 전환에 따른 영업사원 퇴직으로 인건비가 줄어든 데 더해 올해 상반기 매출이 크게 증가하면서 외형 성장과 비용 절감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함께 잡았다.

H 제약사의 경우 지난해 영업 직원을 절반 가까이 축소하며 지점장급 중심으로 설립한 CSO로 상당수 인력을 전환했다. H 제약사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3.5%, 영업이익은 31.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며 CSO 체제 전환에 성공하는 모습을 보였다.

◆ 선택과 집중…"경쟁력 있는 건 직접 하는 게 낫다"

제약업체가 본격적으로 CSO 활용을 늘리는 게 아니라, 필요한 부분만 의약품 판매대행을 맡길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경쟁력 있는 의약품 분야에 집중하고, 나머지를 CSO가 담당하는 형태다.

I 제약업체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제약사 영업조직 규모, 마케팅 전략, 의약품 경쟁력 등 다양한 요인에 따라 CSO 활용 여부가 달라질 수 있다"면서 "기업에 따라 선택과 집중 전략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례로 특정 질환을 치료하는 데 쓰이는 의약품 라인업에서 다른 기업에 비해 강점이 있다면, 해당 의약품을 담당하는 영업마케팅 조직을 유지한 채 다른 질환에 사용하는 의약품 판매만 CSO에 맡길 수 있다는 얘기다.

이 관계자는 이어 "제약업체별로 힘을 쏟는 부분이 다르고, 특정 업체는 그간 구축한 네트워크, 인프라 등 요소를 활용하는 게 CSO에 넘기는 것보다 낫다고 생각할 수 있다"면서 "마냥 CSO를 확대하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메디파나뉴스 : 문근영 기자 / 최인환 기자

기사작성시간 : 2024-10-22 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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