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파나뉴스 = 문근영 기자]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내년에 '규제혁신'을 이어갈 계획이다. 오유경 식약처장은 지난 규제혁신 성과를 짚으며, 국민 안전을 최우선으로 낡은 규제를 새롭고 견고하게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장수 식약처장으로 등극한 오유경 처장은 3일 식약처 출입 전문지 기자단과 만난 자리에서 "내년 업무계획을 세울 때, 규제혁신 4.0 추진을 염두하고 계획을 작성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그는 "규제혁신은 환경 변화에 맞춰 국민의 안전 울타리를 좀 더 새롭고 견고하게 지키는 것"이라며 "매년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규제혁신을 내재화하는 조직 문화를 구축하자고 식약처 직원들에게 얘기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가 처음에 규제혁신 1.0으로 100대 과제를 추진했을 때, 직원들이 정부 초기니까 뭔가 이벤트가 필요하겠거니 생각했다"면서 "근데 규제혁신 3.0까지 추진하니까 이젠 거의 숙명으로 받아들이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식약처 자료에 따르면, 오 처장이 2022년 5월 취임한 후 식약처는 2년 7개월여 동안 260개 규제혁신 과제를 발굴했다. 아울러 지난 10월 말 기준으로 과제 추진율 76%(198개)를 달성하며, 규제혁신을 이어가고 있다.
오유경 처장은 대표적인 규제혁신 1.0 성과로 '글로벌 혁신제품 신속심사 지원체계(GIFT)' 신설을 꼽았다. GIFT는 중대 질환 치료용으로 쓰이는 희귀의약품, 감염병 치료제 등 품목이 빠르게 시장이 나올 수 있도록 돕는 프로그램이다.
이와 관련, 오 처장은 "GIFT에 환자들에게 선물을 드린다는 중의적 의미를 담았다"고 부연했다. 식약처는 지난달까지 39개 품목을 글로벌 혁신제품 신속심사 대상으로 선정했으며, 10여 개 품목을 허가했다.
내년 1월 시행을 앞둔 디지털의료제품법은 규제혁신 2.0 성과 중 하나다. 식약처는 디지털의료제품 안전·유효성을 평가하는 규제 체계를 마련했다며, 한국 의료기기 산업 경쟁력 향상과 환자 치료 기회 확대를 전망하고 있다.
오 처장은 "미래 의료제품에서 디지털이 빠질 수 없는데, 디지털에 관한 법적 안전망이 존재하지 않았다"면서 "디지털의료제품법 제정으로 안전 울타리를 만든 게 규제혁신 성과"라고 말했다.
의약품 부작용 피해구제 진료비 급여 상한액 상향은 규제혁신 3.0 성과로 꼽힌다. 식약처는 물가상승률 등을 반영하겠다며, 의약품 부작용 피해구제 진료비 급여 상한액을 기존 2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늘렸다.
지난해 식약처는 의약품 부작용으로 사망 시 지급하는 보상금 확대 규제혁신을 추진한 바 있다. 의약품 부작용과 사망 사이에 연령, 기저질환 등 요인이 존재하는 경우, 보상금을 차등 지급하는 내용이다.
오 처장은 규제혁신 계획으로 약전토론그룹(PDG) 가입도 언급했다. PDG는 미국·유럽·일본 등 회원국을 중심으로 전 세계 약전 국제조화를 추진하는 단체다. 한국이 PDG에 가입하면, '대한민국약전'이 다른 나라 참조약전으로 쓰인다.
식약처는 다른 나라가 대한민국약전을 참조약전으로 사용하는 경우, 국내 업체가 대한민국약전에 명시한 품질관리 기준을 적용한 의약품을 수출하는 과정에서 품질 기준 설정 근거를 입증할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오 처장은 이에 대해 "대한민국약전 영문화를 위해 예산 확보에 굉장히 신경을 썼고, 영문화 작업을 완료했다"면서 "이걸 기반으로 약전토론그룹 가입을 위해 다각적으로 노력하는 중"이라고 부연했다.
규제혁신 성과를 언급한 오 처장은 규제혁신 필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식약처가 대못을 뽑는다, 안전망에 구멍을 낸다 등 여러 얘기를 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규제혁신의 최우선 가치는 국민 안전"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규제혁신은 시간이 오래 지나서 정말 너덜너덜한 낡은 규제를 새롭게 하고 견고하게 만드는 것으로, 국민의 안전 울타리를 지키기 위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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