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파나뉴스 = 최성훈 기자] 일라이 릴리가 알츠하이머병 치료 시장을 두고 각축을 예고했다. 자사 치료 신약 도나네맙의 전체 임상 데이터를 최근 공개하면서 초기 알츠하이머병 진행 속도를 크게 늦출 것으로 기대를 모으면서다.
특히 도나네맙은 앞서 정식 승인된 '레켐비'(레카네맙)와 함께 알츠하이머 초기일수록 효과가 좋은 것으로 나타나면서 미국 공보험시장에 조기 진출할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릴리는 도나네맙이 초기 알츠하이머병 환자 인지 및 기능 저하를 유의하게 늦추는 것으로 나타난 임상 3상 TRAILBLAZER-ALZ 2 연구 전체 결과를 발표했다.
이 데이터는 2023년 알츠하이머 협회 국제 컨퍼런스(AAIC)에서 특별 심포지엄으로 공유됐으며, 동시에 미국의학협회 저널(JAMA)에 게재됐다.
TRAILBLAZER-ALZ 2는 알츠하이머병이 확인된 60~85세 초기 증상 알츠하이머병 또는 경도인지장애 환자 1736명을 대상으로 도나네맙의 안전성과 효능을 평가하기 위한 3상, 이중맹검, 위약 대조 연구다.
환자들은 알츠하이머병 진행을 예측하는 바이오마커인 타우 수치에 따라 저·중간 타우 그룹과 고위험 타우 그룹으로 분류됐다.
이어 모든 환자들은 인지 및 기능을 측정하는 척도인 통합 알츠하이머병 평가 척도(iADRS)와 임상치매평가-합계(CDR-SB)를 사용해 18개월에 걸친 평가를 받았다.
그 결과, 도나네맙은 타우 단백질 수치 중간 이하 환자에서 위약보다 인지력 저하를 35% 늦췄다.
이는 초기 알츠하이머병 치료제로서 최근 FDA의 정식승인을 받은 레켐비 보다 임상적으로 근소우위를 보인 수치. 일본 에자이와 미국 바이오젠이 개발한 레켐비는 인지기능 저하 속도를 27% 억제하는 효과를 보였다.
또한 도나네맙은 치료 연령이 낮을수록 효과가 좋은 것으로도 나타났다. 타우 단백질이 중간 이하인 환자를 대상으로 한 하위분석연구에서 나이가 75세 미만일수록 인지력 저하를 더욱 늦추면서다.
도나네맙은 알츠하이머병의 원인으로 알려진 뇌 속의 아밀로이드 베타 플라크를 표적해 이를 제거하는 기전을 가진 약이다.
앞서 FDA 정식 승인 받은 레켐비 역시 도나네맙과 마찬가지로 아밀로이드 베타 플라크를 제거해 인지기능 저하 속도를 낮췄다.
그런 만큼 두 치료제의 향후 관건은 메디케어 진입 여부가 될 전망이다. 초기 알츠하이머병 치료제로서 그 효능을 인정받아 미국 공공의료보험인 메디케어까지 진입하게 되면, 안정적인 매출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레켐비는 정식 치료제 승인 소식과 비싼 약가로 인해 업계 이목을 끌었다. 미국 현지 연 치료비용이 2만6500달러에 달하면서다.
이에 미국 정치권과 관련 환자단체 등에서는 알츠하이머 신약에 대한 메디케어 적용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여기에 미국 재향군인보건국이 지난 3월 레켐비에 대한 보험 적용을 승인하면서 향후 메디케어 보험 확대에도 청신호를 킨 바 있다.
그럼에도 메디케어 적용까지는 쉽지 않을 거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레켐비나 도나네맙의 부작용이 앞서 승인을 받은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아두헬름과 같이 뇌부종 및 출혈 위험을 불러 일으킨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메디케어를 관할하는 미국 CMS(Centers for Medicare & Medicaid Services)는 지난 6월 성명을 통해 "FDA가 알츠하이머병 치료제를 정식 승인한다면, 메디케어 파트B를 가진 사람 누구나 보장받을 수 있게 할 것"이라면서도 "단, 실제 리얼 월드에서 어떻게 작용하는지에 대한 증거 수집(레지스트리)에 참여해야만 한다"며 단서조항을 달았다.
한편 릴리는 지난 6월 도나네맙에 대한 전체 임상 데이터를 FDA에 제출 완료하고, 정식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FDA는 오는 연말까지 도나네맙에 대한 정식승인 여부를 결정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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