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초진 확대, 자문단 구체적 논의 없었다…政 '일방통행'

복지부, 야간·공휴일·의료취약지 초진 허용안 추진
"환자도 의사도 요청한 적 없는데 어떤 근거로 추진력 나오나 의문"

조후현 기자 (joecho@medipana.com)2023-09-09 06:06


[메디파나뉴스 = 조후현 기자] 정부가 비대면진료 초진 확대를 검토하면서 비대면진료로 인한 갈등이 재점화할 전망이다.

비대면진료 시범사업 자문단 논의도 없이 기존 의료현안협의체 합의사항과 달리 초진을 확대하는 방향을 정한 뒤 의견을 수렴하는 방식으로 정책을 추진한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다.

시대적 흐름이라는 인식과 재진 중심 원칙을 세운 의료현안협의체 합의로 잦아들었던 반발이 다시 커질지 주목된다.

8일 의료계에 따르면 보건복지부가 초진을 확대하고 재진 기준을 조정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야간이나 공휴일 등 의료 공백이 발생할 수 있는 시간대에는 초진을 허용하는 방안이 논의된다.

또 공간적 기준으로는 기존 섬·벽지를 넘어 '의료 취약지'로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된다.

재진 기준도 조정된다. 30일 이내 대면진료 경험이 있어야 비대면진료를 허용하던 기준을 확대하는 방식이다.

만성질환자 재진 기준의 경우 1년 이내 대면진료한 경험이 있어야 허용하던 것을 단축하는 방안이 검토된다. 지나치게 길게 설정돼 환자 상태를 관찰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반영됐다.

이 같은 방안을 검토한다는 소식에 의료계는 반발하고 있다.

대한의사협회는 복지부가 이 같은 방안 추진을 공식화하진 않아 아직까지 입장을 내지는 않았으나 문제의식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비대면진료 시범사업 자문단에서 구체적 논의를 통해 추진되는 방침이 아니라는 점에서 복지부가 정책을 일방통행으로 추진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했다.

의협 김이연 대변인은 "초진은 의학적 안전성이 확보됐다고 보지 않기 때문에 의료계 공식 입장은 의료현안협의체 합의 원칙과 달라지지 않았다"며 "복지부가 마치 자문단 회의에서 구체적 논의를 통해 방안을 설정한 것처럼 보도되던데 전혀 아니다"라고 언급했다.

초진 확대를 일방통행으로 운을 띄우고 추진한다고 현장에서 받아들일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점도 짚었다. 비대면진료는 시범사업으로 진행되고 있어 법적 책임도 명확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

특히 환자도 의사도 요청한 적 없는 초진 확대안을 정부가 일방적으로 만들어 추진한다는 점에서 플랫폼 업계 고사를 고려한 결정으로 보인다는 점도 언급했다.

김 대변인은 "환자가 나서 초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낸 것도 아니고 의료계가 요청한 적도 없다. 그렇다고 일반 국민들이 초진 허용해달라고 데모라도 했나"라며 "초진에 대해서는 환자 단체도 의료계도 여전히 우려가 더 큰데 어떤 근거로 어디서 이런 추진력이 나오는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진료는 환자와 의사 사이의 문제다. 이를 서포트하고 모니터링하는 정부 의견도 중개하는 플랫폼 입장도 환자 안전보다 우선할 수는 없다"며 "진료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고 진료 중요성을 지나치게 간과하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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