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량-약가 연동 협상 제도(PVA)'에 대해 설명하는 국민건강보험공단 윤유경 약제관리실장
[메디파나뉴스 = 박으뜸 기자]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사용량-약가 연동 협상 제도(PVA)'를 보다 적극적으로 운영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약품 지출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재정을 절감하기 위한 수단으로 제도를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제약업계는 반복되는 약가 사후관리로 누적된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정부가 수급 불안을 이유로 사용 확대를 요청한 성분까지 모니터링 대상에 포함되면서, 불합리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공단은 이미 PVA를 통해 상당한 재정 절감 성과를 거뒀다는 점에서 제도 강화에 대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총 257개 품목(유형 가 11개, 유형 나 35개, 유형 다 211개)을 대상으로 협상을 진행해, 약 934억 원의 약품비를 절감했다.
공단은 협상 방식의 세부 기준을 손질하며 제도의 실효성을 높였다고 평가했다. 우선 청구 금액이 큰 고재정 약제에는 산식을 차등화해 평균 인하율을 36%까지 높였다. 이는 사용량 증가에 따른 지출 부담을 보다 정밀하게 관리하기 위한 조치다.
또한 중소 제약사의 경영 부담을 덜기 위해 협상 제외 기준을 상향 조정했다. 이에 따라 64개 품목이 협상 대상에서 제외됐으며, 중소기업의 현실을 반영한 유연한 적용이라고 평가되고 있다.
감염병 대응 등으로 일시적으로 사용량이 급증한 45개 품목에는 약가 인하 대신 '일회성 환급 계약'을 도입했다. 공단은 "공공 보건 대응이라는 예외 상황을 고려한 선별적 조치"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혁신형 제약사에 대해서는 일정 기준을 충족한 17개 품목에 한해 약가 인하율을 감면했다. 연구개발 기반 기업에 대한 인센티브 차원에서 적용한 우대 조치다.
공단은 사용량-약가 연동 약제의 재정영향 분석을 다각화하기 위한 기초 연구도 연세대학교 한은아 교수팀과 함께 진행해 마무리했다. 기존 가중평균가와 점유율 중심 산식에서 벗어나, 시장 내 경쟁도와 약제별 기여도를 반영하는 새로운 분석 방식을 도입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공단은 이러한 흐름에 맞춰 공단은 PVA를 보다 체계적인 약가 사후관리 수단으로 정착시키기 위한 절차적 기반도 정비하고 있다.
올해 1월에는 급여의약품 2만2011품목을 동일제품군 기준으로 분류하고, 의견조회 및 협상 완료 품목에 대한 정비를 마쳤다.
이어 3월 고시 개정을 통해 PVA 협상 시 최대 약가 인하율을 12.5%로 설정하고 이를 실제 협상에 적용할 예정이다. 다만 이러한 제도 개선이 올해 어느 정도의 재정 절감 효과를 가져올지는 아직 가늠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윤유경 약제관리실장은 15일 전문기자 간담회에서 "약가 인하율은 제약사와의 협상 과정에서 결정되는 사안인 만큼, 재정 절감 규모를 현재로서는 추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공단은 이번 제도 개편을 통해 고재정 약제 중심의 보다 강도 높은 관리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윤 실장은 "이번 개정을 통해 청구금액 증가율이 높은 약제의 인하율을 보다 적극적으로 적용함으로써, 약제비 지출의 효율적인 관리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공단은 올해 1분기 PVA 모니터링 대상으로 슈도에페드린과 아세트아미노펜 제제를 포함시켰다. 그러나 이 두 성분은 과거 정부가 수급 불안 해소를 위해 공급 확대를 요청한 약제라는 점에서 제약업계는 이를 두고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공단은 모니터링 대상 약제의 월별 청구금액을 고시 기준에 따라 유형 가·나·다로 분류해 분석하고, 이후 제약업계의 의견 조회 절차를 거쳐 최종 협상 대상을 확정하게 된다.
이에 대해 윤 실장은 "슈도에페드린, 아세트아미노펜 제제는 현재 모니터링 대상이며, 협상 대상 선정 여부는 향후 업무 절차에 따라 결정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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