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파나뉴스 = 최성훈 기자] 알츠하이머병 신약 '레켐비'(레카네맙)가 미국 시장진입에 있어 험난한 길을 예고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지난달 6일 레켐비를 정식 승인했지만, 일부 민간 의료보험사들이 레켐비에 대한 보험 지급을 거부할 것이라 밝히면서다.
이들은 아직 실험적이란 이유를 들며 연간 2만6000달러에 달하는 레켐비 투약 비용를 보장하기엔 무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 유력 통신사 AP통신은 최근 블루크로스 블루쉴드 협회(BlueCross BlueShield Association, BCBSA) 소속 사보험사인 하이마크와 인디펜던스 블루 크로스 등은 레켐비 보장에 대한 거부 의사를 밝혔다고 보도했다.
하이마크와 인데펜던스 블루 크로스는 뉴욕주와 펜실베니아, 델라웨어, 노스캐롤라이나 등에서 블루크로스 블루쉴드 보험 프로그램을 민간에 제공하고 있다.
BCBSA는 독립적으로 구성된 34개 민간보험사 연합체로서 또 다른 유력 민간보험사인 유나이티드 헬스와 함께 미국 내 가입자 1억1500만명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
공보험인 메디케어, 메디케이드 등과 함께 사실상 미국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이들 기업은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부작용인 뇌출혈, 부종 등이 빈번하게 나타나 레켐비 투여로 인한 이점 보다 더 크지 않다고 주장했다.
인디펜던스 블루 크로스 하이디 시로풀로스 의료 책임자는 "재평가를 통해 기존 증거만으로는 레켐비의 안전성과 효과에 대한 결론을 내릴 수 없다는 것을 분명히 알게 됐다"고 말했다.
따라서 BCBSA에 가입된 다른 보험사들도 이들 결정에 동참할 수도 있는 상황이 벌어진 셈이다. 실제 다른 보험사들은 아직까지도 레켐비 보장 여부에 대한 결정을 내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미국 미국 1위 민간보험사 유나이티드 헬스도 레켐비 치료비 지원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또 민간보험사들이 레켐비를 사후 청구 방식이 아닌 사전 승인을 요구하는 방법으로 보장 범위를 축소시킬 거란 전망도 있다.
따라서 레켐비가 출시되더라도 사용 보금은 제한적일거란 분석이다. 현재 레켐비는 공보험인 메디케어나 메디케이드에서는 보장이 결정된 상황. 하지만 메디케어의 경우 65세 이상 가입자나 특정 장애, 신장질환 환자로 메디케이드는 저소득층과 장애인으로 가입자가 제한적이다.
이에 미국 가입자 수 기준 메디케어 및 메디케이드 점유율은 약 35%에 그치고 있다. 또 메디케어에 가입돼 있더라도 수천달러에 달하는 레켐비 일부 비용(20%)은 지불해야 하는 만큼, 약가는 부담이 될 전망이다.
즉, 추가 보험료를 내고 민간 보험사들이 판매하는 메디케어 보충보험을 든 가입자를 제외한 나머지에겐 '그림의 떡'이 될 거란 지적이다.
한편 레켐비는 일본 에자이와 미국 바이오젠이 공동개발 한 알츠하이머병 신약이다. 알츠하이머병으로 인한 경도인지장애 및 초기 치매 치료를 목적으로 하는 항 아밀로이드 베타(Aβ) 프로토피브릴(protofibril) 항체로 되어 있다.
알츠하이머병 신경 독성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가용성 독성 아밀로이드 베타 응집체에 선택적으로 결합, 이를 제거함으로써 질병 진행을 늦추는 원리다.
레켐비 허가는 초기 알츠하이머병에서 임상적 기능 저하를 감소시켰음이 확인된 Clarity AD 임상 3상 연구와 2b상 임상 연구를 기반으로 이뤄졌다.
알츠하이머병 환자 1800명을 대상으로 한 이 임상에서 레켐비는 증상악화 속도를 27% 완화했다.
레켐비는 국내에서도 이르면 연내 또는 내년 초 출시될 전망이다. 에자이와 바이오젠은 지난 6월 알츠하이머병으로 인한 경도인지장애 및 초기 치매 치료제로서 레카네맙 허가 신청서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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