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과의 전쟁, 회복은 뒷전…중독자 치료 예산 85% 삭감

복지부 28억 요청했으나 4억만 반영…2년째 제자리
전혜숙 "단속·검거에만 치중, 중독자 사회 복귀 안중에도 없어"

조후현 기자 (joecho@medipana.com)2023-10-13 14:28

국회 더불어민주당 전혜숙 의원 (사진=메디파나뉴스)

[메디파나뉴스 = 조후현 기자] 내년 마약 중독자 치료지원 사업이 보건복지부 요청액 대비 15%밖에 반영되지 않을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했지만 중독자 치료지원은 뒷전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전혜숙 의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복지부는 지난 5월 기획재정부에 마약 중독자 치료지원 관련 사업 예산 28억600만 원을 요청했다.

치료 대상 환자를 350명에서 500명으로 늘리고, 치료비 지원 단가도 234만 원에서 300만 원으로 인상하며 국고보조율도 50%에서 80%로 높여 마약 중독자 치료 국가 관리를 강화한다는 취지였다.

그러나 최종 정부 예산안에는 15%에 불과한 4억1600만 원만 반영됐다. 지난해와 동일한 수준이다.

구체적으로 마약 치료 지정병원 의료 질을 높이고 인센티브 등 재정지원을 위한 '지정기관 운영지원', '우수기관 지원금' 예산 11억 원, '전문인력 양성과정 개발 및 운영' 사업 2억 원, '치료보호-재활 연계사업' 3억 원 등이 재정당국 검토 과정에서 모두 삭감됐다.

마약 중독자 치료는 적정 보상이 이뤄지지 않아 지정병원이 재정적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 지난 6월 전국 마약 치료 지정병원 24곳 가운데 16곳은 마약 환자를 받지 않고 있다. 최근 3년간 치료 실적이 없는 병원도 12곳에 달하는 실정이다. 치료 실적이 있는 병원 8곳 중에서도 인천 참사랑병원과 경남 국립부곡병원 2곳에만 전체 환자 93%가 집중되고 있다.

전 의원은 "윤석열 정부는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하더니, 단속과 검거에만 치중할 뿐 중독자의 건강한 사회 복귀는 안중에도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며 "년도 마약 중독자 치료 지원 사업 예산을 대폭 확충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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