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불공정거래행위 심사지침' 개정안 행정예고

이정수 기자 (leejs@medipana.com)2024-10-24 12:34

 
공정거래위원회는 '불공정거래행위 심사지침' 개정안을 마련해 24일부터 내달 13일까지 21일간 행정예고한다고 이날 밝혔다.

심사지침은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이하 '공정거래법')' 제45조 제1항에 규정된 불공정거래행위의 해석 및 적용과 관련된 내부 지침(예규)이다.

이번 개정안은 최근 심결례와 판례의 취지 및 재계 건의사항 등을 반영해 법적 불안정성을 해소하고, 혁신성장의 기반을 조성하기 위한 내용을 마련했다.

구체적인 내용으로는 첫째, '공정거래법' 제45조 제1항 제4호 '부당한 고객유인' 관련, 최근 심결례 및 확정된 판결례를 반영해 '기타의 부당한 고객유인' 법위반에 해당될 수 있는 행위(예시)를 추가했다.

경쟁사의 시장진입 저지 및 영업 방해를 위해 특허침해금지소송을 제기하고, 이를 영업활동에 활용해 경쟁사업자의 고객이 자기와 거래하도록 유인하는 행위는 법 위반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명확히 제시했다.

둘째, '공정거래법' 제45조 제1항 제6호 '거래상 지위의 남용' 관련, 거래상지위 인정요건을 완화하는 한편, 최근 강화되는 국내·외 환경·사회·지배구조(Environmental, Social and Governance, 이하 'ESG') 규제 준수를 위한 기업들의 활동이 법위반이 되지 않을 수 있음을 명시했다.

현행 심사지침은 거래상지위 인정에 '계속적인 거래관계'를 요구하고 있으나, 최근 법원이 거래상지위의 본질은 일방의 타방에 대한 거래의존도이고, 계속적 거래관계는 그 자체로 독자적 기준이 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해 해당 취지를 반영했다.

한편, 최근 '위구르 강제노동금지법(Uyghur Forced Labor Prevention Act, 미국)', '기업지속가능성 실시지침(Corporate Sustainability Due Diligence Directive, EU)' 등 해외 ESG 규제가 강화되며 해외시장 영업을 위해 기업들이 자회사 및 협력업체의 ESG 규제 위반 여부까지 실사 등을 통해 관리해야 하는 상황이다.

현행 규정상 ESG 규제를 준수하기 위한 자료요구 등의 행위는 목적의 타당성 및 합리성 등을 고려할 때 부당한 경영간섭에 해당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으나, 재계 건의를 수용해 경영간섭 규정의 위법성 판단기준을 명확화함으로써 기업들의 법적 불안정성을 해소하고 규제 위험을 완화했다.
셋째, '공정거래법' 제45조 제1항 제8호 '사업활동방해' 관련, 기술의 부당이용 위법성 요건에 매출액이 없거나 변동성이 큰 사업 특성 등을 반영할 수 있도록 단서조항을 신설하는 등 현실에 맞게 규정을 정비했다.

현행 기술의 부당이용 위법성 요건 중 '사업활동의 상당한 곤란 여부'를 심사할 때 사업 초기 등 여건상 매출액이 발생하지 않는 상황이거나, 사업특성상 매출액 변동성이 높은 경우 '매출액의 상당한 감소 등'이 기술 부당이용에서 기인한 것인지에 대한 판단이 어려운 한계가 있었다.

따라서 이를 고려할 수 있도록 규정을 정비함과 더불어 최근 잇따르는 대기업과 스타트업 간 기술탈취 분쟁 관련 매출액 변동성이 큰 스타트업 특성 등을 반영함으로써 제도의 실효성을 보다 제고했다.

또 2017년 공정거래법 시행령 개정 시 기술의 부당이용과 인력의 부당유인·채용 요건이 일부 완화된 내용을 반영해 상위법령과 심사지침 간 규율의 통일성을 확보한다.

이번 행정예고안이 시행되면 보다 명확해지는 불공정거래행위 판단기준을 토대로 법집행에 대한 예측가능성을 높이고, 기업들의 원활한 영업활동 및 혁신성장 기반 조성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공정위는 행정예고 기간에 수렴된 이해관계자 및 관계부처 의견을 검토한 후 전원회의 의결 등의 절차를 거쳐 개정안을 확정·시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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