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 이틀 만에 끝난 산별총파업, 열흘 넘긴 병원 임금협상

노조, 28일 고대의료원-31일 부산대병원 '집중투쟁' 전개 결정
13일부터 파업 장기화 국면…노조-병원 '흙탕물 싸움' 불가피
환자 불편 지속 등에 논란 거세져…총파업 조기종료와 대조적
'상처 뿐인 영광'보단 병원-직원-환자 위한 대승적 결단 필요

이정수 기자 (leejs@medipana.com)2023-07-26 06:07

[메디파나뉴스 = 이정수 기자] 7대 핵심요구를 제시하며 사회적으로 대대적인 주목을 받은 노조 총파업이 이틀 만에 끝난 것과 달리, 일부 병원에서 임금협상을 위해 벌어지고 있는 현장파업은 10일이 넘도록 이어지고 있다.

일각서 '결단이 필요하다'는 얘기까지 나올 만큼 노사 간 냉정한 판단이 요구되는 상황이지만, 끝내 '노조 산별 집중투쟁'까지 계획되면서 향후 '흙탕물 싸움' 지경에 이를지 주목된다.

25일 보건의료노조에 따르면, 전일 중앙투쟁본부 회의를 열고 오는 28일에 고대의료원, 31일에 부산대병원을 대상으로 하는 '보건의료노조 산별 집중투쟁'을 전개키로 결정했다.

고대의료원과 부산대병원은 지난 13일과 14일 진행된 노조 산별총파업 이후로도 줄곧 파업 상황이 이어지면서 10일 이상 장기화되고 있는 상태다.

고대의료원지부는 임금 문제, 부산대병원지부는 비정규직 직접고용 문제가 핵심 쟁점으로 꼽힌다.

이에 보건의료노조는 두 의료기관에서 각 예고일까지 파업이 종료되지 않고 장기화 될 경우 전국 200개 지부 간부들이 함께 하는 집중투쟁을 진행하면서 지원사격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집중투쟁 결정은 병원 측이 빠른 시일 내에 결단을 내릴 수 있도록 압박하기 위한 수단으로도 해석될 수 있지만, 문제는 병원 측이 이마저도 무시할 경우다.

만일 병원 측이 예고일까지 어떠한 해결책도 내놓지 않는다면, 보건의료노조로선 집중투쟁에 본격 나설 수밖에 없다. 다만 집중투쟁이 '불에 기름을 붓는 격'처럼 파업 장기화를 더 부추기는 것으로 부각되면, 자칫 여론전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이미 두 의료기관은 파업 장기화에 따른 사회적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일부 언론에서는 장기화된 파업으로 인한 환자 불편과 피해사항에 주목하기 시작했고, 일부 온라인 상에서는 '개인 이익을 위해 이렇게까지 할 일인가', '차라리 이 참에 다 갈아 치워라'라는 극단적인 반응까지 나온다.

이같은 흐름과 상황은 이틀 만에 종료된 노조 총파업과는 대조된다.

지난 14일 이틀째 산별총파업을 이어나갔던 보건의료노조는 자칭 '대승적 결단'을 내렸다.

▲'7대 핵심의제'를 충분히 사회 쟁점화하고 그 필요성과 중요성에 대해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된 점 ▲보건복지부와 핵심요구에 대한 원칙적 동의와 함께 큰 방향에서 대한 공감대를 이끌어낸 점 등 긍정적 평가가 있었다.

이에 덧붙여서 ▲환자 불편이 지속되는 점 ▲파업 장기화 시 환자안전에 심각한 우려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 등도 함께 고려됐다.

환자 불편 지속, 환자안전 위협 등은 현장파업 상태인 두 의료기관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더욱이 두 의료기관 파업은 10일 이상 지속되고 있다. 여기서 시간이 더 흐르게 된다면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결코 양측에게 이득 되는 상황이 될 수 없다. 이는 집중투쟁 계획을 공식화한 보건의료노조도 마찬가지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노조 입장도 이해는 되지만, 사측 설명도 충분히 논리적이지 않나. 해마다 관행처럼 파업과 극적타협이 반복되고 있는데, '환자'를 생각한다면 '정도'는 필요하다고 본다"며 "이대로면 파업이 끝난 후엔 대외적 이미지가 망가질대로 망가진 병원에서 일해야 하는데, 과연 로열티가 남아있을지 의문이다. 사측 또한 경영난을 겪게 되면 가장 먼저 노조를 탓하게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요즘 노조 자체를 바라보는 사회적 인식조차 긍정적이라고 보긴 어려운데, 환자 불편과 불안을 장기간 감수하면서까지 파업을 이어간다면 상황을 더 악화시키게 될 것"이라며 "우선 파업부터 중단할 수 있도록 노조나 병원 모두 한 발씩 양보해서 적극적으로 협의해나가려는 자세와 노력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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