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성신부전, 조기 발견과 신속한 대처 중요

과음 후 갑작스런 핍뇨…'급성신부전' 주의보
고령·당뇨·심장질환자 고위험군…조기 발견 시 회복 가능
예방 위해 수분 섭취·약물 조심·정기 검진 필수

김원정 기자 (wjkim@medipana.com)2025-04-15 10:40

직장인 K씨(38세, 남성)은 최근 직장 동료들과 술자리를 가지며 과음을 했다. 다음날, 운동을 하다 갑작스럽게 소변이 나오지 않는 핍뇨와 함께 오심, 구토, 손이 떨리고 의식이 흐려지는 증상이 나타나 응급실을 찾았다. 검사 결과, 신장 기능 이상으로 발생하는 '급성신부전' 진단을 받았다. K씨는 심한 요독 증상으로 혈액투석 치료를 받고 회복했다.

여러 원인으로 신장 기능이 수 시간, 수일 내 급격히 떨어지는 상태를 급성신부전이라고 한다. 신장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면 체내 질소 노폐물을 효과적으로 거르지 못해 고질소혈증이 일어나고, 체액과 전해질 균형이 깨져 소변량이 감소하는 핍뇨 외 오심, 구토, 식욕부진, 부종, 혈압 상승, 호흡곤란 등이 발생할 수 있으며 심하면 혼수상태까지 이어질 수 있다.

국내 통계에 따르면, 병원 입원환자의 5~15%가 급성신부전을 경험하며 중환자실 입원환자의 경우 30~50%까지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됐다. 심장 수술을 받는 환자에게서는 19%의 발생률을, 코나 귀 수술은 4% 정도로 낮은 발생률을 보인다. 이처럼 급성 신부전증은 사회와 인구 구성, 임상 상황에 따라 다양한 양상을 보인다.

급성신부전 환자의 약 50%는 하루 소변량이 400cc 미만으로 감소하는 핍뇨가 나타난다. 그 외는 소변량이 어느 정도 유지되는 비핍뇨성 신부전증이 나타날 수 있다. 그외 신체 증상은 오심, 구토, 식욕부진, 부종, 혈압 상승, 부정맥, 폐부종으로 인한 호흡곤란, 신경 예민, 손이 떨리는 증상, 경련, 의식혼탁 등 다양하다. 심한 경우 혼수상태까지 발생할 수 있다.

급성신부전의 원인은 크게 신전성, 신성, 신후성 세 가지다. 신전성 원인은 신장으로 공급되는 혈액량이 줄어들어 발생한다. 구토, 설사, 발열로 인한 심한 탈수가 흔한 원인이며, 출혈, 심부전, 간경화, 패혈증 등으로 신혈류량이 줄어들면서 발생할 수도 있다. 신성 원인은 사구체 질환, 세뇨관 질환, 간질 질환, 신혈관 질환 등 신장 질환으로 발생한다. 마지막 신후성 원인은 요로 결석이나 종양 등으로 인해 소변의 배출이 원활하지 않아 발생한다.

위험인자로는 저혈압, 울혈성심부전, 패혈증, 당뇨병, 신장 독성이 있는 약물이나 동식물, 조영제, 심한 탈수, 고령, 쇼크, 화상, 중증 질환, 횡문근융해증 등이 있다. 특히 기존에 만성으로 신장이나 심장, 간, 폐 질환이 있는 경우나, 당뇨병 환자, 심장 수술을 받은 경우나 고령층에서는 발생 위험이 더욱 높다.

급성 신부전을 진단하려면 혈액검사를 통해 크레아티닌 및 요소질소 등 요독 수치를 측정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혈청 크레아티닌이 7일 이내에 기준치의 약 50% 이상 증가하거나, 48시간 이내에 0.3 mg/dL 이상 증가한 경우, 혹은 6시간 이상 요량이 0.5 mL/kg/h 미만으로 감소한 경우 진단한다. 보다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혈액검사, 소변검사, 초음파 검사를 진행하며, 필요시 신장 조직 검사도 진행할 수 있다.

치료는 급성 신부전의 원인을 교정하고 추가적인 신 손상을 막는 것이 핵심이다. 증상 완화를 위해 수분 조절, 전해질 균형 유지, 산-염기 균형, 적절한 영양 공급이 중요하다. 요독 증상, 고칼륨혈증, 대사성 산증이 심하거나, 폐부종 등 체액 과다가 심한 경우 혈액투석 치료가 필요할 수도 있다. 특히 회복기에는 소변량이 갑자기 증가하여 이뇨 증세가 일어나는 경우가 많아 탈수를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급성 신부전증을 예방하려면 몸에 부종이 없는 경우 평소 충분한 수분 섭취로 탈수를 방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식습관으로는 적절한 염분 및 단백질 섭취, 가공식품 섭취 자제가 도움이 된다. 또, 신장에 부담이 될 수 있는 약물이나 건강기능식품은 섭취를 최대한 피해야 하며, 의료진과 상담해야 한다. 또한, 규칙적인 운동을 통한 건강 증진도 도움이 된다.

순천향대 부천병원 신장내과 김진국 교수는 "핍뇨 등 급성신부전 의심 증상이 나타나면, 최대한 빠르게 의료기관을 방문해 검사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급성신부전은 조기 발견 시 투석 치료 없이 회복할 수 있고 합병증 발생을 예방할 수 있지만, 방치할 경우 만성 신부전으로 진행하거나 폐부종, 심부전 등 심각한 합병증 발생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신장 건강을 유지하는 것은 전반적인 건강 관리의 핵심 요소다. 급성신부전은 예측할 수 없는 질환이지만, 올바른 생활 습관과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위험을 줄이고 신장 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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