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청진기 '초음파'‥초음파학회 "잘 쓰기 위한 교육 필요"

찾아가는 핸즈온, 매달 성황…"코로나 시기에도 한 번도 쉰 적 없어"
'실전 경험' 쌓을 공간 절실…재정 부담에 '상설 교육센터'는 요원

박으뜸 기자 (acepark@medipana.com)2025-04-21 05:56

(왼쪽부터) 대한초음파학회 신중호 회장, 이정용 이사장. 사진=박으뜸 기자

[메디파나뉴스 = 박으뜸 기자] "이제 초음파는 청진기만큼 일상적인 도구가 됐습니다."

개원가에서 초음파는 더 이상 특수한 장비가 아니다. 내과를 포함한 다양한 진료과에서 초음파 없이 진료를 진행하기 어려울 만큼 보편화됐고, 의사들은 이를 '제2의 청진기'라고 부를 정도다.

하지만 초음파가 아무리 흔해졌다고 해도 ‘잘’ 쓰기 위해서는 분명한 조건이 따른다. 지식과 술기, 그리고 무엇보다 ‘실전 경험’이다. 한국초음파학회가 '찾아가는 핸즈온 프로그램'을 꾸준히 이어가는 이유다.

한국초음파학회는 매월 셋째 주 토요일마다 '찾아가는 핸즈온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하루 5~6개 세션이 진행되며, 개원의는 물론 전공의까지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코로나19 유행 시기에도 단 한 차례도 거르지 않고 프로그램을 이어온 배경에는 현장의 갈증이 그만큼 컸다는 점이 있다.

20일 열린 제13회 춘계학술대회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초음파학회 신중호 회장은 "당뇨병이나 고혈압을 진료할 때도 초음파는 기본적인 도구가 됐다. 그런데 레지던트를 하면서 초음파를 체계적으로 배울 수 있는 기회는 매우 적다. 내과 전공의만 해도 매년 600~700명씩 나오는데, 이들에게 전문 교육을 제공할 시스템이 부족한 건 심각한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초음파를 잘 활용하면 불필요한 CT나 MRI 촬영을 줄이고, 환자를 타 병원으로 전원하지 않아도 되는 경우가 많다. 수가가 높다고 비판받기도 하지만 진단 효율성과 의료 질 향상을 고려하면 결코 비싸지 않다"고 강조했다.

핸즈온 프로그램은 의료 현장의 큰 호응을 얻고 있지만 구조적 한계도 존재한다. 제한된 인원만 참여할 수 있어 전국적으로 교육 효과를 확산하기 어렵고, 일관된 교육 커리큘럼 운영도 어렵다.

신 회장은 "지금의 핸즈온 프로그램보다 실전 경험을 충분히 제공하려면 상설 교육센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학회는 교육센터의 필요성에 공감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강사 확보, 장소 임대, 초음파 기기 및 강의 인력 섭외 등 유지에 필요한 재정이 상당한 탓이다.

이정용 이사장은 "교육센터를 상설로 운영하려면 속된 말로 '물먹는 하마'처럼 비용이 들어간다. 주 1회 강의만 해도 임대료, 장비 유지비 등이 지속적으로 나간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대한임상초음파학회는 한때 교육센터를 운영했으나 재정 부담으로 문을 닫았고, 대한내과학회 역시 의정 갈등 사태 속에서 교육센터 운영 계획을 중단한 바 있다.

그럼에도 한국초음파학회는 교육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수요는 많은데 공급이 부족한 상황에서 그 공백을 메우는 것이 학회의 역할이라는 입장이다.

신 회장은 "초음파 교육은 오래 전부터 자원 부족, 전문 인력 부족, 실전 경험 부족, 일관된 커리큘럼 부재라는 구조적 한계에 놓여 있었다. 한국초음파학회가 이런 문제를 조금이나마 해결하고자 나서는 것"이라며 "교육센터 설립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지만, 의료의 질 향상을 위해 마련된다면 그 효과는 매우 클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한국초음파학회는 핸즈온 교육 외에도 진료과별 특성에 맞춘 초음파 증례집과 포켓북을 발간하고, 초음파 전문 학술지를 계간으로 출간하는 등 지식 공유와 교육 기반 확충에 꾸준히 힘쓰고 있다.

관련기사보기

'초음파 2일 완성' 학원 등장…내과, 의료 질 저하 우려

'초음파 2일 완성' 학원 등장…내과, 의료 질 저하 우려

[메디파나뉴스 = 조후현 기자] 초음파와 내시경을 가르치는 사설 학원 등장에 내과계 학회 우려가 커지는 모습이다. 이 같은 전문성 침해는 결국 의료 질 저하로 이어질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이정용 대한임상순환기학회 이사장은 17일 추계학술대회 기자간담회에서 초음파·내시경 사설 교육 업체 문제를 지적했다. 학회에 따르면, 메디하우스는 병원 컨설팅과 의료 교육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사설 플랫폼이다. 문제는 검증되지 않은 위내시경과 초음파 등 교육을 제공한다는 점이다. 실제 메디하우스가 지난달 29일 공지한 위내시경 실무교육

한국초음파학회, 내과학회와 연계협력 "선도적 학회 발돋움"

한국초음파학회, 내과학회와 연계협력 "선도적 학회 발돋움"

[메디파나뉴스 = 조후현 기자] 한국초음파학회가 임상초음파학회와 통합 무산 이슈를 딛고 실질적 교육과 연구를 아우르는 초음파 분야 선도적 학회로 발돋움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한국초음파학회는 24일 제10회 추계학술대회 기자간담회를 통해 임상초음파학회와 통합이 무산된 데 대해 아쉽게 생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신중호 한국초음파학회장은 "부단히 노력했고 파격적인 조건으로 제안했지만 통합은 무산됐다. 무척 아쉽게 생각한다"면서 "다만 좌절하지 않고 회원을 더 나은 콘텐츠 개발하고 회원에게 양질의 교육을 제공하고 새로운 지식을 습득할

이런 기사
어때요?

실시간
빠른뉴스

당신이
읽은분야
주요기사

독자의견

작성자 비밀번호

0/200

메디파나 클릭 기사

독자들이 남긴 뉴스 댓글

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